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억명…‘백조’가 된 커뮤니티 플랫폼 [미장 보석주]
미국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Reddit) 주가가 요동친다. 9월 1일 220달러였던 주가는 9월 19일 260달러까지 올랐다. 최근 미국 정치 활동가 찰리 커크 여파로 미국 국회 청문회에 소환돼 9월 24일 기준 235달러까지 급락했지만, 시장에서는 펀더멘털과 무관한 변동이라 선 긋는다. 중장기적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미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PIPR)는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210달러에서 290달러까지 높였다. 시티즌스 JMP도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300달러로 올렸다. 오펜하이머증권 역시 기존 215달러에서 300달러로 조정했다.
월가에서 눈높이를 높이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① 주력 수익원인 광고 매출의 꾸준한 실적 개선 ② 인공지능(AI) 시대 원천 데이터로의 자산 가치 때문이다. 토마스 챔피언 파이퍼샌들러 애널리스트는 “향후 1년간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동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레딧도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AI 시대 ‘원천 데이터’ 수혜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티브 허프먼 레딧 최고경영자(CEO)는 “연이은 데이터 라이선스(공급) 계약으로 LLM(대형언어모델) 개발사 등 파트너사들이 레딧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했다”며 “독창적이고 필수적인 데이터가 됐다. 여전히 더 많은 기회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 글로벌 커뮤니티로
2005년 만들어진 레딧은 지난해 3월 상장했다. 한국 디시인사이드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레딧에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수많은 게시판(서브 레딧)이 있다. 이용자는 각각의 관심사에 따라 게시판을 들어가 소통한다. 모든 이야기는 ‘익명 기반’이다. 그렇다 보니 디시인사이드처럼 ‘어둠의 사이트’로 보는 시각도 다수였다. 레딧을 무시하는 이들도 상당했다. 하지만 2021년을 기점으로 위상이 달라졌다. 미국의 비디오 게임 소매 업체 ‘게임스톱’ 쇼크 때문이다. 당시 시트론리서치, 멜빈캐피털 등 헤지펀드가 대량 공매도에 나서자 주가는 폭락했다. 이때 레딧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생겼다. 개인 투자자들은 무작정 주식 매수에 나섰고 주가를 폭등시킨다. 이들은 ‘공매도 세력 응징’을 구호로 내걸며 일종의 자본 시장 ‘트롤링(조롱)’ 행위를 이어갔다. 결국 헤지펀드는 숏스퀴즈를 겪었고 큰 손실을 봤다. 일부는 파산 위기에 처했다. 숏스퀴즈는 자산 가격 하락을 예상해 돈을 건 공매도 투자자가 자산 가격 상승 시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자산을 사는 행위를 말한다.
게임스톱 쇼크 이후 레딧은 단순 커뮤니티가 아닌 금융·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플랫폼으로 각인됐다. 덕분에 레딧에 광고를 붙이려는 수요도 급격히 늘었다. 당시 로이터는 “게임스톱 쇼크 이후 레딧 광고 매출이 90% 늘어 기업가치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레딧은 꾸준히 성장을 이어갔다. 이용자 유입이 뒷받침됐다. 레딧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일간 활성 사용자 수(DAU)는 어느새 1억1000만명을 넘어섰다. 1년 전(9100만명)과 비교하면 20.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미국 외 지역(인터내셔널) DAU 추이다. 지난해 2분기 4570만명이던 인터내셔널 DAU는 올해 2분기 6010만명으로 늘었다. 퍼센트로 따지면 31.2% 증가다. 전체 이용자 중 비중도 인터내셔널이 미국 이용자(5030만명)를 앞질렀다. 미국 커뮤니티에서 글로벌 커뮤니티로 확장한 셈이다. 지난해 상장 과정에서 밝힌 목표가 현실화됐다.
레딧은 지난해 증권신고서에서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미국이 아닌 지역 사용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머신러닝 기반 기계 번역’을 활용해 가장 큰 걸림돌이던 ‘언어’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레딧은 올해 2분기 주주레터에서 “현재 23개국 기계 번역을 지원 중”이라며 “글로벌 인지도를 확대해 사람들이 여러 언어와 지역에서 레딧을 즐길 수 있도록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레딧은 올해 말까지 30개 언어 지원을 목표로 한다.
