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퇴역 군인이 총기 난사…"트럼프 재임 후 테러환경 반전"

한지혜 2025. 9. 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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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블랑타운십(카운티 아래 행정구역 단위)의 예수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모르몬교) 예배당에서 28일(현지시간) 총격과 방화 사건이 발생해 최소 12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현지 경찰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날 오전 10시쯤 성조기를 꽂은 픽업트럭을 몰고 교회 정문을 들이받은 뒤 총을 난사하고, 차량에 가솔린을 뿌려 불을 질렀다고 한다. 당시 예배당에는 지난 27일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교회의 최고령 회장인 러셀 넬슨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수백 명의 신도가 모여 있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블랑타운십에 위치한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에서 총격과 건물 화재가 발생한 현장에 있던 피해자(가운데)를 주변에서 위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사건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어린이를 포함한 8명이 다쳤다. 경찰은 현재 완전히 소실된 예배당 현장을 확보한 후 추가 희생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미 CNN방송에 말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만 최대 7명”이라고도 보도해 사상자가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

2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북쪽으로 약 50마일 떨어진 그랜드블랑타운십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에서 거대한 불길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윌리엄 레니 그랜드블랑타운십 경찰서장은 취재진에 “응급 구조대원들뿐 아니라 교회 안에 있던 신자들의 영웅적 행동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교회 안에 있던 아이들을 보호하고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사건 발생 이후 윌리엄 레니(맨왼쪽) 그랜드블랑타운십 경찰서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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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이라크 참전’ 해병대 퇴역 군인


용의자는 현장 출동한 경찰에 약 7분 만에 사살됐다. 용의자 신원은 미시간주 버튼 출신의 해병대 퇴역 군인 토마스 제이컵 샌포드(40)로 확인됐다. 미 해병대에 따르면 그는 2004~2008년 복무하며 2007년 여름부터 몇 달씩 이라크전에 참전했고, 군 복무 시절 여러 공로 메달을 받았다. 용의자는 굿리치 고교 출신으로 동문 사이에서도 성실한 인재로 평가받았다고 한다. 지난 2015년 선천성 희귀 유전 질환을 앓는 아들이 태어난 이후 치료비 마련을 위해 생계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CNN에서 보도했다. 아직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샌포드는 평소 페이스북에 사냥을 즐겨하는 모습을 올렸다고 한다.
총격 사건의 용의자로 확인된 버튼 출신의 해병대 퇴역 군인 토마스 제이컵 샌포드(40). 사진 페이스북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의도된 범행(act of targeted violence)”으로 규정하고 수사를 주도하고 있다. FBI 디트로이트 지부는 언론 브리핑에서 “연방법 위반이 의심되는 정황이 있어 사건을 직접 관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 당국은 테러나 증오 범죄가 의심될 경우 지역 경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을 넘겨받을 수 있다. 현재 용의자의 주거지와 디지털 계정 및 기록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 중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블랑타운십에서 총격과 화재가 발생한 후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밖에서 응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미국 전역에서 총기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데서 발생한 또 다른 참사다. 그랜드블랑타운십에서 총기 사건이 일어나기 불과 12시간 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포트의 한 해안가 바에서 또 다른 이라크 참전 해병대 퇴역 군인 나이절 에지가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미국 보수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이민세관단속국(ICE) 총격 사건에 이은 총격 사건이라는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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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임 후 테러 환경, 놀라운 반전”


범행 동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미 보수 진영에선 “기독교가 공격받았다(앤디 빅스(공화당·애리조나) 하원의원)”며 기독교를 희생양 삼은 범죄로 규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기독교인을 겨냥한 또 다른 표적 공격”이라며 “폭력의 유행병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최근 잇따른 총격 사건과 정치 폭력을 두고 “급진 좌파가 문제”라고 지적해왔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버튼에 있는 홀리 리디머 교회 밖에서 조르주 비조고 신부가 이끄는 기도 집회에 사람들이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달 공개된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좌익 테러리즘과 미국의 정치 폭력(Left-Wing Terrorism and Political Violence in the United States)’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0년 만에 처음으로 좌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폭력 사건이 우파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994년부터 올해 7월까지 집계된 미국 내 공격·모의 사건 750건 중 극좌파 폭력이 최근 급증해 올해 이미 5건 이상 기록됐고, 극우는 1건에 그쳤다. 다만 여전히 지난 10년간 극우 공격에 따른 사망자는 112명으로, 극좌 13명보다 훨씬 많았다고 한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재임 이후 미국의 국내 테러 환경이 놀라운 반전(remarkable inversion)을 겪고 있다”며 현상을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이 극우 세력의 불만을 완화해주는 반면 극좌 세력의 분노를 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미국 국내 테러 위협의 방향성 자체가 전환됐다는 것이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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