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고기·곱 ‘대박 맛집’ 사장, 왜 장애인 연계 청소사업에 빠졌나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5. 9. 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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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치 롤링힐스 수원 수영장 청소 장면(비하인드 제공)
서울 지하철 2호선 문래역 인근 로데오거리는 한때 ‘망한 상권’으로 불렸다. 권리금이 0원까지 떨어지고 공실이 넘쳐나던 2009년,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던 전준형 대표(46)는 전 재산 5000만원을 털어 이곳에 곱창 전문점 ‘곱’을 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음식은 재료’라는 기본을 지킨 전략이 통했다. ‘곱’은 당일 도축한 한우황소곱창만 썼고, 뒤이어 문을 연 돼지고깃집 ‘월화고기’는 1등급 이상 무항생제 한돈만 고집했다. 좋은 재료는 최고의 마케팅이었다. 입소문이 방송까지 이어지면서 손님들이 몰려들었고, 죽었던 문래동 상권은 ‘먹자골-목’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16년간 그가 만든 10개 브랜드, 16개 매장 중 단 한 곳도 폐업하지 않은 신화는 요식업계에서 유명한 일화다.

그가 ‘청소’에 꽂힌 이유
전준형 비하인드 대표(비하인드 제공)
이처럼 성공 가도를 달리던 전 대표가 최근 새로운 사업에 방점을 찍고 있어 화제다. 그가 뛰어든 분야는 다름 아닌 프리미엄 청소·장애인 연계고용 사업 ‘비하인드 케어’. 겉보기엔 외식업과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이 사업에 그는 왜 빠져든 것일까.

비하인드 케어의 전문성은 그의 16년 현장 경험에서 비롯됐다.

“책상 위에서 기획된 기술이 아닙니다. 조금만 방치해도 기름때가 쌓이는 주방, 겉만 청소해선 소용없는 에어컨을 보며 직접 부딪혀 만들었죠.”

그의 말처럼 비하인드 케어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해충방역 특허’를 획득하고, 에어컨을 완전히 분해해 세척하는 실전형 기술을 완성했다. 여기에 전 직원이 10년 이상 경력의 ‘실내환경관리사’ 자격증을 보유했다는 사실은, 비하인드 케어가 단순 청소 업체가 아닌 위생 솔루션 전문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현장 경험이 만든 차별점…단순 청소 아닌 ‘솔루션’
비하인드 케어의 접근법은 독특하다. 첫째, 모회사인 ‘월화고기’의 규모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물류비와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그 혜택을 고객사에 제공한다.

둘째, ‘원스톱 솔루션’을 위한 정기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전 대표는 “청소는 한 번 크게 하는 것보다 치아 스케일링처럼 더러워지기 전에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매번 청소 일정을 확인하고 입금과 계산서를 챙기는 번거로움은 적지 않다. 대표들이 본업에 집중해야 할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다.

비하인드 케어는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일정 관리, 자동 결제, 보고서 발행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IT 기반의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객은 청소를 신청했다는 사실조차 잊고 본업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러한 지속적인 관리 파트너십은 실제 현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 대표는 “처음 서비스를 받아본 고객이 너무 깨끗하고 믿음직스럽다며 정기 구독으로 전환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이제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셋째, ‘장애인 연계고용’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접목했다. 장애인 의무고용 부담금을 내는 기업에 전문 교육을 이수한 장애인 단체를 연결해준다. 기업은 부담금을 줄이고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으며, 장애인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긴다. 전 대표는 “과거 장애인 단체와 교육을 진행하며 이들의 역량을 확인했지만, 영업 한계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봤다”며 “기업과 단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독창적인 모델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비하인드 케어는 빠르게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 NC소프트, 파라다이스시티, 한화푸드테크, 63빌딩, 해비치그룹, 매일유업(폴바셋), 현대글로비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등 굵직한 기업들이 주요 고객사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구독 관리 매장 수만 248개에 이른다. 한국의 미슐랭 가이드로 불리는 ‘블루리본서베이’의 공식 위생 평가 자문 파트너로 활동하며 브랜드 신뢰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더 자세한 얘기는 전 대표와 일문일답 형태로 풀어봤다.

비하인드는 공장 등 산업현장 청소도 수행 중이다.(비하인드 제공)
Q. 외식업 경험이 청소 사업에 구체적으로 어떤 시너지를 내나?

현장의 가장 큰 고민이 위생과 비용이라는 점을 잘 안다. 16년간 쌓은 외식업 네트워크로 확보한 물류비,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 절감 효과를 고객에게 직접 제공한다. 또 매달 관리해야 할 구역과 분기별로 점검할 곳을 구분하는 등 체계적인 위생 컨설팅까지 함께 제공한다. 비용 절감과 위생 경쟁력을 동시에 잡아주는 파트너가 되는 셈이다.

Q. 장애인 연계고용 모델은 어떻게 구상했나?

과거 장애인 단체와 교육을 진행하며 기술은 있지만 영업력 부족으로 일감을 얻지 못하는 현실을 봤다. 한편 기업들은 장애인 의무고용을 채우지 못해 부담금을 낸다. 이 둘을 연결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거라 확신했다. 기업은 부담금을 줄이고 ESG 경영에 기여하며, 장애인 단체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는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혜택을 동시에 창출하는 모델이다.

Q. 사업 초기 어려움은 없었나?

왜 아니겠나. 낮에는 영업하고 밤에는 직접 현장 청소까지 뛰어야 했다. 단순히 가격만 비교당하거나 외주팀의 품질 문제로 곤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직접 겪었기에 체계적인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지금의 정기 구독제와 운영 체계를 만들 수 있었다. 그때의 시행착오가 지금의 경쟁력이 됐다.

Q. 최종 목표는?

단순히 청소 회사를 넘어 ‘프리미엄 위생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기업이 성장해야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 시장 확대와 사회적 가치 실현은 별개가 아닌 함께 움직이는 선순환 구조다. 빛나는 매장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케어하는 것, 이것이 ‘비하인드 케어’라는 이름에 담긴 비전이다.

‘해충방역 특허’ 등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비하인드(비하인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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