하루 ‘1억명’이 찾는 플랫폼인 만큼 광고 수요도 폭증세다. 올해 2분기 광고 매출은 4억6500만달러(약 6505억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3% 증가했다. 전체 매출(4억9960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3%에 달한다. 향후 전망도 밝다. 최근 마케팅 업계 트렌드가 ‘타깃 광고’여서다. 이성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본래도 수많은 게시판으로 이뤄져 있는 레딧의 특성은 광고주 입장에서 매력적”이라며 “노출 수(Q)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광고 단가(P)도 높이고 있다. 그만큼 레딧에 대한 광고 수요가 견조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덕분에 수익성도 개선됐다. 플랫폼 수익성 핵심 지표인 ‘이용자 1인당 매출’은 지난해 2분기 3달러에 그쳤지만, 올해 2분기는 4.5달러를 기록했다. 단순 영업이익도 2분기 기준 6770만달러다. 영업이익률은 13.5%로 나타났다.

LLM 데이터 라이선싱 다변화
다만 높은 광고 매출 의존은 레딧 한계점으로 꼽힌다. 레딧도 지난해 상장 과정에서 이를 위험 요인으로 봤다. 레딧은 증권신고서에서 “대형 광고주와 사이가 틀어지거나 광고 효과가 떨어진다고 평가될 때는 회사 매출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레딧은 매출 다각화를 시도 중이다. 대표적인 게 LLM을 겨냥한 ‘데이터 라이선싱’ 사업이다. LLM은 인간 언어로 된 정보를 학습한다. 그들에게 레딧은 ‘맛집’이다. 레딧에 축적된 게시물과 댓글은 LLM 학습에 적합한 원천 데이터여서다. 레딧도 이를 강조한다. 레딧은 “레딧은 실제로 작동하는 AI를 만들기 위한 핵심이다. 모든 LLM 모델에서 AI가 가장 많이 인용하는 1위 도메인”이라며 “AI는 지식을 발명하지 않는다. 우리에게서 배울 뿐”이라고 AI 생태계 속 본인들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실질적인 수치를 보면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레딧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단 6개월 동안 새롭게 생성된 레딧 콘텐츠(게시물+댓글+개인 메시지)만 59억6811만개에 달한다.
실질적인 성과도 나온다. 최근에는 구글과 추가 라이선싱 계약을 논의 중이다. 레딧은 지난해 구글과 6000만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보다 다양한 앱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확장 계약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중소형 LLM, 마케팅 업체 등 라인선싱 계약 수요가 늘고 있는 분위기다. 수요 확대에 레딧은 수익성 개선 방안을 고민 중이다. 대표적인 게 다이내믹 프라이싱 모델(a dynamic pricing-style)이다. LLM이 레딧 데이터를 얼마나 활용하는지에 따라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데이터 라이선싱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레딧 데이터가 LLM으로 이전되면 이용자들이 굳이 레딧을 찾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IT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레딧도 이를 인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버지는 “레딧이 구글 AI 답변에 레딧 포럼 링크를 함께 제공해 사용자 유입을 유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9호·추석합본호 (2025.10.01~10.14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상습 가격파괴’ 폭스바겐...4,000만 원대 ‘갓성비 SUV’ 또 내놨다 [CAR톡]- 매경ECONOMY
- 결혼하면 달라진다...福 터지는 신혼·출산 [스페셜리포트]- 매경ECONOMY
- ‘바이오던스’ 대박에 창업 4년 만에 ‘천억클럽’ [화제의 기업]- 매경ECONOMY
- [뉴욕증시] 셧다운발 금리인하 기대에 상승 마감...엔비디아 2.6% ↑- 매경ECONOMY
- 집값 더 오른다는데…아파트 청약 어디에- 매경ECONOMY
- 성과급만 1억? ‘태원이형’ 칭송받지만…- 매경ECONOMY
- 추석 귀성길 지나치면 후회한다...고속도로 미식지도 [스페셜리포트]- 매경ECONOMY
- “여보, 이제 신용카드 만들 수 있어”···역대 최대 370만명 신용 사면- 매경ECONOMY
- 엘앤에프 부활엔 테슬라만 있는 게 아니다- 매경ECONOMY
- 테슬라, 韓 도로 11만대 달리지만…전국 서비스센터 고작 14곳- 매경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