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에 부장검사 잇단 사표…현직 검사장 "수뇌부가 책임져야"
검찰청 폐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이에 반발한 검찰 내 사의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부장검사 2명이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직 검사장은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있는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청 폐지 법 통과 후 두 번째 사표
29일 최인상 서울북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2기)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2003년 검사 임관 이후 지난 23년이, 한순간에 저물어야 하는 야만의 시대로 평가되고 이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는 더는 검사의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금요일 사직원을 제출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현행 형사소송법 체계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부장검사의 사의 표명은 지난 26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사의를 표명한 차호동 대전지검 서산지청 부장검사(38기)에 이어 두 번째다. 차 부장검사는 ”우리 헌법이 정한 검사의 기능과 역할을 붕괴시키고 대륙법, 영미법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독재국가에서나 볼 법한 기형적인 제도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공무원인 제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반대 의사표시로 사직을 선택했다“고 했다.
정유미 검사장 “수뇌부가 책임져야”
일선 검사의 사의 표명에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은 28일 '죄 없는 차호동(서산지청 부장검사) 말고 검찰 지휘부가 책임을 지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이프로스에 올리고 대검찰청 지휘부와 검사장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성토했다. 그는 ”모두가 엎드려 시일야방성대곡을 읊어야 하는 이 시점에, 작은 지청의 부장 혼자 외로운 결단을 했다“며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있는 현재 수뇌부가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검사장은 ”검찰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대검은 그저 조용하다. 일선 검사장들도 지나치게 조용하다“며 ”지쳐버린 모두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검찰의 수뇌부라면, 지청 검찰의 수장이라면 이 시점 이렇게까지 조용히 있는 것은 조직 구성원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이 A4용지 3쪽 분량의 서신을 내부에 공유하면서 ”면목 없고 죄송하기 그지없다“고 밝힌 이후에도 내부 동요는 이어지고 있다. 정 검사장의 게시글엔 ”총장 대행님의 서신 문구를 보니 더욱 답답한 심정“(허정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수오지심이 있다면 적어도 어쩔 수 없이 침묵을 택하더라도 적극 동조하진 말아야지요“(신헌섭 부산지검 검사) 등 댓글이 달렸다.
“집 잘 보고 있겠다” 결연한 의지도
한편 김석순 의정부지검 검사(변호사시험 1회)는 이날 내부망을 통해 ”떠나는 선배들이 집 잘 보고 있으라고 하셨다. 집 잘 보고 있겠다고 답했다“며 ”어쨌든 일은 해야 한다. 범죄를 진압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며 공익을 대표하는 국가의 법률가로서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를 인용했다. 이순신 장군의 참모인 김수철 종사관이 이순신을 죽이려고 한 선조 앞에서 ”그의 몸을 부수지는 마소서. 사직(나라 또는 조정)이 염려되옵니다“고 호소하는 장면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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