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차 10년내 퇴출?…"부품사도 퇴출될 판" 車업계 난색

환경부가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검토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조치이지만, 전동화 전환 준비가 부족한 완성차·부품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섣부른 규제가 산업과 고용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이 현실화 할 경우 완성차업체는 물론 부폼업체까지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전기차 개발, 전동화 공정 도입, 전기차 전용부품 공급망 등을 모두 갖추기엔 물적·시간적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10년 안에 업계의 체질을 바꾸기가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
환경부는 지난 24일 기아 광명 오토랜드에서 열린 ‘2035년 국가 온실가스 수송부문 감축 목표(2035 NDC)’ 토론회에서 2035년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최대 65%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35년 자동차누적등록대수 약 2800만대 가운데 무공해차(전기차·수소연료차) 비중을 35%(980만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자동차누적등록대수(2643만4692대) 중 무공해차는 86만3474대로 비중은 3.3%에 불과하다. 불과 10년 남짓한 기간에 비중을 10배 이상 늘려야 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내연차 판매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지난 19일 토론회에서 “2035년이나 2040년에 내연차 판매를 중단하는 결정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지난 26일 “무공해차 980만대 목표를 위해서는 100% 무공해차만 판매해야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내에 판매된 신차 163만5520대 중 무공해차는 15만521대로 9.2%인데 이를 100%까지 올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중견 3사는 상황이 더 어렵다. 한국GM은 국내에서 내연차만 생산·판매하고 있고, 르노코리아는 전기차 판매 모델이 세닉 1종뿐이다. KG모빌리티도 토레스EV와 무쏘EV 등 2종에 불과하다. 전동화 라인업이 부족해 내연차 규제에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오닉·EV 등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지닌 현대차·기아는 비교적 상황이 낫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앞으로는 안방에서 전기차 강자인 중국 브랜드의 강력한 도전을 받을 가능성이 커서다. 비야디(BYD)는 올해 1월 신차 판매를 시작했고, 지커(Zeekr), 샤오펑(Xpeng)은 올해 한국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후 리샹, 리프모터, 샤오미 등도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국내 완성차업계는 내연차 판매금지 시점을 2040년으로 예상하고 준비해왔는데 이보다 5년 앞당겨지다 보니 혼란이 커지고 있다”며 “그 빈틈을 중국 브랜드가 공격적인 판매전략으로 비집고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고용 문제도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 기아 화성 EVO플랜트(연산 15만대)와 내년 상반기 현대차 울산 신공장(연산 20만대)을 준공해 전기차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내연차 생산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내연차 라인 인력이 유휴 인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본다. 전기차는 내연차보다 20~30% 적은 인력으로 생산이 가능해 신규 채용 규모 역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부품업계의 위기감도 크다. 엔진, 변속기, 배기 시스템 등 내연차 부품 제조사는 판로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전기차 생산체제로 전환하기에는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 업계에 따르면 부품 기업의 95.6%는 중소·중견기업이고, 친환경차(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15~18%에 그친다.

비슷한 이유로 내연차를 주로 생산하는 국가에선 내연차 판매 금지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유럽연합(EU)의 2035년 내연차 신규등록 금지규제에 대해 최근 “2035년 기한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려고 계획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세액 공제 제도를 폐지하는 등 내연차 중심으로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NDC 달성을 전기차 보급 대수에만 맞추다가는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전동화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비 지원과 국내 생산 촉진을 위한 세제 혜택을 적극 검토해야 고용 충격 등 파급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효성·이수정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남 A등급 0개” 충격 결과…가장 안전한 아파트는 이곳 | 중앙일보
- "대기업 엄친아 감방갔다"…퇴사후 빠진 '월 3000 알바' 실체 | 중앙일보
- 윤, 그 유명 여배우도 마다했다…"김건희 고단수" 혀 내두른 사연 | 중앙일보
- 성관계 요구 거절하자 차로 돌진…16세 소녀 현장서 숨졌다 | 중앙일보
- "집행관이 가슴 만져보고 싶다고"…양치승, 헬스장 철거 CCTV 공개 | 중앙일보
- "큰일났어, 김여사가 말이야!" 쥴리 X파일 터진 뒤 벌어진 일 [실록 윤석열 시대] | 중앙일보
- 치매 직전 뇌, 이 금속 없었다…"물 잘 마셔라" 뜻밖 예방법 | 중앙일보
- 14층 지팡이 노인 죽자…"엘리베이터 쓰지마" 농성한 이웃들 | 중앙일보
- 목까지 꽁꽁 싼 드레스 입혔다…재벌가 시집 간 최고 여배우 | 중앙일보
- 외도 후 부부관계 시로 쓴 남편…아내는 그 치욕 공개했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