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관대표회의, 조희대 거취 언급은 없었다…온·오프라인 법관 48명 참여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개최한 상고심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여당에서 추진하는 대법관 30명 증원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온·오프라인으로 총 48명의 법관이 토론회에 참석한 가운데, 참석자들은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관 증원 우려도…조희대 대법원장 언급은 없어
전국법관대표회의 재판제도 분과위원회(분과위)는 25일 저녁 7시부터 오후 9시 59분까지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상고심 제도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에 따르면 이날 외부 토론자 2명을 포함해 8명이 현장에서 참석했고,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으로 42명이 동참해 총 50명이 자리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법관 30명 증원안에 대한 토론이 약 1시간 30분, 대법관 임명방식에 대한 토론이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한다. 약 30분 동안은 자유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회는 대체로 사전 배포된 보고서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제1주제인 ‘대법관 30명 증원안’에 대해서는 박병민 창원지법 통영지원 판사가 발제를 맡고, 김주현 대한변협 제2정책이사와 이헌환 아주대 로스쿨 교수가 지정토론자로 나섰다. 김 이사는 현직 변호사 입장에서 “재판받을 권리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대법관 수 증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사법권의 권력적 기초를 국민에게 두는 방향으로 사법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대법관 증원 규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증원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30명 증원은 적절한가. 대법관이 늘어나 유능한 중견 법관들이 대거 대법원에 연구관으로 오게 되면 사실심(1·2심)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이야기는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다. 이 교수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무의식적으로 과거 유신 시대의 사법 제도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는 취지로 발언했을 뿐, 참석 법관들은 거취 문제를 포함해 조 대법원장 개인에 대해 발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토론회는 격론 없이 차분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발제자와 지정토론자가 식순대로 토론회를 이끌어가는 가운데, 자유토론에는 발제자 외에 2~3명 법관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2주제인 ‘대법관 임명 방식’에 대한 발제는 김민욱 춘천지법 판사가 맡았고, 이후 수원지법 여주지원의 유현영 부장판사의 지정토론에 이어 참석자들의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사전 보고서에는 상고심 개선 주장·우려 병존

앞서 분과위는 지난 22일 분과위의 연구·논의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사전 공개했다. 분과위는 보고서에서 “상고심 개선에 관한 논의가 반복되는 상황과 관련해 국민 권리 구제가 충분한지,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재판을 해왔는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상고심만 강화되고 하급심이 부실할 경우 문제가 우려된다는 의견과 대법관 증원의 속도와 범위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개별 의견도 담겼다.
현 단계에서의 증원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에는 “대법관 수를 현재의 2배 이상 증원할 경우 사법제도 전반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대법관 26~30명으로 구성된 전원합의체는 단순한 다수결로 논의가 전개될 가능성이 커 법원과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개별 의견이 포함됐다.
대법관 추천 방식에 대해서는 추천위원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법원행정처장 배제 ▶위원장 호선 ▶국회 추천 배제 ▶회의의 절차·내용 공개 ▶회의 녹음·속기 ▶추천 경위 보고서 작성·공개 등이 언급됐다. 현재 대법관 추천위원은 법무부 장관·학계 등 10명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2명(법원행정처장, 선임 대법관)은 법원 몫이다. 민주당은 이중 법원행정처장을 배제하고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추가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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