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기운'이 '한화 킬러'를 이겼다…한화, LG 우승 축포 일단 저지

배영은 2025. 9. 2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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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기운'이 '한화 킬러'마저 무너뜨렸다. 프로야구 2위 한화 이글스가 1위 LG 트윈스를 꺾고 기사회생했다.

29일 깜짝 선발 등판해 역투한 한화 정우주. 사진 한화 이글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를 가득 채운 1만7000명의 홈팬 앞에서 LG에 7-3으로 이겼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 불렸던 LG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3연전을 2승 1패 우위로 마무리했다. 한화의 올 시즌 LG 상대 전적은 7승 1무 8패가 됐다. 반면 한화의 안방에서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렸던 LG는 매직넘버 '1'을 지우지 못하고 정규시즌 우승 확정을 하루 더 미뤘다.

LG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확률은 여전히 가장 크다. LG가 남은 2경기에서 1승을 거두거나, 한화가 잔여 3경기에서 1패라도 하면 LG가 정규시즌 왕좌에 오른다. LG는 30일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를 만나고, 한화는 대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맞붙는다.

29일 LG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한 뒤 뿌듯해하는 한화 정우주. 배영은 기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이날 한화 선발투수는 19세 신인 정우주. 올 시즌 선발 등판이 딱 한 번뿐인 1년 차 투수다. LG전엔 불펜으로 6경기에 나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3점을 내준 게 전부였다. 반면 LG 선발 임찬규(33)는 한화에 유독 강했던 베테랑 투수다. 올 시즌 한화전 4경기에서 완봉승 포함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2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최근 3시즌 성적으로 범위를 넓혀도 11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1.92다. 한화 입장에선 그 어떤 외국인 에이스보다 무서운 상대가 임찬규였다.

한화도 처음엔 초특급 에이스로 맞불을 놓으려고 했다. 원래 경기 예정일이었던 지난 28일, 올해 KBO리그 최고 투수로 꼽히는 코디 폰세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그러나 대전에 내린 폭우로 경기가 1시간 넘게 지연되다 결국 하루 미뤄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미 등판 전 불펜 투구 등 루틴을 모두 소화한 폰세가 29일 등판에 난색을 보였다. 코치진도 "폰세가 하루 만에 다시 나가면 몸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 전 "폰세가 중요한 경기에 나서지 못해 많이 미안해했다"고 전했다.

정우주(왼쪽에서 3번째)를 비롯한 한화 선수들이 29일 LG전 승리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과는 전화위복이었다. 정우주는 1회 LG 테이블세터 홍창기와 신민재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내야안타와 사구로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문성주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그 후엔 일사천리. 삼진 하나를 곁들여 2회를 삼자범퇴 처리했고, 3회엔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땅볼로 잡아냈다. 4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오스틴 딘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자랑스럽게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3과 3분의 1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정해진 투구 수(50개 안팎)에서 해낼 수 있는 최선의 피칭을 했다.

막내가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타선도 마침내 임찬규를 공략했다. 앞선 4경기에선 임찬규를 상대로 2득점 이상 해본 적이 없는데, 이날은 2회 한 이닝에만 2점을 뽑았다. 2사 1루에서 황영묵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쳤고, 최재훈이 다시 우전 적시타로 화답했다. 3회 2사 2루에선 노시환의 안타 때 주자 문현빈이 홈에서 아웃되는 듯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LG 포수 박동원의 포구 실책이 인정돼 추가 득점하는 행운도 따랐다.

29일 LG전에서 LG 포수 박동원(오른쪽)의 포구 실책으로 득점하는 한화 문현빈. 연합뉴스

이후 한화 타선은 6회 채은성의 적시타와 이원석의 밀어내기 볼넷, 손아섭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4점을 보탰다. 한화 4번 타자 노시환은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임찬규는 5이닝 8피안타 5실점(4자책점)으로 올 시즌 한화전 첫 패배를 안았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정우주가 첫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좋은 구위로 상대 타선을 잘 막아줬다. 수비에서도 좋은 플레이가 나와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며 "타자들도 득점 찬스 때마다 집중해 차곡차곡 점수를 쌓고 리드를 지켜냈다"고 두루 칭찬했다. 한화는 이날 올 시즌 61번째 매진으로 누적 관중 121만4840명을 기록하면서 구단 창단 후 최초로 120만 관중을 돌파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대전=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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