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국정자원 '노후장비' 관리에 문제"…전산장비 3분의 1 노후화

화재로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불러온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이 노후장비 관리를 부실하게 했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감사원이 29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2023년 11월 발생한 국가정보통신망 장애 사태의 원인과 대응 과정을 점검하기 위해 이뤄졌다. 당시 정부24 등 189개 행정정보시스템이 멈춰 이번 화재 사태처럼 주민등록등본 발급 등이 중단됐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2023년 발생한 전산망 장애 이후에도 이중화 등 신속한 장애 복구 조치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그 사건이다.
감사원은 당시 사태의 원인이 국가통신망의 네트워크 장비 중 하나인 라우터(네트워크 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장치) 모듈의 포트 불량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비는 2015년 도입돼 사고 당시까지 8년이나 지난 상태였다. 감사원은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장비 노후화가 진행될 수록 장애 발생률이 급격히 올라간다는 점이었다. 국정자원이 수립한 2021~2023년 ‘범정부 정보자원 통합구축 사업 추진계획’에 따르면, 7년 이상 사용한 전산장비의 경우 사용 기간이 7년 미만인 전산장비에 비해 장애 발생률이 약 2.4배에서 2.6배까지 높아졌다.
노후 장비가 교체되지 않은 배경엔 국자원이 자체적으로 정한 내용연수, 즉 적정 교체 주기의 재조정이 있었다. 원래는 주요 전산장비 내용연수가 4~5년이었지만, 2022년엔 6~9년까지 늘어났다. 그러면서 장애 발생률이 높아진 주요 전산장비를 그대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장애 원인이 된 장비 라우터의 내용연수도 2008년 6년이었지만, 2022년 9년으로 증가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2023년 기준 국정자원 전산장비의 노후화율(2021년 기준 내용연수 적용)은 34.6%에 달했다. 전산장비의 3분의 1 정도는 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은 노후 장비였던 셈이다.
내용연수를 늘리게 된 배경엔 예산 문제가 있었다. 감사원은 “교체 예산 편성이 늦어짐에 따라 실제 사용기간이 늘어날수록 내용연수가 더욱 길어지게 된다”면서 “통상 내용연수를 넘은 장비에 한해 교체 예산을 편성할 수 있어서 노후장비가 증가할수록 교체예산 편성 시점이 더 늦어져 노후장비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감사는 2023년 사태 당시 문제가 된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보안장비 등 주요 전산장비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는 감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화재에선 데이터센터 이중화 등 재해복구(DR) 시스템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이 문제는 지난해 ‘지능정보화사업 추진실태’ 감사에서 지적한 바 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에는 재해복구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중요 업무시스템(1·2등급 시스템 등)에 대해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번 화재에서 그런 시스템이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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