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건물들, 세계를 덮쳤다”
![토마스 헤더윅(왼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일환으로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설치된 ‘일상의 벽’ 작품에 올라 서 있다. [사진 서울시]](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joongang/20250929005249727najo.jpg)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 고풍스러운 한옥을 배경으로 재계·예술계·주한외교사절·서울시 관계자 등 8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2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18일까지 열리는 건축 축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열린 자리다. 올해로 5회째로, ‘매력 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이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이 자리도 ‘인간적인 건축’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행사 주최자는 영국 디자이너이자,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인 토마스 헤더윅(55). 그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조형물 ‘베슬’, 허드슨강의 인공섬 ‘리틀 아일랜드’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를 디자인했다. 국내에서도 노들섬부터,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재건축 등 주요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헤더윅은 이날 “전 세계 도시에 개성 없이 지루한 건물이 전염병처럼 퍼져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랫동안 건물의 기능과 효율성에만 집중해 디자인해왔지만, 건물을 실제 사용하는 이는 소수이고 대다수 시민은 건물 밖에서 그 건물의 외관을 보며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감을 줄 수 있도록 건물 외관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건축을 ‘인간적인 건축’으로 꼽으며, 2년 전부터 ‘휴머나이즈(Humanise)’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헤더윅은 지루하고 단조로운 건물이 사람들의 두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태어난 지 4개월 된 아이를 대상으로 밋밋한 건물과 입면이 다채로운 건물을 비교해서 보여주면 항상 아이의 시선은 다채로운 건물에 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결과 밋밋한 건물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더 분비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며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일반 시민들과 더 재밌고 유쾌한 건물을 만들기 위한 대화를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광장 입구에 설치된 90m 길이, 16m 높이의 조형물의 모습. [사진 서울시]](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joongang/20250929005251065xnkf.jpg)
그는 이를 위해 종로구 송현동 열린송현녹지광장에 거대한 꽈배기 형태의 벽을 세웠다. 1428개의 철판을 조각보처럼 이어 만든 벽이다. “건축을 위한 일종의 선언문으로, 사람들 눈에 띌 수 있게 일부러 특이한 구조와 형태로 만들어 호기심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그 뒤에는 작가들을 초청해 만든 ‘일상의 벽’ 24개가 세워졌다. 실제 건물의 일부를 떼어놓은 듯한 컨셉트다. 국내외 건축가와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가 참여했다. 일본 건축가 구마 겐고는 일본 전통 목구조 기법으로 만든 벽을 세워놓기도 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비엔날레 상을 받은 요앞 건축사 사무소가 만든 벽은 콘크리트와 플라스틱을 섞어 만든 벽으로, 알록달록한 색이 무채색 도시에서 더 빛나 보인다.
헤더윅은 “영국에서 13살 때 ‘미래의 집’이라는 주제로 열리던 건축전시회를 처음 갔는데 어려운 드로잉보다 실제 크기의 집 13채를 전시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송현 공원에 전시된 벽은 실제 건물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만큼, 많이 가서 보고 영감받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달라”고 당부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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