[단독] '불 나면 참사' 보조배터리 위탁수화물, 연 33만건 적발

지난 14일 오후 5시, 일본 후쿠오카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이스타항공 여객기. 한 승객이 들고 있던 보조 배터리(리튬이온)에서 갑자기 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승무원이 소화기와 생수로 즉시 진압해 큰 피해는 없었다. 해당 배터리는 기내 반입을 허용한 제품이었다. 그나마 기내여서 진압할 수 있었지만 만약 여객기 화물칸에서 같은 화재가 발생했다면?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손명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보조 배터리를 위탁 수하물로 반입하다 적발된 건수가 166만여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1년 약 15만2000건→2022년 약 26만2000건→2023년 약 44만건→2024년 약 53만3000건, 올해는 지난달까지 27만1000건으로 매년 증가세다. 드러난 기내 수하물보다, 위탁 수하물이 더 큰 위험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몰랐거나 실수로, 혹은 몰래 배터리를 위탁 수하물에 넣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보조 배터리는 위탁수하물로 부칠 수 없고, 기내에선 몸에 지니고 탑승해야 한다. 화재 발생 우려 때문이다. 지난 1월 에어부산 여객기에서도 보조 배터리 화재가 발생했다.
위탁 수하물로 부치는 보조 배터리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탑승 지연 등 이용객 불편도 숙제다. 보조 배터리를 위탁 수하물로 반입하다 적발될 경우 배터리 소지자 또는 대리인의 입회 하에 직접 개봉해 검색해야 한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이런 사례가 14만여건 발생했다.
하지만 규제는 기내 수하물을 제한하는 데 그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일부터 ‘보조 배터리 기내 안전관리 대책’을 시행했다. 기내 선반 외부에 온도가 오르면 색이 변하도록 만든 온도 감응형 스티커를 붙였다. 또 모든 국적 항공기 기내에 격리 보관함을 2개 이상 필수로 탑재하도록 했다. 이스타항공은 다음 달부터 기내 보조 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손명수 의원은 “해외에선 보조 배터리까지 탐지할 수 있는 폭발물 탐지 장비를 공항에 시범 적용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위탁 수하물로 반입하는 보조 배터리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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