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현의 뉴스터치] 중국의 뒤늦은 ‘개도국 졸업’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자유를 얻은 ‘지니’는 요술램프 속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주의 가치인 경제적 자유를 받아들인 중국이 자연스럽게 정치적 민주화를 이룰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후 중국은 WTO의 각종 개발도상국 특혜를 활용해 오늘날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지만, 클린턴의 기대와는 달리 정치적 민주화는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다.

리창(사진) 중국 총리가 최근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했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포기를 요구한 지 6년 만이다. 개도국 특혜는 개도국의 WTO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각종 특별 대우(Special and Different Treatment)를 일컫는다. 관세·보조금 폐지 등 자유무역 규범 유예, 기술·재정 지원, 농업·식량안보 보호 등 150여개의 우대조항이 포함돼 있다. 중국은 그간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큰 개도국’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런 개도국 특혜를 누려왔다. 경제 규모 10위권인 한국은 2019년 포기했다.
중국의 선언에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트럼프발 무역전쟁으로 WTO 체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시점에 나왔다는 측면도 있다. 실익이 사라지자 미국에 생색을 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개도국 특혜는 포기하면서도, ‘개도국 지위’는 유지하겠다는 것도 다소 생뚱맞다. 미국에 맞선 세 규합을 위해 신흥 개도국을 지칭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좌장’ 역할은 계속하겠다는 의도다. 각종 보조금 및 비관세 장벽 철폐, 지식재산권 보호 등 향후 중국의 WTO 규범 이행 여부를 지켜볼 일이다.
차세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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