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승 주역' 김하경, 다시 찾아온 주전 기회

양형석 2025. 9. 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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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2일 컵대회정관장과의 조별리그에서 3-1 역전승 견인

[양형석 기자]

기업은행이 정관장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컵대회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22일 여수 진남 체육관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와의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16-25, 25-20, 25-22, 25-20)로 승리했다. 신예들을 주전으로 내세웠다가 첫 세트를 손쉽게 내줬던 기업은행은 2세트 중반부터 주전들을 차례로 투입해 경기 흐름을 바꾸면서 기분 좋은 역전승을 만들었다.

기업은행은 육서영이 28.03%의 점유율을 책임지며 17득점을 기록했고 '미들블로커 콤비' 이주아와 최정민도 블로킹 6개를 포함해 28득점을 합작하며 중앙을 든든하게 지켰다. 이적 후 첫 공식 경기를 치른 베테랑 임명옥 리베로는 24개의 디그를 기록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그리고 2세트 중반 교체 투입된 김하경 세터는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경기 흐름을 기업은행 쪽으로 가져오며 역전승을 견인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아시아쿼터 세터에게 밀렸던 김하경 세터는 2년 만에 다시 주전 기회를 잡았다.
ⓒ IBK기업은행 알토스
세터 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기업은행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정규리그 상위권에 올랐던 세 팀은 확실한 주전 세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통합 우승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이다영(샌디에이고 모조) 이탈 후 세 시즌 동안 세터 문제로 고전하다가 2024년 6월 트레이드를 통해 이고은 세터를 영입했다. 이고은 세터는 특유의 빠르고 안정된 플레이로 흥국생명의 공격진을 이끌며 흥국생명의 5번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 시즌 1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흥국생명과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벌이며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한 정관장에는 염혜선이라는 듬직한 주전 세터가 있었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기업은행을 거쳐 2019년부터 정관장 유니폼을 입은 염혜선은 7개 구단 주전 세터 중 최고령(1991년생)임에도 지난 시즌 정관장의 주전 세터이자 정신적 지주로 맹활약하며 챔프전 준우승을 이끌었다.

2023-2024 시즌 통합 우승을 비롯해 최근 세 시즌 연속으로 봄배구 무대를 밟았던 '전통의 강호' 현대건설에는 김다인이라는 '대기만성 세터'가 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4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김다인은 프로 입단 후 세 시즌 동안 단 6경기 출전(V리그 기준)에 그쳤다가 2020-2021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고 지금은 국가대표이자 현대건설의 '대체불가 주전세터'로 성장했다.

반면에 기업은행은 2021년 이른바 '조송화 무단 이탈 사태' 이후 최근 네 시즌 동안 세터 문제로 크게 고전했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이름을 날렸던 김호철 감독조차도 기업은행의 세터난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기업은행은 2023-2024 시즌부터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세터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아시아쿼터 역시 기업은행의 세터 고민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 못했다.

2023년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던 태국 국가대표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지만 지난 시즌 미국에 진출하며 기업은행과 결별했다. 지난 시즌에 활약했던 중국 출신 세터 천신통은 기업은행에 적응할 무렵 발목 부상을 당하며 토스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중국으로 돌아갔다.

교체 투입 후 경기 흐름 바꾼 김하경

지금은 배구부가 없어진 안산 원곡고 출신의 김하경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로 기업은행에 입단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했던 김하경은 당장 성적을 내야 했던 기업은행에서 김사니와 이고은, 염혜선, 이나연 같은 선배들에 밀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20년에는 이나연이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건설로 이적했지만 기업은행은 곧바로 FA 조송화를 영입하면서 세터 자리를 채웠다.

그렇게 프로 입단 후 7시즌 동안 웜업존을 지키며 인고의 시간을 보낸 김하경은 2021-2022 시즌 조송화가 무단 이탈 사태로 방출되면서 시즌 도중에 주전 기회가 찾아왔다. 김하경은 2022-2023 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기업은행의 주전세터로 활약했지만 아직 주전 세터를 맡을 만큼 경력이 쌓이지 않았다. 결국 기업은행은 2023-2024 시즌부터 김하경 대신 아시아쿼터를 주전 세터로 활용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지난 4월에 열린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 지명권으로 세터가 아닌 호주 출신의 아웃사이드히터 알리사 킨켈라를 지명했다. 여기에 FA와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흥국생명과 수원시청에서 활약했던 박은서 세터를 영입했을 뿐, 눈에 보이는 확실한 세터 보강은 없었다. 이는 곧 지난 두 시즌 동안 웜업존에서 절치부심했던 김하경 세터에게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는 뜻이다.

기업은행은 22일 정관장과의 컵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김하경이 아닌 2년 차 신예 최연진을 주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최연진은 코트 위에서 기복을 보였고 김호철 감독은 2세트 중반부터 주전 세터 김하경을 투입했다. 그리고 김하경은 이날 세트당 12.33개의 세트를 성공시키며 기업은행의 역전승을 주도했고 특히 미들블로커 이주아와 최정민을 적극 활용하며 공격을 다양하게 분산했다.

기업은행은 신예 최연진과 전수민이 출전했던 1세트를 쉽게 내줬지만 김하경과 이소영이 들어간 2세트부터 경기 흐름을 뒤집으며 짜릿한 역전승으로 컵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기업은행은 V리그가 개막하면 지난 시즌 득점 2위 빅토리아 댄착과 193cm의 장신 공격수 킨켈라까지 합류한다. 이는 5시즌 만에 봄배구 진출을 노리는 기업은행의 주전세터 김하경이 토스할 수 있는 선택지가 더욱 다양해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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