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재난사태 해제에도 여전히 불안한 강릉 민심... 왜?
[진재중 기자]
강원도 강릉시 오봉저수지 전망대에 서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 내린 비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빠르게 회복됐다. 한때 11%까지 내려갔던 저수율은 60%를 넘겼고, 검 붉게 얼굴을 내밀었던 바닦은 불어난 물에 잠겨 자취를 감췄다. 시민들은 모처럼 안도의 숨을 내쉬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을 지우지 못한다.
"내년엔 괜찮을까?"
할아버지 한 분이 던지는 안도와 불안의 외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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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봉저수지 안도와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강릉시민들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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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관령 강릉은 백두대간을 품고있는 대관령, 삽당령, 닭목령 등 산간 계곡이잇어 수자원이 풍부한 도시다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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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릉지역 저수지 저수율. 삼교·경포·언별·옥계저수지는 22일 오후 9시현재, 저수율이 100%를 넘고 있다. |
| ⓒ 진재중 |
강릉의 가뭄 대응은 매년 제한급수와 절수 캠페인에 머물고 있으며, 대체용수 확보나 다목적댐 건설 같은 근본 대책은 수십 년째 진전이 없다. 결국 지역 갈등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도암댐에만 의존해 온 것이다.
"비만 오면 해결된다"는 안이한 인식도 문제를 키웠다. 실제로 이번에도 지난 17일부터 내린 100㎜가 넘는 집중호우로 저수율이 급격히 반등했다.
마른장마, 돌발가뭄, 기록적 폭염과 폭우 등은 기후위기의 한 단면으로, 시민들은 앞으로 이러한 극단적 현상이 더 잦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강릉 포남동에 거주하는 이재영(52)씨는 단수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는 수돗물 한 방울이 금보다 귀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서해와 남해안은 폭우로 피해를 입는 동안 동해안은 여전히 가뭄에 시달리는 현실이 예사롭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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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닥을 드러내 강릉시민을 위기에 빠트렸던 오봉저수지 |
| ⓒ 진재중 |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용 저수지 관리에 집중했으나 식수 확보와는 연결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가뭄 예보를 제공했지만 실제 대응을 지휘할 권한은 없었고, 행정안전부는 재난관리 주무부처임에도 소방차를 통한 급수 지원 정도에 머물렀다.
결국 국방부가 군용 급수차와 헬기를 투입하고, 해양수산부 소속 해경 경비정까지 동원되는 총력전이 펼쳐졌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강릉 가뭄은 많은 인력과 장비가 투입됐음에도 시민들이 필요한 물의 절반가량만 공급되는 한계를 드러냈다. 관리 주체가 분산돼 있어 재난 상황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통합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뼈저리게 드러난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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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용헬기까지 동원, 오봉저수지에 물을 공수했다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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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에 소방차가 북강릉운동장에 집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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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에 400여대 이상 물수차가 동원돼 오봉저수지에 물을 공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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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릉시 청사 물부족사태로 강릉시의 행정부재와 물관리 정책의 문제점이 노출됐다. |
| ⓒ 진재중 |
강릉은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관광도시이지만, 정작 시민들의 식수는 늘 부족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관광객까지 몰리며 시민들이 쓰는 물보다 더 많은 수요가 발생한다. 강릉의 가뭄 문제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이 함께 고민해야 할 '대한민국의 물 문제'다.
다행히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려 일시적인 숨통은 트였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임시방편적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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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관령에서 바라본 강릉 산과 바다와 호수가 어우러져 살기좋은 도시로 알려졌던 강릉, 도시 이미지를 물 관리정책의 부재로 많은 오점을 남겼다.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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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봉저수지 강릉의 87%의 물을 공급하는 물 저장고, 저수율이 60%를 넘기고 있다 |
| ⓒ 진재중 |
가뭄 재난사태가 잠시 풀리는 듯 보이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앞으로 또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어쩌나"라는 질문은 단순한 우려가 아니다. 이는 강릉이 더 이상 '비만 바라보는 도시'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요구이며, 근본적인 물 관리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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