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필화로 완성한 제주 4·3 사건 현장의 과거·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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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려니숲길 인근 '북받친밭'은 제주 4·3 사건 시기인 1948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제주읍 중산간 마을 사람들이 토벌의 광풍을 피해 숨어 지내던 곳이다.
그림책 작가 김영화는 2023년 겨울부터 2024년 초여름까지 꼬박 7개월 동안 수십 차례 그 숲을 현장 답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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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받친밭 이야기
김영화 지음
이야기꽃, 54쪽, 3만2000원

제주 사려니숲길 인근 ‘북받친밭’은 제주 4·3 사건 시기인 1948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제주읍 중산간 마을 사람들이 토벌의 광풍을 피해 숨어 지내던 곳이다. 그림책 작가 김영화는 2023년 겨울부터 2024년 초여름까지 꼬박 7개월 동안 수십 차례 그 숲을 현장 답사했다. 작업실 벽면에 한지를 붙여놓고 하루 16시간씩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며 세필 붓만으로 변화를 완성했다.
그렇게 완성된 높이 2.7m, 길이 17m의 대형 벽화가 한 권의 책에 옮겨졌다. 병풍 형태로 펼쳐지는 책의 앞면은 겨울부터 초여름까지 모습을 한 공간에 담았고, 뒷면은 4·3 당시 같은 계절 그곳에서 피란 생활을 하던 사람들과 목숨 바쳐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펼쳐놨다. 앞면의 오늘은 일기처럼 그때그때 관찰한 것과 감상을 적었고, 뒷면의 78년 전 과거는 피란민과 토벌대의 증언을 그대로 옮겨 놔서 읽는 이에게 해석의 공간을 마련했다.
소설가 현기영은 “간절한 세필로 그 숲을 묘사한 그의 그림들은 4·3의 기억을 새롭게 일깨워 주는 역사화가 되었다”고 평했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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