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강릉 ‘극한 가뭄’ 끝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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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에 내려졌던 가뭄 재난사태가 해제됐다.
하지만 강릉에선 '극한 가뭄'이 갈수록 현실화하고 있었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까지 현장으로 달려가 가뭄 대책회의를 주재했고, 재난사태 선포와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이 이뤄졌다.
강릉이 극한 가뭄에 신음하던 지난달 23일 바로 윗동네인 속초에선 물 축제인 워터밤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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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에 내려졌던 가뭄 재난사태가 해제됐다. 지난달 30일 정부가 자연재난으로는 처음으로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한 지 무려 23일 만이었다.
사태의 시작은 지난달 19일 강릉시가 제한급수 실시를 예고하면서였다. 당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비가 잦아 ‘가뭄’이란 단어가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강릉에선 ‘극한 가뭄’이 갈수록 현실화하고 있었다. 최근 6개월간 강릉의 누적강수량은 평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고 한다. 8월 전국이 집중호우로 홍수를 겪을 때도 강릉에는 큰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사이 강릉의 식수원이었던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지난달 19일 21.8%로 떨어졌고, 불과 12일 후였던 지난달 31일엔 15% 선이 무너졌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까지 현장으로 달려가 가뭄 대책회의를 주재했고, 재난사태 선포와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이 이뤄졌다.
이렇다 보니 강릉에선 전시 상황 같은 풍경이 이어졌다. 화장실 사용, 세탁, 설거지도 어려워져 시민들은 짧은 제한급수 시간에 물을 욕조와 대야에 받아두고 생활을 이어갔다. 일부 식당은 영업을 포기했고, 공중화장실, 수영장, 체육시설의 문도 닫혔다. 전국 곳곳에서 생수를 강릉에 보내는 운동까지 펼쳐졌다.
당국은 소방 탱크차와 선박, 살수차까지 동원해 물을 오봉저수지로 보냈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였다. 지난 4일 저수율은 13.5%로 더 내려갔고, 12일에는 11.5%까지 떨어져 ‘저수율 10% 붕괴’라는 최악의 위기 앞까지 갔다. 주민들은 기우제까지 올리며 하늘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결국 극한 가뭄을 없앤 건 자연의 힘이었다. 13일부터 강릉지역에 단비가 내리면서 저수율이 급격히 올라갔고, 22일 61.1%로 급속히 상승해 마침내 재난사태가 해제됐다. 저수율 61.1%는 강릉시민이 141일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고, 내년 2월까지 안정적인 생활용수 공급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에 계량기 75% 잠금 제한급수도 전면 중단됐고, 가뭄으로 폐쇄됐던 공공화장실, 체육시설 등도 운영이 재개됐다.
그러나 이번 가뭄을 단순히 비가 와서 끝난 일로 치부할 수 없다. 사실 이런 최악의 가뭄은 예견돼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강릉은 생활용수 공급을 오봉저수지 한 곳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었다. 오봉저수지는 강릉지역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고 있다. 또 강릉에선 많은 수돗물이 지하로 줄줄 새는 등 상수도 관리도 엉망이었다. 실제 환경부의 2023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강릉시의 상수도 누수율은 24.1%로 전국 평균(9.9%)보다 무려 2.5배가량 높았다.
이렇다 보니 강릉은 인근인 속초의 물 환경과 비교되고 있다. 강릉이 극한 가뭄에 신음하던 지난달 23일 바로 윗동네인 속초에선 물 축제인 워터밤 행사가 열렸다. 비슷한 자연환경을 가진 두 도시가 같은 기간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속초도 이전엔 자주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지만 지하 암반관정 개발과 지하댐 건설,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 등으로 다양한 수원을 확보해 2021년부터 물 자립이 이뤄졌다.
사실 자연재해는 한번 발생하면 인간의 힘으로 극복하기 매우 힘들다. 이번 가뭄도 비가 해결해줬고, 지난봄 영남산불도 1㎜라는 극소량의 비가 화마를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강릉시는 부랴부랴 생활용수 수원을 다변화하고,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 등을 통해 누수율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하 저류댐 설치도 추진키로 했다. 부디 하루빨리 실천에 옮겨 다시 극한 가뭄이 오지 않도록 대비했으면 한다.
모규엽 사회2부장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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