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터뷰] "바사니 골, 눈물 나던데요" 천국과 지옥 오간 부천 U22 박현빈의 30라운드 하루

김진혁 기자 2025. 9. 2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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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빈(부천FC). 김진혁 기자

[풋볼리스트=부천] 김진혁 기자= "울 것 같고 눈물 나던데요" 22세 박현빈이 천국과 지옥을 오간 심정을 생생하게 전했다.


20일 오후 4시 30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5 30라운드를 치른 부천FC1995가 서울이랜드FC에 2-2로 비겼다. 이로써 부천은 승점 49점을 확보하며 3위를 유지했고 2위 수원삼성과 격차를 승점 6점으로 좁혔다.


박현빈은 인천유나이티드를 거쳐 2024시즌 부천에 입단했다. 177cm 72kg으로 눈에 띄는 피지컬을 갖추진 않았지만, 투지 넘치는 몸싸움과 너른 활동량으로 부천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부천 입단 첫해 28경기에 나서며 입지를 다진 박현빈은 올 시즌부터 부천 3선의 핵심 축으로 발돋움했다. 벌써 지난 시즌만큼인 28경기에 출전했고 발전한 기량으로 U22 자원이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박현빈(부천FC). 서형권 기자

순항 중인 박현빈에게 이번 서울이랜드전은 말 그대로 천국과 지옥을 오간 기억으로 남았다. 카즈와 함께 3선 미드필더로 배치된 박현빈은 어느 때처럼 몸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상대 중원과 정면으로 맞섰다. 이번 경기는 부천에 2위 추격과 더불어 경쟁팀과 승점 차를 벌릴 기회였기에 더 격렬하게 진행됐다. 승리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 강했던 것일까. 박현빈이 무모한 파울로 두 차례 실점에 모두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 14분 박현빈이 부천 박스 왼쪽에서 공을 탈취했고 소유권을 잡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접근해 배진우에게 파울을 범했다. 그런데 이어진 프리킥에서 서진석이 골문 구석을 노린 정확한 왼발 킥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9분에는 에울레르의 크로스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박현빈이 몸을 던졌는데 불행히도 공이 팔에 맞으며 핸드볼 파울이 지적됐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에울레르는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박현빈의 투지가 2실점으로 변질된 순간이었다.


지옥에 놓일 뻔한 박현빈은 상대의 퇴장 변수로 천국으로 건너갈 수 있었다. 후반 16분 박창환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부천은 남은 시간을 수적 우위로 보내게 됐다. 맹렬한 추격전 끝에 후반 추가시간 몬타뇨의 추격골 그리고 경기 막판 바사니의 극장 동점 프리킥 골로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박현빈(부천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풋볼리스트'를 만난 박현빈은 이날 경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 개인적으로 천국과 지옥을 많이 왔다 갔다 한 경기였다"라고 운을 띄었다.


박현빈은 경기 중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미드필더다. 파울을 불사한 플레이가 강점인데 어찌보면 이날 실점과 직결된 두 차례 파울 모두 투쟁심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결과였을 터. 그러나 박현빈은 내 잘못이라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궂은일을 하는 것과 오늘처럼 파울을 해 실점하는 거는 조금 다르다. 내가 원래 하던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해 나로 인해 두 골이나 먹었다. 하지만 나 말고 다른 동료들, 교체로 들어온 형들, 외국인 선수들 그리고 감독 코치님 모두 열심히 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핸드볼 상황에 대해서는 "핸드볼뿐만 아니라 첫 번째 골을 먹혔을 때도 내가 파울을 해서 프리킥을 내줬다. 두 번째 실점 때도 더 침착하게 수비를 했어야 됐는데 너무 급하다 보니 핸드볼을 하게 돼 실점을 허용했다. 당시에는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라며 절박했던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박현빈은 자신의 실수로 어려워진 경기를 스스로 매듭지었다. 후반 추가시간 9분 바사니의 프리킥 골이 터지기 전 박현빈의 파울 유도가 있었다.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박현빈이 공을 지키는 과정에서 김하준의 팔에 가격 당했고 주심은 곧바로 프리킥을 선언했다. 박현빈의 피파울로 얻은 프리킥은 바사니가 감각적인 왼발 땅볼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박현빈은 "내가 먼저 내 뒤에 있는 선수에게 볼을 내주기 위해 (김)하준이 형을 막았다. 그런데 하준이 형이 나를 뿌리치다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운이 좋게 맞아 파울을 얻었다. 맞자마자 파울이다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박현빈(부천FC). 한국프로축구연맹

박현빈은 바사니의 동점골이 터지자 응어리졌던 감정이 눈 녹듯 씻기는 기분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울 것 같고 눈물 나더라. 바사니 뒤에서 세컨볼을 보려고 서 있었다. 바사니가 어떻게 프리킥을 찰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원래 같았으면 바사니 기준으로 왼쪽 골대로 찼을 텐데 구성윤 골키퍼가 왼쪽에 많이 치우쳐 있었다. 또 벽을 넘기기에는 상대 벽이 워낙 높아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 밑으로 차서 골을 넣었다. 역시 바사니다. 지금 그 장면이 되게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잘 기억은 안 난다. 그냥 바사니에게 고맙다는 말만 계속하고 싶다"라며 20대 초반 다운 솔직한 설명으로 당시 장면을 회상했다.


이날 무승부로 귀중한 승점 1점을 얻은 부천은 이제 플레이오프권 경쟁팀들과 4연전을 치른다. 전남드래곤즈, 수원삼성, 성남FC, 부산아이파크로 이어지는 지옥의 일정이다. 박현빈은 '원 팀 정신'을 강조하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각오했다. "너무 중요한 경기들인 건 선수단 모두 인지하고 있다. 오늘 경기도 이겼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0-2로 지고 있다가 2-2로 비기는 거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남은 4경기가 엄청 강한 상대인데 지금처럼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또 우리 팀 장점인 원 팀 정신으로 경기를 뛰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라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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