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줄서야 본다…못 하나 안쓰고 만든 '오사카의 에펠탑'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다음달 13일 폐막한다. 엑스포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힌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열린 초대형 이벤트여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았다. 마침 올해는 한·일 수교 60주년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초청으로 지난 10∼13일 엑스포 현장과 엑스포와 관련한 장소들을 돌아봤다. 현장에서 놀란 건 두 가지다. 예상보다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이 2∼3시간씩 줄을 서는데도 별 탈이 없었다.
오사카의 에펠탑

그랜드 링은 벽이자 통로이자 설치작품이다. 이 초대형 구조물은 나무로만 이뤄졌다. 일본의 전통 목조기술을 동원해 못 하나 쓰지 않았다. 나무 조각을 끼우고 맞춰 길고 높은 벽을 쌓았다. 구멍 숭숭 뚫린 나무 건축물의 상부는 산책로다. 수십만 명이 온종일 산책로를 걸어 행사장을 돈다. 안쪽으로 지구촌 파빌리온이, 바깥으로는 오사카 앞바다가 펼쳐진다.

그랜드 링은 일본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가 설계했고, 일본 건설회사들이 구역을 나눠 건축했다. 그 건설사 중 하나가 도쿄타워·도쿄돔 등을 지은 ‘다케나카(竹中) 공무점’이다. 옛 한국은행 건물도 다케나카 공무점 작품이다. 오사카 인근 고베에 있는 ‘다케나가 목수박물관’을 들러 그랜드 링을 끼우고 맞추고 세운 비법을 보고 왔다. “400년을 꿋꿋이 지켜온 전통(가와사키 아츠코 관장)”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일본의 목조 건축 기술은 202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지정됐다.

프랑스 랜드마크 에펠탑은 1889년 파리 엑스포를 기념하기 위해 1888년 세워졌다. 애초의 에펠탑은 시한부 건물이었다. 20년 뒤에 해체할 예정이었다. 오사카의 그랜드 링도 엑스포가 끝나면 허물 계획이었다. 그러나 폭발적인 반응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일부 구간은 남겨 시민공원으로 활용할 작정이다.
아톰이 가리키는 곳

9월 20일 현재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누적 입장객은 2344만3382명이다. 애초 목표인 2800만명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초반에는 흥행이 저조했으나 여름이 지나면서 입장객이 확 늘었다. 지난 10일 현장에서 만난 요시무라 사치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홍보부장이 “9월 들어 하루에 20만명씩 입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행사장 전체가 출근길의 서울 지하철역 같다. 어디를 가나 긴 줄이 서 있는데, 가장 긴 줄이 선 국가관 중 하나가 한국관이다. 한국관 박영환 관장은 “이달 초순 입장객 200만명을 돌파했다”며 “두 시간은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입장 대기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다. 한국관 한쪽 벽면을 통째로 덮은 높이 10m 폭 27m의 스크린에서 현란한 한국 홍보 영상이 쉼없이 돌아가고 있어서다. 한국관 안에서는 AI 기술과 K문화가 접목한 체험형 전시가 진행된다.

누가 뭐래도 최고 인기 전시관은 아톰을 앞세운 ‘파소나 네이처버스’와 간담이 버티고 선 ‘간담 넥스트 퓨처 파빌리온’이다. 아톰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이 바다 건너 아와지시마(淡路島)다. 이 섬에 파소나 그룹이 운영하는 테마파크가 있다.
해가 지면 엑스포 행사장 호수에서 멀티미디어 쇼가 펼쳐진다. 워터 스크린 쇼에 분수 쇼, 레이저 쇼, 불꽃 쇼가 결합해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주제인 ‘생명 존중’에 관한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장관이다.
오사카ㆍ고베(일본)=글ㆍ사진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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