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 울린 19세 소녀의 노래... '우리들의 발라드' 새로운 도전 성공할까?

김상화 2025. 9. 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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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SBS <우리들의 발라드> 2시간 40분 과감한 첫 회 편성... 기대 이상의 실력자 다수 등장

[김상화 칼럼니스트]

 SBS '우리들의 발라드'
ⓒ SBS
지난 2009년 엠넷 < 슈퍼스타K >의 등장 이래 주요 방송사들은 각종 음악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을 앞다퉈 마련하면서 노래 잘하는 유망주 찾기에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중 지상파 채널로선 SBS가 가장 독보적인 위치에서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제법 많이 선보인 바 있다.

2011년부터 약 7년에 걸쳐 방영된 < K팝스타 > 시리즈를 비롯해서 <더팬>(2019년), 일반인 출연진 중심의 <판타스틱 듀오> 시리즈 (2016~2022년)같은 예능은 이후 한국 대중 음악계를 대표하는 발군의 스타들을 다수 발굴하는 등 제법 소기의 성과를 거둔 프로그램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SBS는 K팝 유행에 발맞춰 <라우드> <유니버스 리그> <유니버스 티켓> 등 아이돌 서바이벌 중심으로 선회하는 방향 전환을 드러내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는데 올해 9월 다시 한번 보컬리스트 중심의 경연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3일 첫 방영에 돌입한 <우리들의 발라드>가 그 주인공이다.

1020세대 참가자, '탑백귀'를 사로 잡아라
 SBS '우리들의 발라드'
ⓒ SBS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들의 발라드>는 '발라드' 전문 오디션 예능으로 마련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장르 중 하나가 발라드였지만 이는 경연 과정에서 선택된 여러 종류의 음악 중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발라드만을 딱 떼어 놓고 경연을 펼친다는 게 최근의 대중음악계 속 케이팝 열풍이라는 시대 흐름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본선 경연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18.2세. 최고령자가 26살에 불과할 정도라는 점 또한 감정선을 중요시하는 발라드의 맛을 잘 살려 낼 수 있을지 궁금증을 더했다.

연예인 심사위원 9명과 자칭 '탑백귀'를 가졌다는 일반인 평가단 150명 등 총 159명이 동등하게 1표씩을 행사해 100명 이상의 선택을 받으면 합격,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첫날 무려 2시간 40분 가까운 '마라톤' 방영이 이뤄지면서 제법 큰 힘을 기울인 <우리들의 발라드>에선 제법 기대 이상의 참가자들이 현장과 TV로 지켜본 시청자들의 귀와 마음 모두를 사로 잡았다.

이유있는 임재범 노래 선곡 + 차태현의 오열
 SBS '우리들의 발라드'
ⓒ SBS
1020세대 젊은 감각의 참가자들은 개성 넘치는 선곡과 각기 다른 사연 속에 오디션의 문을 두드렸다. 카이스트 조기 입학생(이준석), 어린 시절부터 고 김광석의 음악만 파고 들었다는 고교생(이지훈), 뉴진스 하니 닮은꼴(송지우) 등 저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참가자들은 단숨에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그중 의외의 선곡과 빼어난 실력으로 단숨에 현장의 평가단을 사로잡은 인물도 등장했다. '19세 제주소녀'로 이름 붙여진 이예지 참가자가 그 주인공이었다. 오디션에서 무조건 선곡해선 안되는 곡으로 손꼽히는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무조건 임재범만 불러야 하는데..."라는 MC 전현무의 언급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예지는 놀라운 감정선 표현으로 단숨에 반전 분위기를 연출했고 그 결과 146명의 선택을 받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어린 시절 택배일을 하던 아버지의 트럭 안에서 무한 반복식으로 들었던 음악 중 하나를 들고 나온 이예지의 목소리는 평소 눈물이 없기로 유명한 차태현을 오열케 만들면서 다음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새로운 발라드 주역 찾아낼 수 있을까?
 SBS '우리들의 발라드'
ⓒ SBS
발라드 장르가 크게 빛을 내뿜은 시기는 1980~1990년대로 벌써 오래전 추억 속 이야기 마냥 멀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물론 지금도 발라드는 각종 음원 순위 상위권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음악이지만 '공장식 양산형 발라드'라는 비아냥 내지 비판의 목소리가 적잖게 쏟아지는 냉정한 현실이 공존하고 있다.

자연스런 감정선의 표현 대신 과도한 기교 남발 등으로 인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발라드 명인의 계보와는 상당 부분 거리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SBS는 '발라드 오디션'이라는 제법 의외의 내용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그 결과 몇몇 참가자들은 "요즘 친구들도 발라드를 부르고 듣나?"라는 생각을 가질 법한 기성 세대의 선입견을 단숨에 허물었다,

한순간에 듣는 이들의 마음까지 사로 잡는 의외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우리들의 발라드>는 제법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160분 분량 편성의 전개 과정이 살짝 지루함을 안겨주는 등 구성 측면에선 일부 아쉬움이 공존했지만 참가자들의 진솔한 노래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시킨다.

이날 방송 전반부 연예인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박경힘은 "발라드는 듣는 사람의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발라드가 오랜 기간 사랑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나의 옛 추억과 감성이 소환되었기 때문이다.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부터 다양한 사람들의 감정을 노래 한 곡에 담을 수 있는 장르가 발라드 아니던가. 그 기억을 이어갈 새로운 젊은 목소리의 탄생에 큰 기대를 걸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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