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지역 미래 책임질 혁신 엔진, 단기 투자 벗어나야”
대학, 글로컬이 미래다 ⑥ 고창섭 충북대 총장 인터뷰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한국교통대와의 통합을 기반으로 충북을 신산업 인재의 산실이자 지역 발전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최근 충북대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통해 미래모빌리티·반도체·바이오 등 지역 전략 산업에 맞춘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글로컬대학30은 혁신 가능성 높은 지역대학 30곳에 학교당 5년간 최대 1000억원을 지원하는 교육부 프로젝트다.
고 총장은 글로컬대학30(1기)에 선정된 대학 10곳의 회장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숫자만 높이려는 투자, 5년 이하 단기 투자로는 지역 대학을 통한 균형 발전은 성공할 수 없다”며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고 총장과의 일문일답.
Q : 글로컬대학30의 성공 조건은.
A : “가장 중요한 건 장기적 안목이다. 기존 2~4년짜리 정부의 대학 지원 사업으론 절대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없다. PRIME(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 ACE(학부교육 선도대학) 사업 모두 4년을 넘지 못했다. 적어도 10년 이상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단기로 사업을 운영하면 그 해 입학한 학생만 혜택을 받고 끝이다. 숫자로만 사업을 평가하는 관행도 사라져야 한다.”
Q : 평가 방식이 어떻게 변해야 할까.
A : “단순히 교수 연구비가 얼마나 늘었는지, 취업률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볼 게 아니다. 교수들이 안주할 수 없게 성과급(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고, 좋은 기업이 지역에 올 수 있게 세제 개편 등 지역 시스템을 바꾸는 데 제대로 노력했는지 봐야 한다. 충북대는 최우수 저널에 논문을 실은 연구자에게 15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한다. 시행한 지 1년 반쯤 지났는데 젊은 교수가 연구 주제를 이야기할 때 눈이 반짝거린다. 논문 수를 채우기 위한 논문은 쓰지 않는다. 국립대 교수가 ‘철밥통’이라는 말이 유명하지 않나. 이런 걸 개선하고 제도를 바꾸는 데 집중할 때다.”
Q : 지역대학 육성 사업이 다양하다. 글로컬30, RISE,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어떤 차별점이 있나.
A : “철학은 같다. 관통하는 핵심은 ‘대학과 지역이 함께 해야 한다’는 거다. 물론 각각 특징이 있다. 글로컬대학은 지역과 선정된 대학이 힘을 합쳐서 지역의 주력 산업을 특성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RISE는 지역 성장 엔진으로 대학이 역할을 하라는 거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지역에도 명문대가 있어야 젊은이들이 지역에 남는다는 취지다. 결국 세 사업을 유기적으로 잘 조화해야 한다.”
Q : 대학만으론 한계가 있을 것 같다.
A : “맞다. 지자체와 대학이 힘을 모아야 한다. 충북에도 매출 수천억 원 규모의 기업이 있었는데, 인재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연구소를 수도권으로 옮겼다. 기업이 지역에 머물고 싶어도 인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또한 좋은 일자리가 필수적이다. 대학이 좋은 인재를 양성하려 노력하는 만큼, 지자체도 좋은 기업을 지역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Q : 한국교통대와의 통합은.
A : “통합에서 중요한 건 거버넌스 체계 구축과 캠퍼스별 특성화다. 충북대만으로 특성화를 시도하는 것보다 한국교통대와 힘을 합치는 게 충북의 주력 산업 분야에 맞는 우수 인력을 양성하는 데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본다.”
☞고창섭 총장=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화학공학회 회장,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21년 충북대 총장에 취임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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