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보이 아빠에게 '할머니와 분가' 솔루션 내린 오은영의 간절함
[김종성 기자]
|
|
| ▲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 채널A |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 도대체 이 아이는 어쩌다 더 이상 물러날 틈조차 없는 낭떠러지까지 오게 된 걸까. 절벽까지 밀려날 때까지 어른들은 무얼 하고 있었던 말인가. 꺼져가는 목소리로 간절한 도움을 요청했던 아이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었으리라. 삶을 포기할 생각으로 덤덤하게 위험한 도구를 찾던 돌발 행동을 보일 정도였으니, 그 우울의 깊이가 어느 정도일지 알 듯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는 지난주에 이어 심각한 청소년 우울증을 앓는 금쪽이에 대한 솔루션을 진행했다. 이혼 후 삼 남매를 키우고 있는 아빠는 표정 변화가 없던 금쪽이가 웃음을 되찾았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정성 가득한 아빠표 밥상과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에 금쪽이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마음을 담은 편지를 읽는 떨리던 목소리에 조금씩 힘이 실렸다.
두 사람은 탁구를 함께 치며 즐거운 시간을 공유하기도 했다. 뇌전증이 있는 금쪽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소방서를 방문해 체계적 안전망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은영 박사는 '복구적 상징 행동(문제나 갈등을 상징적으로 해소하거나 회복하려는 행위)'이라는 설명과 함께 아빠의 노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대로 솔루션은 성공으로 귀결되는 걸까.
|
|
| ▲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 채널A |
내친 김에 10km 마라톤에 도전한 금쪽이네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금쪽이는 하기 싫은 티가 역력했고, 시간에 쫓긴 아빠는 금쪽이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결국 금쪽이는 자리를 이탈했고, 강제로 잡아끄는 아빠와 대치했다. 분노가 폭발한 아빠는 험한 말과 완력을 사용했고, 급기야 금쪽이의 멱살까지 잡았다. 홧김에 한 말로 생채기만 남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오은영은 부모가 자녀에게 화나거나 서운할 때도 있기 마련이지만, 현재 금쪽이가 우울 고위험군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잘못하면 영원히 아이를 놓칠 수 있다며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그만큼 금쪽이의 절박함에 귀를 기울였던 오은영은 권위를 내세우는 아빠의 말투를 당장 고칠 것과 금쪽이 입장에서 깊게 깨닫고 노력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하지만 금쪽이네의 문제는 아빠만이 아니었다. 실질적으로 살림과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할머니의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됐다. 이혼한 엄마를 만난 금쪽이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할머니는 그런 금쪽이가 불만이었던 모양이다. 아빠를 불러내 은밀하게 친모의 뒷담화를 하는 게 아닌가. 아빠도 맞장구를 치며 동조했다. 금쪽이는 그 부정적 감정인 담긴 대화를 속수무책 들어야 했다.
|
|
| ▲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 채널A |
일상이 짜증으로 가득찬 할머니는 폭언과 손찌검을 일삼았다. 아이들은 명백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었다. 하루는 옷장 안에 숨어 있던 금쪽이를 찾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고, 아빠는 친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금쪽이가 발견된 후, 할머니는 온갖 비난을 쏟아냈다. 전 며느리가 오고 있다는 사실도 불만이었는지 전화를 해서 못 오게 하라고 호통을 쳤다.
할머니의 부정적인 감정이 가족들에게 여과 없이 전해지고 있었다. 아빠는 그런 할머니를 묵인했다. 도대체 아빠는 왜 할머니를 놓지 못하는 걸까. 오은영은 어릴 때 엄마로부터 성숙한 사랑을 받지 못한 아빠의 구멍난 자존감 때문이라 진단했다. 할머니가 삼 남매를 키우며 힘들어할수록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서적 독립이 절실했다. 아빠의 위치에 서야 했다.
"할머니와는 분가하십시오." (오은영)
|
|
| ▲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 채널A |
할머니는 역할극을 통해 금쪽이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고,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차올라 눈물을 쏟았다.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금쪽이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건넸다. 할머니는 일상 속에서 확연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아빠는 친모, 금쪽이와 등산을 가는 등 부모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했다. 할머니는 더 변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과연 금쪽이의 심경에도 변화가 생겼을까. 다행히도 금쪽이는 "이제는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라며 희망을 담은 미소를 보였다. 어른이 변하면 아이도 변한다. 어른이 변해야 아이가 변한다. 우리가 이 간단한 진리를, 순간의 얄팍한 힘듦 때문에 잊고 외면하고 사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보스' 조우진, 20년 전 내게 하고 싶은 말 "꿈이 있다면 조금만 더 버텨"
- '놀면 뭐하니' 80s 서울가요제, 세대 초월한 명곡의 향연
- 한국에서 나고 자랐는데 무조건 떠나라? "다른 잣대로 봐야"
- 부산영화제, 관객 17만명 '역대급' 흥행... 박광수 이사장 "국비 지원 기대"
- '어쩔수가없다' 만수는 왜 기계 아닌 동료를 겨눴을까?
- 미국 휩쓴 공포 영화, 이유 있었네... 부국제서 선보인 '웨폰'의 힘
- 1호 개그맨이자 '위대한 자유인' 전유성, 하늘무대로 떠나다
- 박찬욱 "만수가 4명까지 죽이면..." '아파트 희생자' 빠진 이유
- 두 편 망한 박찬욱, 네 편 망한 이병헌의 '완벽한 만남'
- 다섯 명의 청소년 미혼모, 이 영화가 불편하지 않은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