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경영활동에 영향”…주한유럽상의, 공개적 우려 표명

나상현 2025. 9. 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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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이 모인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가 사용자 정의를 확대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외국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필립 반 후프(사진) ECCK 회장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백서 2025 발간’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규제 및 시장 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외국인 투자 기업들이 의도치 않게 위법 행위에 연루되거나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이 형사처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유럽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했다. 사용자 개념이 보다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정의를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까지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하청 노동자도 원청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경제계에선 ‘실질적 지배력’의 기준이 불명확하다 보니 노동 현장에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ECCK는 규제 개선 건의를 담은 백서를 통해서도 “(사용자 범위 확대는) 법적 책임의 범위를 추상적으로 확장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기업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교섭 대상 노조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단체교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면, 결과적으로 한국 시장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근로자와 미래 세대의 일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으므로, 해당 조항에 대한 재고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ECCK뿐만 아니라 암참(주한미국상공회의소) 등 다른 주한상의도 잇달아 문제를 제기하면서 노란봉투법 시행이 자칫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2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금액은 66억9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82억8100만 달러) 대비 19.1% 줄었다. 실제로 집행된 금액을 의미하는 도착금액도 16.3% 줄어든 36억200만 달러에 그쳤다. 미국발(發) 관세 여파가 큰 이유인데, 국내 경영 환경마저 불안정해지면 투자 이탈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

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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