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술파티 없었다" 박상용 검사...의심스러운 정황 세 가지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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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회유를 위해 '연어 술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과 관련, 해당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현 법무연수원 교수)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 남소연 |
특히 그는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2023년 4말 5초에 국정원 문건을 한번 보자고 했다"면서 "국정원 문건이 대북송금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됐다. 국정원 문건 후 (이화영의) 자백이 시작됐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범으로 적시된 이 전 부지사 대북송금사건(외환거래법 위반 혐의)을 두고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됐다"라고 누차 강조했다.
법무부 조사결과는 명백한 거짓이며, 대북송금사건 관련 공범으로 적시된 이 대통령의 혐의 역시 여전히 유효하고, 이를 입증할 핵심 증거가 국정원 문건이라는 주장이다. 그의 말은 모두 사실일까?
①쌍방울 법인카드 내역 ②국정원 비밀문건 ③김성태 진술 등을 통해, 박 검사 주장을 따져봤다.
[쟁점①] 법무부 조사 결과 "외부 음식 반입과 음주 확인"
박 검사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개혁 입법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이화영·김성태 등 피의자와 검사실에서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신 적이 없으며, 수사과정에서 특별 대우나 외부 음식 반입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 검사의 문답 내용이다.
- 김기표 의원 : "세 명(김성태·방용철·이화영)과 식사를 한 적은 있나?"
- 박상용 검사 : "식사를 했다기보다 수사 초기 어수선할 때 식사를 하며 면담을 한 적이 두 번 정도 있었다. 교도관들이 옆에서 식사를 못 하고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는 그렇게 하지 못하게 했다."
- 김기표 : "술은 같이 마신 적이 없나?"
- 박상용 : "네. 없다."
- 김기표 : "외부 음식을 반입한 건가?"
- 박상용 : "피의자의 돈이 아니라 수사 비용으로 샀다. 검사, 수사관, 교도관 모두 같은 메뉴였다."
그러나 지난 11일 법무부 자체 조사한 결과는 박 검사의 진술과 다르다. 법무부는 2023년 5월 17일, 수원지검 1313호(박 검사 방) 영상녹화실에서 검사·피의자들이 연어회덮밥 및 연어초밥으로 저녁식사를 하면서 소주를 마신 정황을 교도관 등의 진술과 출정일지 등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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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회유를 위해 '연어 술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과 관련, 해당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현 법무연수원 교수)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서영교 의원이 제시한 자료를 보며 답변하고 있다. |
| ⓒ 남소연 |
2023년 5월 29일 오후, 수원지검 앞 'OO연어 광교점'에서 4만 9100원이 결제됐다. 이는 이 전 부지사의 연어술파티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검찰출정일지'에 따르면, 이날 이화영·김성태·방용철 세 사람은 수원지검에 나와 오후 2시부터 9시1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세 사람은 구치소에서 오후 1시 33분에 나와 9시 43분에 복귀했다.
이화영·김성태·방용철 세 사람이 하루 7시간 이상 집중적으로 동시에 출정한 그해 5월 10일, 17일, 19일, 22일, 23일, 24일, 26일, 31일과 6월 2일, 9일, 18일, 21일, 22일에 수원지검 인근에서 쌍방울 법인카드가 사용됐다. 주된 사용처는 햄버거집, 수제비전문점, 연어식당, 육회식당, 쌈밥집, 남도음식전문점, 카페, 주차장 등 다양하다. 해당 카드는 김 전 회장 등이 수원구치소로 돌아가면 서울 용산 쌍방울 본사 부근에서 다시 사용되는 패턴을 보였다. 2023년 5월 19일에는 수원구치소 앞에서 사용된 뒤 그날 밤 10시 14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고급 술집에서 300만 원이 결제되기도 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2024년 4월 4일 법정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수원지검에 조사를 받으러 출정했을 때) 쌍방울에서 심부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김성태가 연어를 먹고 싶다고 해서 연어를 깔아놨더라. 성찬이었다. 구치소 내에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회덮밥도 있었다."
[쟁점②] "국정원 문건 보고 이화영 자백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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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회유를 위해 '연어 술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과 관련, 해당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현 법무연수원 교수)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 남소연 |
2023년 6월 비공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블랙요원 김씨는 쌍방울이 북한에 전달한 200만 달러의 성격에 대해 "북미회담 참석 거마비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이는 검찰이 주장하는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대납'과 명백히 상충되는 내용이다.
- 검사 : "증인이 알아본 이 자금(북측 김성혜가 요구한 200만 달러)의 성격은 무엇으로 특정이 되었는가요?"
- 국정원 블랙요원 김씨 : "특정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첫 번째로 제가 생각했던 것은 (2018년) 11월 말에서 12월에 북미회담을 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그들이 회담을 참석하려고 할 때 움직일 수 있는 거마비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로서는 이해가 안 되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돈을 자꾸 요구하는 것은 통전부 측에서 중대한 임무를 띠고 어디론가 움직이려고 하는 게 아닌가라고 예측을 했었고요."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2019년 2월 1일 국정원 2급 비밀 문건 '○○96○○(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종결 계획'에 따르면, "○○96○○ 주변 인물(쌍방울 오너 김성태)의 주가조작 및 국정원 연루 의혹 제기 가능성에 따른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종결(1.30)"이라고 명시됐다. 해당 문건에는 "나노스 주가는 ○○96○○의 이사 취임,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 영입 등 대북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며 "나노스 주가는 1월 초 1천 원 선에서 1월 24일 9천 원 선으로 상승"이라고 적혀있다. 즉, 안 회장과 주가 부양 내지 조작 의혹이 있는 쌍방울그룹 사이의 불투명한 유착이 국정원이 안 회장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의미다.
실제 해당 문건이 작성되기 2주 전인 2019년 1월 17일, 쌍방울그룹은 중국 심양에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대북 사업 협약을 체결한다. 안 회장은 이로부터 이레 뒤인 2019년 1월 24일에 나노스 이사로 취임한다.
박 검사의 주장과 달리, 국정원 문건은 오히려 쌍방울과 안부수의 불투명한 유착, 쌍방울의 주가조작 가능성을 경계하는 내용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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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24년 7월 1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위반,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착잡하다"고 말했다. |
| ⓒ 이정민 |
검찰은 이 전 부지사 1심 선고 닷새 뒤(6월 12일)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다.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2019~2020년 이 전 부지사, 김 전 회장과 공모해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도지사 방북 의전비용 300만 달러를 쌍방울 측이 북한에 대납하게 했다는 혐의다.
문제는 검찰 공소사실의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성태 전 회장은 지난 11일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이재명과 공범 관계가 아니다", "직접 들은 적도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김성태-이화영-이재명'의 공범관계에서 '김성태-이재명' 사이의 연결고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셈이다.
국회에 출석한 박상용 검사는 국회의원의 질의에 비꼬는 대답을 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실상은 그의 증언과 법무부 조사, 국정원 증언과 비밀문건, 쌍방울 법인카드 결제내역, 사건 관계인들의 직접적인 진술 등 객관적 증거가 상충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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