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가전 쌍끌이 흥행…‘이종 결합’ 마술사 [CEO라운지]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5. 9. 2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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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 의장

게임사 넷마블과 렌털 업체 코웨이가 주축인 넷마블그룹이 산하 회사들의 ‘역대급 실적 행진’에 미소를 짓는다. 넷마블은 뱀피르,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 올해 내놓은 신작이 모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3연타석 흥행 성공으로 과거 게임 업계를 주도했던 ‘3N’ 시절 영광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넷마블만 잘나가는 게 아니다. 그룹의 또 다른 주축인 코웨이도 순항 중이다.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연매출 5조원을 바라본다. 그룹을 지지하는 양대 핵심 회사인 넷마블과 코웨이 모두 호실적을 이어나가면서, 그룹을 이끄는 방준혁 의장(57)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1968년생/ 2000년 넷마블 설립/ 2000~2004년 플레너스 사업전략담당 사장/ 2004~2006년 CJ 인터넷 사업전략담당 사장/ 2011~2014년 CJ E&M 게임부문 총괄상임고문/ 2014년 넷마블 이사회 의장(현) [일러스트 : 정윤정]
넷마블 3연타석 흥행

코웨이 최대 매출 정조준

2024년 극적인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넷마블은 올해 내놓은 신작 3종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과거 넥슨, 엔씨소프트와 함께 게임 업계 대형 3사인 3N으로 꼽혔던 넷마블은 2022년 급격히 흔들렸다. 당시 내놓은 신작 게임이 흥행 참패를 기록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2022년 1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2022년, 2023년 2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 대형 게임사로서 체면을 구겼다.

‘넷마블은 이제 끝났다’와 같은 비관적 전망이 쏟아졌지만, 방 의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회사 조직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게임 시장 흐름에 맞춘 신작을 연달아 공개하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비대해진 조직은 구조조정으로 규모를 줄였다.

방 의장이 직접 주도한 체질 개선 작업은 빛을 발했다. 넷마블은 2023년 4분기 극적으로 흑자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연간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는 수익이 흑자로 돌아선 것을 넘어 흥행작을 쏟아내는 가장 ‘뜨거운’ 게임사로 떠올랐다.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뱀피르 등 내놓은 작품마다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를 석권했다. 신작 흥행에 힘입어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 시장 예상을 웃돈 매출 1조3415억원, 영업이익 150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2% 늘어나며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넷마블이 기나긴 부진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알짜 기업 ‘코웨이’가 자리한다. 넷마블은 2019년 1조7400억원을 투입해 코웨이 지분 25.1%를 확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당시 방 의장과 넷마블 행보를 두고 게임 업계와 가전 업계선 의아하다는 분석이 강세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두 업체 간 접점이 전혀 없었던 탓이다. 넷마블이 본업에는 집중하지 않고 딴 길로 샌다는 지적도 상당했다.

방 의장은 다른 식으로 접근했다. 게임사의 ‘개발 가뭄’ 기간을 버텨줄 수익원으로 ‘코웨이’를 택했다. 렌털 업체 코웨이는 가입자가 내는 현금이 매년 꾸준히 들어온다. 성수기와 비수기 차가 심한 게임 업종과 달리 계속 돈을 버는 알짜 사업이다. 게임사 특유의 ‘매출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던 방 의장은 세간의 의심에도 거금을 들여 코웨이를 인수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전략은 들어맞았다. 2022년 1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신작 부진 여파로 넷마블이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동안, 코웨이가 그룹의 버팀목이 됐다. 코웨이는 4년 동안 배당금 900억원을 지급하며 넷마블 재무 상태에 숨통을 틔었다.

방 의장은 단순히 코웨이를 ‘돈 창구’ 역할로만 쓰지 않았다. 1인 가구 공략,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등 전략을 내세우며 코웨이 성장을 이끌었다. 코웨이는 넷마블에 인수된 후 최근 5년간 매출이 2020년 3조2374억원, 2021년 3조6643억원, 2022년 3조8561억원, 2023년 3조9665억원, 2024년 4조3101억원을 기록하면서 경기 불황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도 질주 중이다. 2025년 상반기 매출 2조4337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8% 오른 수치다. 현재 기세대로라면 연매출 5조원 돌파도 가능하다.

불안한 지배구조는 변수

상법 개정안 여파 극복해야

순항 중인 방 의장이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넷마블·코웨이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상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넷마블과 코웨이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고, 최대주주 지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런 상황에서 3% 룰 강화,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은 방 의장에게 불리한 요소가 많다.

특히 넷마블은 ‘3% 룰’ 강화로 골머리를 앓는다. 3% 룰은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그간 3% 룰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 시에만 적용됐다. 그런데 이번 상법 개정안을 통해 사외이사를 포함한 모든 감사위원 선임 과정 전체로 확대됐다. 최대주주라 해도 감사위원 선임 투표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어려워졌다. 감사위원이 속한 감사위원회는 회계 감사, 자회사 업무·재산조사, 회사 대표 소송 권한을 가지는 막강한 조직이다. 3% 룰 강화로 외국인, 소액 투자자들이 감사위원 선출에 미치는 입김이 세졌다. 이들이 경영권에 개입할 여지가 증가한 셈이다.

넷마블은 방준혁 의장이 지분 24.12%를 가지고 있다. 2대 주주인 중국 텐센트는 지분율이 17.52%다. 불과 7%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상법 개정안 통과로 방 의장 영향력은 감소하는 반면 텐센트를 비롯한 외부 투자자 힘은 커졌다. 방 의장이 내린 경영 판단에 외부 투자자가 반대하면 해당 안건은 실행조차 어렵다. M&A나 지분 매각 등 추후 회사 운영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코웨이는 상법 개정안 통과로 행동주의 펀드의 주요 목표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간 코웨이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집중 공격을 받아왔다. 얼라인은 주가 부양을 위해 순이익 90% 배당,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적극 주문했다. 코웨이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 얼라인 공격을 적절히 방어해왔지만, 상법 개정안 통과로 상황이 불리해졌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조항이 신설된 탓이다. 상법 개정안 효력이 본격 적용되면 얼라인 요구를 무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대주주인 넷마블의 회사 장악력도 떨어질 전망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자나 사모펀드 등 외부 투자자는 단기 수익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 투자자 입장이 장기적인 회사 성장을 원하는 방 의장 의중과 충돌하면 경영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8호 (2025.09.24~09.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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