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폭력', 학교도 안전하지 않다...교사 10명 중 4명 "피해 경험"
"제주교육청, 학교내 젠더폭력 대응체계 전면 개선하라"
"성고충심의위원회 한계 개선하고 독립적 신고.상담.지원체계 마련해야"

전교조 제주지부가 제주도내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내 젠더폭력 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4명이 젠더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2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조사 결과 발표를 공개하며, "제주도교육청은 교내 젠더폭력 대응체계 전면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현경윤 전교조 제주지부장, 한민호 전교조 제주지부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전교조는 "최근 제주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학교 안팎의 젠더폭력 사안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지만, 피해자 보호와 책임 있는 조치는 여전히 공허한 구호에 머물고 있다"며 "특히 성평등 교육을 주도해야 할 학교에서조차 교사들이 젠더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교육 현장의 심각한 모순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가 안전망이 아니라 위협의 공간으로 전락한다면,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교육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며 "이러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전교조 제주지부는 '학교 내 젠더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문제의 실상을 파악하고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전교조가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제주지역 교사 127명을 대상으로 교내 젠더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 3년간 젠더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무려 40.2%에 달했다.
젠더폭력 피해 경험 교사 중 절반 이상인 51%가 30대였으며, 학교급별로는 중학교 교사가 55%로 가장 많았다.
젠더폭력 피해는 학생에게서 발생한 경우가 82.4%로 압도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료 교사(19.6%), 학교 관리자(7.8%), 교직원(7.8%), 학생 보호자(2%), 지역 주민(2%) 등 순이었다.
피해 빈도를 살펴보면, 월 1회 이상 피해 경험자가 11.8%, 학기당 1회 이상은 41.2%, 연간 1회 이상은 64.7%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의 매일 피해를 경험한다'는 응답도 2%였다.
피해 교사들이 겪은 어려움으로는 수업 진행 곤란이 52%로 가장 많았고, 심리적 고립감(50%), 불안과 두려움(48%), 구성원과의 관계 악화(46%) 등 순이었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전교조는 "특히 교사들은 가르침과 보호의 관계 속에서 마주해야 할 학생들로부터 피해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깊은 좌절과 심리적 상처를 호소했다. 나아가 학교 안팎의 여러 층위에서 반복되는 위협은 교사들의 안전과 일상을 전방위적으로 흔들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젠더폭력이 특정 개인의 경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직 사회 전반에 구조적 불안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번의 경험만으로도 교사의 존엄과 안전은 크게 위협하는데, 이러한 반복적 피해는 교사들을 늘 불안 속에 몰아놓고, 교육 활동 자체를 위축시킨다. 피해 빈도는 곧 교사들이 매일 마주하는 현실의 압박을 가늠케 하는 지표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이러한 상처가 방치된다면 학교는 더 이상 안전한 배움의 공간으로 기능하기 어렵고, 교육의 근본적 토대 자체가 무너질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도 했다.
전교조는 또 "관리자나 담당 교사에게 알린 경우(21.6%)과 외부 기관에 신고한 경우(7.8%)를 합해도 30%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현재의 신고·대응 체계가 교사들에게 신뢰받지 못하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낸다"며 "이러한 불신은 교사들을 더욱 고립시키고, 설령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대응은 단순한 소극적 선택이 아니라, 신고와 대응 체계의 구조적 결함과 학교 조직 문화 속에서 깊이 자리 잡은 회의감의 결과다"라며 "이로 인해 교사들은 자신의 안전과 권리를 지키기조차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되며, 문제 해결 자체가 사실상 막혀 있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제주 지역 전체 교사 대상으로 학내 성희롱·성폭력 전수조사 실시 △전수조사 결과 바탕으로 예방 대책 전면적으로 개선할 것 △관리자 대상 성인지감수성 및 2차 피해 예방 연수 강화 △학생 대상 연령.발달 단계에 맞는 성인지교육 시행 △성고충심의위원회 한계 개선 △독립적 신고·상담·지원 체계 마련 △24시간 즉시 대응 가능한 안심 신고체계 구축 △피해자 보호 최우선의 사안처리 매뉴얼을 마련해 처리 과정 투명하게 공유 △정기적 모니터링, 성과평가 체계를 구축 등을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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