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부순 조직의 신화…‘직원 없는 시대’ 온다
“인공지능(AI) 시대, 이제 조직과 직원은 사라집니다.”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마음을 읽는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 송길영 작가가 던진 화두다. 다음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내며 데이터 분석과 사회 변화를 연결하는 통찰로 주목받아온 그는, 최근 매경미디어그룹 AI 전문 유튜브 채널 ‘지식전파사’에 출연해 다시 한번 시대정신을 규정했다.
송 작가는 신간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과 강연을 통해 AI가 가져올 변화는 단순한 예보가 아니라 ‘특보’ 수준의 긴급한 현실이라며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의 분석은 더 이상 익숙한 과거의 공식이 통하지 않을 미래에 대한 서늘한 경고이자, 새로운 시대를 관통하는 생존 지침이다.

송 작가는 이런 변화를 두고 ‘무거운 문명’에서 ‘가벼운 문명’으로의 전환이라고 말한다. 그의 신간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에 따르면, 대규모 인력과 복잡한 절차에 의존하던 시대가 저물고, 소수 인원과 단순한 구조, 빠른 의사결정으로 움직이는 ‘경량문명’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그 전환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AI와 디지털 기술은 이런 전통적 조직의 존재 이유 자체를 무너뜨리고 있다. 송 작가는 “회사는 원래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시공간을 맞춰주기 위해 존재했다”면서 “이제 AI가 실시간으로 최적의 인력을 찾아 연결하고 협업을 조율하니, 비싼 임대료를 내는 오피스는 골프장처럼 가끔 가는 곳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AI가 프로젝트 관리, 자원 배분, 커뮤니케이션 등 과거 중간관리자가 하던 역할을 대체하면서 조직의 개념이 ‘공간’에서 ‘기능’으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결국 미래의 회사는 거대한 유기체라기보다,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프로젝트 허브’나 ‘플랫폼’의 형태로 진화하게 된다. 소속감과 충성심을 바탕으로 한 전통적 조직의 신화가 깨지고, 오직 실력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한 유연한 협력 체계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송 작가는 “과거엔 직원이 회사의 ‘자산’이었지만, 이제는 개인이 스스로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개인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최적의 프로젝트와 연결해주는 ‘에이전트’ 역할을 할 것이라며 “AI는 최고의 ‘선수’를 찾아 필요한 프로젝트에 잠시 합류시키는 에이전트가 될 것이고, 개인은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자신의 몸값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내다봤다. 소속이 아닌 실력으로 증명하고, 연차가 아닌 가치로 보상받는 시대다.
이런 변화는 개인에게 더 큰 자율성과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무한 경쟁의 시대를 예고한다. AI가 할 수 있는 평범한 업무 능력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과거처럼 조직의 울타리 안에서 안주하려는 태도는 곧 도태를 의미하게 될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인간 고유의 영역은 단순히 창의력이나 감성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시대의 큰 흐름과 사람들의 욕망을 읽어내는 ‘맥락(Context)’을 파악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그는 “AI에게 정답을 물어보는 시대는 끝났다. AI가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당신의 대체 불가능한 가치가 된다”고 역설했다. AI는 주어진 데이터 안에서 최적의 답을 찾을 수는 있지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 문제인지를 스스로 판단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AI 시대의 생존은 ‘일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정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송 작가 의견이다. 그는 정해진 문제를 푸는 능력은 AI에게 넘겨주고, 인간은 숨겨진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가치를 정의하며,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 작가의 말처럼,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지배하는 위치에 서는 것, 그것이 바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대체 불가능한 인재’의 조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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