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희대 표적 공수처 권한 확대 시도…법원∙법무부 모두 "반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를 확대하는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공수처법 개정안에 법원행정처·법무부는 물론 국회 전문위원까지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김용민·장경태·이성윤 의원은 현재 뇌물·직권남용 등 공무원 범죄로 한정된 공수처의 수사 대상 범죄를 ‘모든 범죄’로 확대하는 법안을 차례로 냈다.
장경태·이성윤안은 경찰과 검사 등 ‘수사기관 고위공직자’들의 대상 범죄만을 확대하는 내용이었지만,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단독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긴급현안청문회 개최를 의결한 지난 22일 김용민 의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한 법관의 ‘모든 범죄’를 수사할 수 있게 하는 개정안을 추가로 발의했다.

원래 법안이 발의되면 소관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대체토론을 거친 뒤 소위로 회부해야 하지만, 민주당은 ‘소위에서 심사 중인 안건과 직접 관련된 안건의 경우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바로 해당 소위에 회부할 수 있다’(국회법 58조4항)는 규정을 활용해 김용민 의원안도 하루 만에 소위에 상정했다.
24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지난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정환철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은 이들이 낸 개정안에 대해 “주체를 불문하고 고위공직자범죄와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서 고위공직자범죄의 수사 또는 공소 과정에서 인지한 모든 범죄를 수사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관련성이 있는 범죄의 범위가 모호해 수사권이 과도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와 법무부도 반대 의견을 내놨다.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은 “고위공직자의 직무와 무관한 범죄까지 수사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공수처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공수처의 운영 목적, 설립 취지, 수사 역량 및 사건 처리 현황 등을 고려할 때 공수처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가 미비한 상태에서 그 수사 및 기소 범위를 확대하고 이첩권 등을 강화해 타 수사기관에 대한 우위를 인정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반(反)하는 측면이 있다”며 “자칫 공수처 검사의 권한 남용으로 귀결될 우려도 있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심사 과정에서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이 특정인을 수사하기 위한 것이란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이성윤 의원은 이재승 공수처 차장에게 “지금 지귀연 (부장)판사 수사 중에 있죠. 수사가 어느 정도 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지 부장판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심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재판장이다. 이 차장이 “최선을 다해서 진행 중”이라고 하자 이 의원은 “그렇게 답할 일이 아니다”라고 다그치며 “혹시 공수처의 수사 대상 범죄가 아니라서 수사가 안 되는 것은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이 차장은 “그렇지는 않다. 뇌물죄 관련은 저희 관할 범위”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개정안 속 공수처 검사의 연임 제한 규정을 대폭 완화하거나 삭제하고, 검사와 수사관 정원을 대폭 늘리는 내용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렇게 되면 완전히 미니(mini) 검찰청화될 수 있다”고 말했고, 곽규택 의원은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체제로 가고 검사의 권한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간다면 공수처는 폐지하는 것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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