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안전 지구'도 공격... 가자지구 전체서 주민 학살 중"
[정주진 기자]
가자지구 정부 미디어국은 27일(아래 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의 가자 시티 주민들에게 대피를 명령한 8월 11일 이후 가자 시티가 아닌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에 133차례의 공격을 가했고 이로 인해 1,90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이 기간 가자지구 전체 사망자 중 46%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국에 따르면 27일 하루에만 가자지구 전체에서 91명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는데 그중 45명이 이스라엘군이 점령 작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자 시티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체 사망자의 약 49%로 나머지 약 절반은 이스라엘이 대피를 명한 곳에서 사망했음을 의미한다.
미디어국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를 이른바 "안전한 인도주의 지구"로 묘사하면서 가자 시티 주민들에게 대피를 명령했지만 사실은 그곳에도 똑같이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간인들이 직접적 공격 목표가 되고 있는 데도 세계가 계속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이는 이스라엘 학살에 "청신호"를 주는 것이 된다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가자 시티 초토화와 완전 점령을 위한 지상 작전을 시작하면서 가자 시티 주민들에게 반복적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다. '안전'을 이유로 든 이스라엘의 대피 명령에 한 가닥 희망을 걸며 남쪽으로 피란길에 올랐지만 주민들은 다시 한번 이스라엘의 거짓말을 확인했을 뿐이다. 이스라엘군은 스스로 안전 지구로 설정한 중부와 남부도 계속 공격하고 있고 주민들의 말대로, 그리고 통계가 말해주는 대로 가자지구 내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증거는 시간이 갈수록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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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연기 피어오르는 가자시티 |
| ⓒ EPA/연합뉴스 |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9월 12일 북부의 지킴 크로싱이 닫힌 이후 가자 시티를 포함한 북부에는 어떤 구호품도 들어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북부 지역은 역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남부지역으로부터 식량을 조달받아야 하지만 도로 사정 등이 안전하지 않아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다. WFP는 식량이 줄고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심해져 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여러 '공동 부엌'이 문을 닫았다면서 그로 인해 9월 21일에는 하루 약 109,000끼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하루 50,000끼 정도밖에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굶주리는 수십만 명의 주민을 생각하면 턱없이 적은 양이다.
가자 시티에서 이스라엘 지상군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부상 당하는 주민들은 늘고 있지만 이들은 제대로 치료조차 받을 수 없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시티 병원들을 계속 공격하고 이로 인해 열악한 상황에서도 치료를 계속하던 병원들까지 계속 문을 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아크사 병원의 의사인 카릴 디그란은 <알자지라>에 "가자 시티에는 이제 운영 중인 병원이 두 개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의도적으로 가자지구의 유일한 어린이 전문병원인 알란티시 소아과병원도 공격했다고 말했다. <알자지라> 기자인 하니 마흐무드는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 시티 병원에 도착하는 부상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군의 드론 미사일이 피란길에 오른 차를 공격해 그 자리에서 네 명이 사망했다"면서 "이스라엘군 드론과 폭격기가 피란길에 오른 수백 명의 주민을 추격했다"고 말했다.
26일 국제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격 때문에 가자 시티에서의 인명 구조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MSF는 이스라엘군이 단체의 보건시설에서 가까운 곳에 폭격을 하고 탱크를 진입시켜서 직원들과 환자들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MSF의 가자지구 긴급활동 조정자인 제이콥 그란저는 "이스라엘군이 우리 보건시설을 에워싸고 있어서 활동을 중단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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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 ⓒ AFP/연합뉴스 |
증언한 의료진은 대부분 유럽과 북미 국가들 출신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미시간대학의 생명윤리학자인 비랄 이프란은 가디안에 "가자지구 주민들이 입은 부상은 치열한 전투에서 군인들이 입을 수 있는 것"이었다며 "가장 치명적인 부상은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 대상이 된 부상은 병원까지 와서 생존한 부상자의 경우고 가장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은 치료 없이 죽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 대한 데이터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상황은 이전에도 지옥과 비슷했지만 기근이 선포되고 이스라엘군이 지상 작전까지 시작한 지금은 모든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이다. 많은 주민의 말대로 가자지구에는 안전한 곳에 어디에도 없다. 가자 시티 주민이자 이미 여러 명의 가족을 잃은 살와 수히 바크르는 AFP에 "그들(이스라엘군)은 '거기로 가라', '이리로 다시 오라'고 말한다. 우린 어디로 가야 하나?"라면서 "세계는 무엇을 원하는가? 네타냐후는 무엇을 원하는가? 하마스는 무엇을 원하는가?"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9월 26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전멸하는) 일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도 하마스 전멸을 핑계로 무차별로 주민을 학살하겠다는 의미와 같다. 국제사회가 어떤 실질적인 제재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자지구 초토화와 주민 학살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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