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대회 에이스' 이예림, '보상선수 신화' 쓸까

양형석 2025. 9. 26. 09:4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자배구] 25일 페퍼저축은행전 22득점 맹활약, 현대건설 조 2위로4강행

[양형석 기자]

현대건설이 페퍼저축은행을 꺾고 A조 2위로 컵대회 4강 티켓을 따냈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25일 여수 진남 체육관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의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2-25, 25-20, 25-19, 21-25,1 5-11)로 승리했다. 23일 GS칼텍스 KIXX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양효진이 결장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접전 끝에 꺾은 현대건설은 오는 27일 IBK기업은행 알토스와 4강에서 만난다.

현대건설은 3년 차 아웃사이드히터 서지혜가 40%의 공격성공률로 23득점을 기록했고 미들블로커와 아포짓 스파이커를 오간 김희진과 나현수도 각각 14득점과 12득점을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그리고 FA 고예림(페퍼저축은행)의 보상선수로 8년 만에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이예림은 서브득점 2개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34.69%의 성공률로 22득점을 기록하며 현대건설의 4강행을 견인했다.
 이예림은 실업무대와 도로공사, 페퍼저축은행을 거쳐 8년 만에 다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 한국배구연맹
V리그 여자부의 성공적인 보상선수들

V리그 여자부에서는 전 시즌 연봉 1억 이상 받은 선수가 FA를 통해 타 구단으로 이적하면 FA를 영입한 구단은 FA 영입선수를 포함해 5명의 보호선수 외 1명을 FA선수의 원소속 구단에 보상선수로 내줘야 한다. 배구경기의 주전이 리베로를 포함해 총 7명이기 때문에 주전 또는 벤치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내줘야 하는 셈이다. 보상 선수 중에서 FA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종종 나오는 이유다.

흥국생명은 2017년 FA시장에서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을 영입하면서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 루키시즌을 보낸 유서연(GS칼텍스)을 보상선수로 내줬다. 유서연은 곧바로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유니폼을 입었고 이적 첫 시즌 도로공사에서 챔프전 우승을 경험했다. 그리고 2020년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로 이적해 주전으로 도약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2019년 기업은행이 FA 시장에서 표승주를 영입하자 GS칼텍스는 표승주의 보상선수로 염혜선 세터(정관장)를 지명했다. 하지만 당시 GS칼텍스에는 이고은(흥국생명)과 안혜진이라는 젊은 세터가 둘이나 있었고 염혜선은 한수지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인삼공사에서 주전 세터로 활약한 염혜선은 지난 시즌 정관장을 챔프전 준우승으로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2023년에는 박정아가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보상선수 관련해 복잡한 사건(?)이 있었다. 도로공사가 박정아의 보상선수로 페퍼저축은행의 주전세터 이고은을 지명했고 페퍼저축은행은 이고은을 다시 대려오기 위해 미들블로커 최가은(GS칼텍스)과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그리고 도로공사는 페퍼저축은행에게 받은 지명권으로 2023-2024 시즌 신인왕 김세빈을 뽑았다.

2024년에는 기업은행이 FA시장에서 공수겸장 아웃사이드히터 이소영을 영입하면서 5년 전 FA로 영입했던 표승주를 보상선수로 내줬다. 이소영이 전성기 기량을 보여준다면 표승주의 이탈이 아깝지 않다는 판단이었지만 이소영은 지난 시즌 34경기에서 69득점으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반면에 표승주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33경기에서 277득점을 기록하며 정관장의 챔프전 준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조별리그 득점 3위-리시브 8위 맹활약
 이예림(오른쪽)은 컵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득점3위,리시브 8위에 오르며 현대건설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 한국배구연맹
강소휘(도로공사)를 배출한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전체 8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된 이예림은 두 시즌 동안 2경기에서 단 2득점을 기록한 후 방출됐다. 방출 후 대구시청과 수원시청 등 실업 무대에서 활약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이예림은 2021년 7월 도로공사에 입단하며 프로에 복귀했다. 하지만 도로공사에서도 두 시즌 동안 90득점에 그치며 벤치 멤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평범한 백업선수로 남는 듯했던 이예림은 박정아가 이적하며 왼쪽이 다소 헐거워진 2023-2024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44.08%의 안정된 리시브 효율과 함께 36.6%의 성공률로 103득을 기록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2024년 FA시장에서 '최대어' 강소휘를 3년 총액 24억 원에 영입하면서 연봉 상한선이 한계에 다다랐고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에 들어가면서 방출 선수 명단에 이예림을 포함 시켰다.

두 번에 걸친 방출의 아픔을 이겨낸 이예림은 2024년 6월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시즌 박정아와 이한비의 백업으로 활약하며 36경기에서 39.71%의 성공률로 87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네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문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4월 FA 시장에서 고예림을 영입했고 이예림은 이름이 같은 고예림의 보상선수로 지명을 받아 처음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친정' 현대건설로 복귀했다.

이예림은 이번 컵대회에서 정지윤의 컨디션 난조와 아시아쿼터 자스티스 야구치의 불참으로 서지혜와 함께 주전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하고 있다. 21일 흥국생명전에서 18득점, 23일 GS칼텍스전에서 15득점을 기록한 이예림은 '예림더비'로 치러진 25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서브득점 2개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22득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14득점을 올린 고예림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컵대회 조별리그에서 현대건설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한 이예림은 득점 3위(55점)와 리시브 8위(38.98%)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물론 V리그가 개막하고 자스티스와 정지윤이 합류한다면 이예림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양효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현대건설을 컵대회 4강으로 이끈 이예림은 강성형 감독과 현대건설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