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美장성 소집령 미스터리…트럼프 "단결심, 그게 전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열리는 전군 지휘관 소집 행사에 참석한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이번 회의를 소집하면서 뚜렷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데다 준장 이상 장군과 제독 약 800명이 한꺼번에 한 날 한 곳에 집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헤그세스 장관이 강조하는 ‘전사 정신’에 대한 비전을 설명하고 지역별 주요 사령부의 통폐합 계획을 밝히는 자리가 될 거라는 관측이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으로 이번 회의에 정치적 색채가 뚜렷해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국방부 내 각 부서에 배포된 내부 공문을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리는 지휘관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NBC 뉴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군사적으로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훌륭한 상태인지, 많은 긍정적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매우 좋은 회의일 뿐이다. 좋은 메시지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단결심’(esprit de corps)이라는 표현을 아는가? 그게 전부”라고도 했다.
이번 회의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1시간이 채 안 되는 연설 시간 동안 ‘전사 정신’(warrior ethos)에 대한 비전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통령 방문으로 일정 변경 가능성이 생겼으며, 보안 책임은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으로 이관돼 훨씬 삼엄한 경계 속에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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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교통·숙박비만 수백만 달러
중동, 유럽, 인도태평양 등 각지에서 오는 장성들을 비롯해 모든 군 지휘관들의 항공·숙박·교통 비용은 수백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WP는 “일부 장군과 제독들이 수천 마일을 이동해야 하는 거의 전례가 없는 대규모 회의에 새로운 보안 우려가 더해졌다”고 짚었다.
이번 회의는 특히 헤그세스 장관이 밀어붙이는 고위 장성 감축, 주요 지역 전투사령부의 대대적 통폐합 등 군 구조조정 드라이브 속에 소집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5월 서명한 각서를 통해 군 전체 장성·제독 10% 감축, 최고위급 4성 장군·제독 20% 감축을 지시한 바 있다. 30일 군 지휘관 회의에서 대규모 해임이나 강등이 발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헤그세스 장관은 군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매몰돼 전투력이 약해졌다고 주장하며 전사 정신을 되살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지난 2월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리사 프란체티 해군참모총장 등 장성·제독 5명을 전격 해임했다.
주한미군사령관 3성 표기…구조조정?
헤그세스 장관은 또 주요 지휘관 계급을 4성 장군에서 3성 장군으로 한 단계 낮추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방부 내부 자료에 4성 장군인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과 로널드 클라크 태평양육군사령관의 계급이 3성인 중장으로 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WP가 보도했다. 클라크 사령관의 대변인인 아이작 스턴 대령은 “중장 표기는 오류로 보이며 해결됐다”고 WP에 말했다.

하지만 주일미군사령관을 4성 장군으로 격상하고 그 대신 주한미군사령관은 3성 장군으로 격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군 지휘부 구조조정 기조와 맞물려 단순 실수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군 정치적 중립 ‘흔들’ 우려
이번 회의는 또 트럼프 행정부의 새 국가방위 전략이 중국과의 분쟁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의 태세 전반을 조정하고 본토 방어와 국내 이슈 군 활용에 집중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집된 것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반이민 정책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오리건주 포틀랜드 및 각지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에 병력 배치를 지시했었다.
이런 흐름 속에 전례 없는 대규모 지휘관 회의가 돌연 소집되자 군의 정치적 중립이 흔들릴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예일대 법대 군사법 전문가 유진 피델은 “이번 행사가 정치화될 가능성, 군의 정치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WP에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군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정치의 도구로 활용하는 경향에 대해 점점 더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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