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생선 어쩌나" "세금 못내"…전산 먹통에 시민들 발동동

전율 2025. 9. 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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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주민센터 앞 무인민원발급창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정상화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발급업무가 일시중단 된다는 안내문이 써있다. 전율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26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여파로 정부24 등 온라인 서비스와 우체국 업무가 중단되며 시민들 불편이 커지고 있다. 27일 현재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6일 오후 8시 15분쯤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본원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정부24와 우체국 등 647개 업무 시스템이 전부 중단됐다. 행정안전부는 모바일신분증·국민신문고 등 1등급 시스템 12개와 2등급 58개 등 70개의 정부 온라인 시스템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대전 본원과 분원 개념인 광주·대구센터를 둔 국정자원에는 정부 업무서비스를 기준으로 모두 1600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이 있다.

특히 시민 일상과 밀접한 정부24와 우체국 서비스가 마비되며 불만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24를 이용할 수 없어 대신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하려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주민센터 앞 무인민원발급기를 찾은 40대 유모씨는 “납세 증명서를 떼야 하는데, 정부24가 막혀서 왔더니 여기도 먹통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모바일신분증 서비스가 중단되며 난감해진 사례도 있다. 직장인 정예은(31)씨는 “일 때문에 주말에나 겨우 시간을 내서 치과를 찾아갔는데, 신분증이 없어 진료를 못 봤다”며 “모바일 신분증만 생각하고 실물 신분증은 전부 본가에 두고 다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현장의 모습. 전산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지난 26일 오후 배터리 교체 작업 중 화재가 발생, 정부 온라인 서비스 70개가 마비됐다. 뉴스1


우체국 서비스가 중단되며 추석을 앞두고 택배 및 우편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안모(55)씨는 “제주에 사는 어머니가 비행기를 타고 올라오시는 게 힘들어서 어제 택배로 제사용 생선만 부치셨는데, 우체국 서비스가 복구가 안 돼서 혹시라도 생선이 상하면 어떡하나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대학생 이모(20)씨는 “훈련소에 간 남자친구에게 첫 편지를 부치려고 했는데, 추석 연휴가 지나고서야 편지를 보낼 수 있게 됐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우체국 금융 서비스가 마비되며 예금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난색을 보였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우체국 ATM기를 이용하려던 김은주(41)씨는 “주거래 은행이 우체국이라, 오늘 있는 직장 동료 결혼식 축의금을 뽑으러 왔는데 당황스럽다”며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중단된 업무 시스템이 완전히 복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국가정보관리원장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아직 복구 작업에 착수하지 못한 상태”라며 “복구가 언제 끝날지는 서버를 점검하고 재가동하면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체국 금융과 우편 등 대국민 파급효과가 큰 주요 정부 서비스 장애부터 신속히 복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율 기자 jun.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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