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도회사 제국이 된 기업 [신간]

세계적인 역사 저술가 윌리엄 달림플이 저서 ‘동인도회사 제국이 된 기업’을 통해 이 물음에 답한다. 저자는 동인도회사의 탄생부터, 종국에는 한 국가마저 삼키는 회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한다. 1599년 9월 24일, 토머스 스마이스는 런던시의 부유한 상인들을 소집하여 자금을 모으고 동방에서 무역을 할 회사를 설립했다. 1600년 12월 31일, 218명으로 구성된 ‘동인도와 무역하는 런던 상인회와 회장’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칙허장을 받는다. 세계사에 이름을 알린 거대 기업 ‘동인도회사’의 탄생이다.
동인도회사는 영국 정부의 비호 아래 전 세계를 누볐다. 영국 왕실과 의회는 동인도회사에 인도양과 태평양 전역에 대한 무역의 절대 독점권, 관세 면제와 더불어 영토를 통치하고 군대를 일으킬 수 있는 막강한 특권을 부여했다. 군대까지 부리는 준국가 조직으로 발돋움한 동인도회사는 마침내 인도 벵골지방에 상륙, 해당 지역을 거점으로 인도 영토를 침탈하기 시작했다.
당시 인도는 무굴제국의 지배 아래 있었다. 무굴제국은 세계 무역과 제조업을 지배하고 동시대 또 다른 강대국인 오스만제국의 4배가 넘는 인구를 가졌던 거대한 나라였다. 그러나 일개 기업인 동인도회사를 막아내지 못했다. 동인도회사는 막강한 자금과 기술력 그리고 무굴제국 내부의 분열을 철저히 활용했다. 결국 1765년, 제국의 젊은 황제 샤 알람은 동인도회사에 무릎 꿇었고, 세금 징수와 통치 권한을 넘겨주었다.
저자는 동인도회사와 같은 기업이 현재도 등장했다고 경고한다. 바로 빅테크와 AI 기업이다. 이들은 거대 자본과 데이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빅테크들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 컴퓨팅파워, 자연 자원을 소비하며, 웬만한 나라의 GDP를 넘어서는 수준의 가치(시가총액)를 과시한다. 이 거대 기업들은 충분히 규제받지 않으며, 책임 역시 제한적이다.
기업 제국의 발호를 두고 저자는 “창립된 지 420년이 지난 지금, 동인도회사 이야기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현재적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9호·추석합본호 (2025.10.01~10.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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