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다 해외 가겠죠"…황금연휴 되레 '쪽박 악몽' 덮쳤다
문 열어도, 안열어도 걱정
서울 마포구에서 3년째 소품샵을 운영 중인 김민지(29)씨는 이번 추석 연휴 초반 하루이틀만 영업하고 나머지 기간은 가게를 닫을 계획이다. 명절 연휴마다 거의 예외 없이 영업을 해왔지만 이번 추석이 유난히 길어 해외여행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서다. 김씨는 “서교동 상권은 휴일에 더 활성화되지만, 연휴가 길 때는 오히려 거리가 썰렁해져 장사가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달 3일부터 최대 10일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자영업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긴 연휴 동안 해외여행 수요가 커지면서 소비가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내수 진작에 나섰지만, 긴 연휴 기간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오히려 지갑을 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명절 등 긴 연휴에는 해외여행 수요가 더욱 집중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9월 13일~18일) 때 인천공항을 통한 해외 여행객은 120만4000명으로 집계돼 당시 추석 연휴 이용객 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설 연휴(1월 24일~2월 2일)에도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217만6469명으로, 전체 이용객(214만1000명)의 99.3%에 달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6월 발표한 ‘임시공휴일 지정의 명암’보고서도 긴 연휴가 내수 진작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안중기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1월 2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 설 연휴가 3일에서 6일로 크게 늘어났다”며 “그 결과 1월 해외 관광객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내수 진작을 위한 국내 관광은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해외관광객은 약 297만3000명으로 직전 달 대비 9.5%, 지난해 동월 대비 7.3% 증가했다. 월 단위를 기준으로도 1월의 해외 관광객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신용카드(비씨카드·신한카드) 사용액 기준 올해 1월 내국인의 국내 관광 소비 지출액은 약 3조원으로, 직전달 대비 7.4%, 지난해 동월 대비 1.8% 감소했다. 이번 추석이 설보다 연휴가 긴 만큼 자영업자들은 국내 소비가 설 명절보다도 저조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전 대덕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지원씨는 “경기가 안 좋으니 황금연휴에도 가족 단위 손님이 줄었다”라며 “이번 추석 역시 가게를 열어도 장사가 잘될 것 같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임대료 등 고정 지출이 큰 탓에 장기간 휴업도 쉽지는 않다. 서울 광진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53)씨는 추석 연휴에 가게를 열긴 하지만 큰 기대는 없다. 정씨는 “월세, 공과금 등을 합치면 한 달에 250만원이 기본으로 나간다”며 “배달 위주로 영업할 계획이지만 ‘명절 할증’ 배달 수수료 등 부가 지출이 늘어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는 명절 자금 43조2000억 원을 공급하고, 추석 연휴 동안 내수 활성화를 위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역사랑상품권 확대 발행 등 소비 진작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추가적으로 필요한 소상공인 지원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유림 기자 noh.yu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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