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E.N.D 구상이 북한의 '두 국가론' 인정? 아니다"

이경태 2025. 9. 2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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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요소는 선후관계 아닌 상호추동 구조... 판문점 북미정상회담은 아직 상상의 영역"

[이경태 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호텔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9.24
ⓒ 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밝힌 이재명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 이른바 'E.N.D 구상'에 대해 "이 세 가지 요소들은 각각 하나의 과정으로 서로 간의 우선순위나 선후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교류(Exchange)·관계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주된 골자로 한 이번 'E.N.D 구상'을 '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로 이어지는 접근법으로 해석하면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를 후순위로 미뤘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한 반론이다.

위 실장은 이날 오후 미국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한 브리핑에서 "(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 등은) 과거 남북 간의 합의와 2018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에서도 강조된 원칙들"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은) 이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 접근법을 통해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국제사회 앞에 밝힌 것"이라며 "(정부는) 앞으로 남북대화와 미북대화 등을 통해 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 과정이 서로서로 상호추동하는 구조를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 후순위로 미뤘다' 비판 대한 반박?

위 실장은 'E.N.D 구상의 관계정상화가 북한의 '두 국가론'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취지의 질문에는 "저희가 (북한의) 두 국가(론)를 지지하거나 인정하는 입장에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정부의 입장은 '남북 관계는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남북기본합의서의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E.N.D 구상'이 앞서 이 대통령이 제시했던 '북한 비핵화 3단계 접근법'의 "조금 더 포괄적인 접근"이라며 "서로 배치되지 않고 보완할 수 있다"고도 했다. 참고로 이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북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하여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 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이번 구상에 대한 북한의 즉각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는 관련 질문에 "단기간 내 변화가 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그렇지만 우리가 가진 기본 입장은 이렇고 이를 추동해 (남북관계 개선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위 실장은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상의 영역"이라고 짚었다.

그는 관련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 올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나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라며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 계기가 있겠는가는 상상의 영역일 뿐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전되거나 하진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는 북미 간 이렇다 할 논의가 있진 않다"며 "미국이 대화하려는 의지가 있긴 하지만, 서로 간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지 파악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우리 요구는 합리적, 관세협상 접점 찾을 수 있을 것"

이 대통령은 전날 미 상하원 의원단 면담에 이어 이날 미국 외교·안보 오피니언 리더들과 한 만찬에서도 최근 현안이 된 미국 비자 제도 개선 문제와 관세 협상,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 등에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에는 강경화 주미대사 내정자를 포함해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수잔 앨리엇 미 외교정책위원회 회장, 캐슬린 스티븐스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 다니엘 커츠-펠란 <포린 어페어스> 편집장 등이 참석했다.

위 실장은 이를 전하면서 "이 대통령은 이를 통해 한미 관계 발전에 대한 미 의회와 조야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고 특히 비자 제도 개선과 관련한 초당적 지지를 이끌어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8월 워싱턴에서의 한미정상회담에 이어서 정계와 학계 인사가 폭넓게 포진한 뉴욕에서의 일정을 알차게 가져서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통한 한미 관계 강화의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위 실장은 관세 협상 진전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세부 사항에 이견이 많지만 충분히 접점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가급적 빨리 타결하는 게 좋다. 기업들의 예측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우리가 (미국의 요구에) 취하고 있는 입장(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이 무리하거나 억지가 있지 않고, 우리가 처한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인 입장"이라고도 했다.

그는 무엇보다 "(경주) APEC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정상회담이 예상되고 그러면 당연히 그 계기에 맞춰 여러 현안들을 진전시킬 일들이 따라오게 된다"며 "그 속에 관세협상도 포함돼 있다. 다시 협의를 가속화해 진전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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