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100만개" 대박 났다…아이유도 빠져든 '마흔살 과자'

노유림 2025. 9. 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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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림 롯데웰푸드 비스킷마케팅팀 담당과 박영진 롯데웰푸드비스킷마케팅팀 팀장. 칸쵸 출시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칸쵸 표면에 이름을 새기자는 노 담당의 아이디어가 제품 출시 2주 만에 초도물량 100만개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사진 롯데웰푸드

“처음에는 ‘사랑해’‘고마워’ 같은 긍정적 단어나 지역별 문화재 그림을 칸쵸에 넣자는 의견도 있었어요. 하지만 다양한 이름을 새겨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자고 의견이 모아졌죠.”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은 롯데웰푸드의 초콜릿 과자 ‘칸쵸’. 이 칸쵸에 이름을 새기자는 아이디어를 낸 노혜림 롯데웰푸드 비스킷마케팅팀 담당의 얘기다.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웰푸드 본사에서 만난 노 담당은 “제품 기획을 1년 전부터 준비했다”며 “소비자 한 명 한 명에게 추억을 주고 싶어 흔한 단어 대신 이름을 넣는 기획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40주년 기념 칸쵸의 인기가 뜨겁다. 오랜 기간 소비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평범한 제품이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특별함을 더해 소비자들의 폭발적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칸쵸 과자 낱개에 총 504개의 이름과 90개의 하트 모양을 무작위로 새겨 넣은 게 주효했다.

노혜림 롯데웰푸드 비스킷마케팅팀 담당이 본인의 이름과 하트가 인쇄된 칸쵸를 들고 있다. 사진 롯데웰푸드

이름은 공식 캐릭터 이름 4개(카니·쵸니·쵸비·러비)와 2008년부터 2025년까지 태어난 신생아 이름 중 국내에서 많이 등록된 순으로 500개를 뽑았다. 칸쵸는 메탈 스크린이라는 특수한 판에 식용 잉크를 묻힌 후 반죽에 그림을 새기는 ‘스텐실 기법’으로 제조 되는데, 한 번에 최대 594까지만 다른 디자인을 넣을 수 있어 이름 수가 제한됐다.

롯데웰푸드는 40주년 기념 칸쵸를 출시한 후 11월 16일까지 ‘내 이름을 찾아라’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칸쵸 인증샷을 해시태그 ‘#칸쵸이름찾기’와 함께 SNS에 게시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주는 것. 하지만 SNS에서는 이벤트와 별도로 칸쵸에서 원하는 이름 찾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는 지난 20일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은’이 새겨진 칸쵸를 찾기도 했다.

아들 이름 칸쵸를 찾는 숏폼(짧은 길이 영상)을 올린 정병희(32)씨는 “아내와 함께 아들 이름인 ‘지안’이 적힌 칸쵸를 찾으려 3박스 넘게 구매했다”며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 이름을 찾는 재미도 있고 먹는 재미도 있어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씨가 올린 영상은 4일 만에 조회수 약 56만회를 기록했다.

정병희씨는 아들 이름인 '지안'이 새겨진 칸쵸를 찾기 위해 칸쵸를 3박스 이상(약 15봉지) 구매했다고 밝혔다. 사진 독자제공


롯데웰푸드는 일주일에 이틀만 가동하던 칸쵸 생산라인을 현재 주 6일로 늘렸다. 초도물량 100만개 이상이 2주 만에 완판됐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는 9일부터 22일까지 칸쵸 일평균 판매량이 지난달 대비 425.2% 늘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11일부터 22일까지 칸쵸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달 대비 754.5% 급등했다고 전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ㅇ(이응)과 ㅁ(미음)처럼 비슷한 자음은 번짐이 쉽고, 받침이 있는 이름은 반죽이 구워졌을 때 처음 형태를 유지하는 게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출시 직전에는 개발팀이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제조 공장에서 며칠간 숙식하며 인쇄 상태를 체크했다. 노 담당은 “소비자 반응이 좋아 공장장께서 팔을 걷어붙이고 생산에 힘을 쏟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진주 인하대 소비자학과 겸임교수는 “이름이 들어간 제품은 희소성이 있고 개인의 소장 욕구를 충족시켜 소비를 특별한 경험으로 여기게끔 한다”며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한정판 제품을 선물할 수 있게 하는 등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을 시도한다면 관심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진 롯데웰푸드 비스킷마케팅팀 팀장은 “칸쵸에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이름을 새기거나 영어·일본어 이름 등 글로벌 소비자를 위한 기획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노유림 기자 noh.yu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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