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尹 정부 탓, 필버 끝내라” 野 “李 사과하고, 윤호중 잘라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를 놓고 여야가 28일 정면충돌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긴급 현안 청문회 추진에 국민의힘 측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장외 집회로 맞불 놓은 묘한 시점에 국가적 재난 사태가 터지자 여야 모두 정치적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 대전 유성구의 국정자원 화재 현장을 찾은 여야 국회 행정안전위원의 반응부터가 극과 극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화재를 윤석열 정부 탓으로 돌렸다. 위성곤 의원은 이날 현장 방문 뒤 브리핑에서 “2022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 당시 이중화 조치 등을 민간 의무화했는데, 윤 정부가 공공기관은 제외했다”며 “그게 결국 오늘의 결과를 빚었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의원도 “민간 기업에는 이중화 사업을 강제한 이전 정부가 정부 부처에 대한 이중화 사업은 손을 놓고 있었다”고 했다.
반면에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이번 사태는 총체적 무능이 빚은 인재이자 대형 참사”라고 이재명 정부을 겨냥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서범수 의원은 “국정 최고 책임자인 이 대통령이 사과하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 문책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국민 불편을 나 몰라라 하는 정부에 대해 국회 현안 질의에서 하나하나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덕흠 의원은 “안전 대책 없이 배터리를 분리 이동해 점화된 건 이재명 정부의 실책”이라며 “책임자가 형사처벌이든 뭐든 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2023년 행정망 마비 사태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재조명해 공세를 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겨냥해 장외 집회와 필리버스터를 그만두고 협력하라고 맞불을 놨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2023년 윤 대통령 사과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 즉각 경질을 요구했던 이 대통령은 지금 어디에 있나”라며 “줄곧 재난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실이라고 하더니 침묵한다”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과거 ‘이재명 대표’는 재난마다 탄핵·특검 타령만 하더니 지금은 뭘 하나. 과거 내뱉은 말대로 대국민 사과하라”고 공격했다.
이 대통령은 2023년 11월 27일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을 즉각 경질하고, 정부 공직자의 안이함과 무능함, 행정 잘못으로 인한 국민 피해에 대해 윤 대통령이 사과하는 게 온당하다”고 비판했었다.
반면에 전현희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국민의힘이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을 거론하며 “국민의힘이 계속 장외로 나서는데 사실상 야당임을 포기하지 않았나”라며 “국회에서 책무를 저버린 채 거리로 나서는데, 정신을 차리고 국회로 돌아오라”고 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전날 “재난 상황에선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형식적인 필리버스터를 즉시 중단할 것을 제안한다”고 압박했다.

국가 행정·민원 업무가 재개되는 월요일(29일)을 앞두고 여·야 간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이날 당국은 화재로 가동 중단된 647개 서비스 중 551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재가동해 정상 여부를 점검한단 방침이지만, 29일 얼마나 정상 가동될진 미지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월요일부터 민생 혼선이 불 보듯 뻔한데 여권은 전임 정부 탓만 하고 있다. 야당도 복구에 힘쓰겠지만, 혼선으로 인한 책임은 명백히 묻겠다”고 말했다. 반면에 문대림 민주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야당이 국민 불안을 자극하고 정쟁을 키울 때가 아니다. 이중화 사업과 재난복구시스템 구축 예산 미비는 모두 윤석열 정부의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손국희ㆍ조수빈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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