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잘못됐지만 내겐 최선" 딸까지 데리고 불륜 상대 만난 아내

이준목 2025. 9. 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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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이준목 기자]

▲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 MBC
예민보스 아내와 무덤덤 끝판왕 남편, 감정표현의 차이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9월 22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무지개 VS 무채색, 무무부부'편이 그려졌다.

윤현성-이은정 부부는 결혼 6년 차의 30대 커플이었다. 사연을 신청한 아내는 "남편과 소통이 너무 안된다. 너무 빨리 결혼해서 서로를 잘 몰랐던 게 아닌가 싶다. 서로의 다른 점과 잘못된 점을 상담받고 싶다"고 밝혔다.

갑자기 폭발한 아내, 당황한 남편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최근 유방암 수술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아내는 "결혼생활이 더 울적해서, 상대적으로 투병이 덜 울적하다"는 의외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아내는 "남편과 감정적 교류가 되지 않는다"는 고민을 밝혔다. TV드라마를 보면서도 과몰입할 정도로 감정표현이 풍부한 아내와는 대조적으로, 남편은 무뚝뚝하고 감정기복이 적은 성격이었다.

아내는 가사조사 촬영을 위하여 방문한 제작진들을 혼자 맞이했다. 다수의 제작진 방문에 긴장한 아내는 남편에게 전화하여 집에 와줄 수 있냐고 요청했지만, 남편은 근무중이라 갈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런데 아내는 통화 직후, 갑자기 감정이 폭발하여 남편에게 메시지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남편은 영문을 모르고 아내의 10분 넘게 계속된 갑작스러운 메시지 비난 폭탄에 당황스러워했다.

하지만 남편이 퇴근하고 귀가하자, 그새 또 기분이 풀린 아내는 몇 시간 전 날 선 비난 문자들을 쏟아낼 때와는 달리 다시 밝은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남편은 극과 극을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아내의 감정기복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내는 남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이유에 대하여 "감정기복이 아니라 혼자 해결하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내는 "'이 감정 이제 치우자. 나 스스로 풀었다'고 생각했다. 제 딴에는 노력한 건데, 남편은 감정기복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남편은 "아내가 갈등이 있을 때마다, 이혼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아내는 "말보단 글이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라서"라고 메시지를 애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끊임없는 메시지 폭탄과 이혼요구가 "제게는 싸움을 거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현저한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 MBC
오은영은 "아내는 마음의 연결이 중요한 사람이다. 제작진이 방문한 날, 당황스러운 마음을 남편에게 기대려고 했다. 하지만 남편이 근무중이라 정말 바빠서 거절한 건데도, 아내의 반응은 '내가 보호받지 못하네?', '외롭네', '나는 불행하네?'라는 감정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남편이 퇴근했을 때는 아내가 스스로 감정 정리가 끝난 상황이라 다시 남편을 웃으며 반길 수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와 메시지 폭탄을 받은 이후 복잡한 마음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아내의 180도 달라진 반응에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 아내는 남편을 경찰에 신고한 일도 여러 차례였다. 남편은 과거에 음주상태에서 아내에게 폭력적인 언행을 저질렀던 사건이 있었다. 남편은 해당 사건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이후로는 더이상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편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은 아내는 이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남편의 모습을 촬영해놓는 게 습관이 됐다고.

부부는 주차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도중, 아내가 남편이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경찰을 불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내가 직접 증거로 촬영한 해당 동영상에서, 아내의 주장과 달리 남편이 언성을 높이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부부의 딸은 엄마가 아빠를 신고하여 경찰까지 출동한 모습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오은영은 "아이가 보기에는 '아빠가 범죄를 저질렀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아이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정말로 좋지 않다"면서 아내의 선을 넘는 행동을 질타했다.

아내 "외도가 옳은 행동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최선"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의 한 장면.
ⓒ MBC
놀랍게도 아내는 남편과 헤어지기 위하여 '외도'까지 저지른 충격적인 사실을 거리낌없이 털어놓았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과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다가, 외도 상대를 만나게 되면서 마음이 흔들렸다. 이렇게 안하면 이혼이 안될 것 같았다"며 이혼소송에서 '유책 배우자'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감수하겠다고 당당한 반응을 보였다.

