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생숙, 이행강제금 ‘시한폭탄’…시장 혼란 불가피
규제 완화·지원 강화에도 용도변경 ‘답보상태’
전국 8만실…매년 이행강제금 부과 불안감 엄습

내달부터 생활숙박시설(생숙)에 대한 정부 단속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시장 혼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생숙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을 확대했지만 여전히 전국의 상당수 생숙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어서다. 이행강제금 부과를 피하려면 이달 말까지 생숙의 합법 사용을 신청해야 하지만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하거니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10월부터 현장점검을 통해 생숙 실태 파악에 나선다. 추석 전 이행강제금 부과 문제와 관련한 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대신 이달 말까지 정부가 마련한 ‘생숙 지원센터’를 통해 숙박업 신고 예비 신청이나 용도 변경을 신청한 소유주들은 이행강제금 부과를 오는 2027년 말까지 재차 유예해 주기로 했다.
다만 신청하지 못한 경우에 대해선 10월부터 이행강제금 부과 절차를 진행한단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준공 후 사용 중인 생숙까지 소급 적용된다.
생숙 문제는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숙은 집값 급등기 아파트 대체재로 부상했지만 정부가 주거용으로 활용할 수 없다고 못 박으면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숙박업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건물 공시가격의 10%를 매년 이행 강제금으로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용도변경 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되면서 정부는 몇 차례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신규 생숙의 개별 분양을 제한하고 숙박업 신고를 독려, 복도 폭·오피스텔 건축 기준 개정 등에 나섰다. 당초 지난 2023년 9월에서 지난해 말까지 이행강제금 부과를 유예한 데 이어 2년 더 추가 유예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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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9·7 주택 공급대책에선 수도권에 짓고 있는 생숙 약 1만실을 오피스텔로 용도 전환해 실수요자 주거 안정에 활용한다는 방안도 내놨다. 수분양자 동의 요건은 100%에서 80%로, 분양면적의 3분의 2 이상 동의로 완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그럼에도 생숙 시장은 혼란스럽다. 이미 준공된 생숙은 분담금 산정을 놓고 갈등을 빚거나 지구단위계획 변경 차질 및 기준 미충족 등으로 용도 변경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분양 시행사를 상대로 한 소유주들의 집단소송도 확산하고 있다.
숙박업 신고도 쉽지 않다. 숙박업 영업 신고는 30실 이상 보유한 개인이나 위탁운영자만 가능해 최소 30실 이상을 확보해 위탁관리업체에 맡겨야 한다. 관련 비용 부담은 모두 소유주들 몫이다. 이미 부동산시장 애물단지로 전락한 탓에 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생숙은 18만2826실, 이중 숙박업 신고 또는 용도 변경을 하지 않은 물량은 4만36실에 이른다. 현재 공사 중인 3만9807실을 더하면 7만9843실, 전체의 43.7%가 이행강제금 폭탄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
전국레지던스연합회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용도변경 신청조차 받지 않거나 과도하게 기부금을 강요하는 사례도 있다”며 “대다수 생숙 소유주는 이행강제금을 부담할 경제적 여유가 없고 당장 생숙에서 퇴거해 새롭게 주거지를 마련하기도 여의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출구전략으로 제시한 방안들은 여전히 제도적 허들이 산재하고 지자체 조례 개정이나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을 통해 해결하도록 하고 있지만 사실상 지자체 단독으로는 해결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생숙 제도개선 건의서를 제출했다. 건의서에는 생숙의 준주택 인정 또는 이행강제금 대상 제외 등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는 생숙을 양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한 차례 제시했기 때문에 이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강력한 행정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그게 정부의 역할”이라면서도 “아직 건축 허가가 나지 않은 생숙은 주거용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퇴로를 더 열어 공급 확대에 기여하는 방안을 적극 고민하는 것이 일면 타당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숙 문제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 재량에 맡길 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추가 제도 개선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강력하게 지도 단속을 하면서도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성화하는 방안을 좀 더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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