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머뭇거리더니…아르헨티나엔 통화스와프 먼저 제안한 美
베선트 “가능한 모든 구제 옵션 검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아르헨티나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며 재무부는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기 위해 임무 범위 내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 지원 방법으로 통화스와프와 직접적인 통화 매입, 재무부 환율안정기금을 통한 달러 표시 국채 매입 등이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통화스와프에 대해 소극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밀레이 아르헨티나 정부에는 먼저 통화스와프 조치를 제안한 것이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만연한 포퓰리즘과 관료주의를 일거에 잘라내겠다는 의미의 ‘전기톱 개혁’을 내세우며 취임했다. 강도 높은 긴축과 좌파 비판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보수 진영 찬사를 받아왔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가장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외국 정상이기도 했다.
실제로 밀레이 대통령의 자유시장에 기반한 긴축 정책은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을 대폭 낮췄다. 지난해 12월 26%에 달했던 월간 인플레이션은 올해 7월 1.9%까지 완화됐다. 하지만 실업 문제 등 경기 침체에 밀레이 대통령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실업률은 밀레이 취임 직전인 2023년 말 5.7%에서 올해 2분기 7.6%로 올랐다.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크게 패배하며 내달 총선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에 미국의 전격 지원이 밀레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선트 장관이 아르헨티나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힌 뒤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22일 아르헨티나 증시 벤치마크인 메르발 지수는 6%가량 급등했고, 페소화도 2% 이상 강세를 보였다.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국가 위험도 지표는 최근 1년래 최고 수준에서 급락했다.
다만 미 언론은 신중한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IMF나 다른 국가와의 공조 없이 특정 국가를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처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1995년 멕시코를 지원한 사례가 있지만, 현재 아르헨티나는 IMF에 막대한 채무를 지고 있고 통화가 훨씬 불안정해 “훨씬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1950년대 이후 IMF로부터 총 23차례 구제금융을 받았고 현재도 IMF 최대 채무국이다. 지난 4월에는 200억달러(약 27조904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받았고, 201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400억달러(약 55조808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도 수혈받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밀레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를 계기로 만나 세계은행(World Bank)이 아르헨티나에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향후 수개월내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르헨티나를 도울 것”이라며 “구제금융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수익 높이려 꼼수 부리더니…결국 배탈 난 ‘배민’ [스페셜리포트]- 매경ECONOMY
- 40년 노후 도시에서 10만가구 신도시로 [전문가 현장진단]- 매경ECONOMY
- “AI 기업 80% 5년 내 파산할 것”…최재붕 교수의 무서운 경고- 매경ECONOMY
- [속보] 김영섭 KT 대표 “펨토셀 회수·관리 부실했다…사고 후 조치”- 매경ECONOMY
- “李 대통령님, 反원전 논리가 좀…”- 매경ECONOMY
- 빚 16조 탕감 배드뱅크 출범…7년 이상 장기연체자 구제- 매경ECONOMY
- 지브리 프사급 열풍…쇼킹한 ‘나노바나나’ [Trend]- 매경ECONOMY
- 금리·전쟁…금값 4000달러 시대 올까- 매경ECONOMY
- 건설사 돈줄 말랐다...건설기계 대여금 미납 2000건 넘어 [국회 방청석]- 매경ECONOMY
- [속보] MBK, 홈플러스 사태 사과…기존 3000억원에 추가로 2000억원 지원- 매경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