소송까지 불사하여 이혼을 고민하던 남편이 끝내 마음을 돌린 이유는 자녀 때문이었다. 남편은 "엄마를 용서해달라"는 딸의 부탁에 마음이 흔들렸다고 고백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아내는 "외도가 옳은 행동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최선이었다"며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아내는 불륜 상대와의 만남 자리에 아이까지 데리고 나간 사실이 밝혀졌다. 남편이 아내의 외도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도 "엄마가 남자친구랑 어디 다녀왔다"는 아이의 증언 때문이었다.

정색한 오은영은 "아내가 남자친구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았더라도, 아이는 이미 눈치껏 알고 있었던 거다. 나쁘게 말하면 '외도하려고 애까지 데려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이한테는 정말 못할 짓이고, 아이에 대한 '정서적 학대'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아내의 무개념 행동에 일침을 놓았다.

또한 아내는 가사조사 촬영 중 돌연 제작진에게 메시지를 보내 일방적으로 촬영 중단과 제작진 철수를 요청했다. 당황한 남편과 제작진은 사라진 아내를 찾아다녔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잠시 후에 스스로 나타난 아내는 제작진 앞에서 그동안 남편에 대한 서운함을 털어놓으며 울분을 터뜨렸다.

아내는 남편이 나타날 때마다 깜짝 놀라게 된다며 "이런 모습을 아무한테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내가 또 노력해야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저를 힘들게 한다. 남편의 과거 폭언, 폭행 때문에 겁을 먹으면서 지내는 상황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아내의 넋두리는 또다시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결론으로 끝났다.

아내는 갑작스럽게 화를 내고 촬영을 거부한 이유에 대하여, "전날 남편과 다툼 후 감정이 풀리지않았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하는 남편이 보기 싫었다"고 밝혔다.하지만 이번에도 당시 촬영된 영상에서는 남편이 무언가 아내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언행을 하는 장면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남편이 먼저 대화를 시도해도 거부하고 냉랭한 반응을 보인 것은 아내였다.

오히려 남편은 아내에게 개인적인 상처였던 아픈 가정사까지 고백했지만, 정작 아내는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남편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면서 아내의 막말에 더 큰 상처만 받았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촬영 거부 당일날, 아내가 제작진 앞에서 남편을 마구 비난하다가 급기야 시댁에 대한 비하와 험담으로까지 번지자, 묵묵히 듣고만 있던 남편도 끝내 참지 못하고 "선을 넘지 말라"며 폭발했던 것이다.

남편은 이처럼 꽉막힌 부부의 소통에도 불구하고 이혼하지 않은 진짜 이유에 대하여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서 그랬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아내는 "이해가 안 간다. 남편이 그런 마음이 진심이라면, 남편의 행동들이 더 이해가 안 간다"며 여전한 불신을 드러냈다.

오은영은 "남편의 감정이 '무채색'이라면 아내의 감정은 '무지개'다. 상대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내는 마음의 연결이 안 된다고 느끼면 불행과 외로움을 느낀다. 아내가 남편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해주면 나을 텐데, 아내가 이상하게 우회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측면이 있다. 아내는 거절당할까 제대로 표현도 못 하고, 거절당하면 모든 게 무너져 내리는 것"이라며 소통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부부를 위한 최종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아내를 위하여 "남편에게 본인의 마음을 정확하게 설명해줄 것"을 당부했다. "남편은 상대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성격이 아니다. 그런데 아내는 본인의 감정 상태에 대해서 정확한 이야기를 안 해준다. 부부가 오랜 시간 이런 식의 소통을 해왔을 것이다."

리액션과 공감이 서툰 남편에 대해서는 '아내와의 감정적 거리 좁히기'를 제안하며 "처음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에 나아가 상대의 감정에 보조를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본인은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아내에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부는 서로에 대한 진심을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편은 "두렵게 하고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앞으로 많이 노력해서 바뀌어나갈테니까 조금 더 지켜봐줘"라고 고백했다. 아내는 "감정소통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외도했던 건 두고두고 평생 사과하고 무지개처럼 당신 옆에 있어 줄게요"라고 화답했다. 오은영과 패널들은 부부가 새롭게 출발하는 행복한 결혼생활의 시작점이 되기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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