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하늘 아래서, 낯선 사람과 '붓'으로 만나다

박수정 2025. 9. 22. 12: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잠시 멈춰 서서, 마주한 풍경을 그리는 시간.

이 기록이 누군가의 기억 속 풍경과 닿기를 바랍니다.

낯선 이들과도 붓끝 하나로 연결되는 진풍경이었다.

본부석에서는 기념품으로 제공된 스케치 도구를 받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고, 초행인 이들은 긴장감 속에서도 팀 깃발을 따라 자리를 배정받고 나면 금세 도시 풍경과 하나가 되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심 스케쳐 1000여 명이 그려낸 풍경들... 푸른 하늘 아래 함께 나눈 '오늘의 서울'

잠시 멈춰 서서, 마주한 풍경을 그리는 시간. 이 기록이 누군가의 기억 속 풍경과 닿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도시도 언젠가 제 스케치북 안에서 만나게 되길 바라며. <기자말>

[박수정 기자]

▲ 여의도공원 인라인대여소 쪽에서 바라본 풍경을 스케치하다 어반스케쳐스 서울과 현대백화점이 공동 주최한 'Sharing Happy Moments in 서울' 빅스케치 행사에 직접 참여하여 그린 기자의 그림
ⓒ 박수정
지난 20일, 어반스케처스 서울(USk Seoul)과 현대백화점이 함께한 정기모임(아래 정모)이 여의도 일대에서 열렸다. 'Sharing Happy Moments in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서울 뿐 아니라 전국 27개 도시에서 모인 어반스케쳐들과 현대백화점 고객이 함께한 대규모 빅 스케치 콜라보였다.

총 1000명에 달하는 참가자 중 어반스케쳐스의 참여율은 85% 이상에 달했다. 전시 작품으로 제출된 스케치만도 300점에 이르렀다. 예상보다 일반 고객 참여는 적었지만, 스케쳐들의 뜨거운 열기가 현장을 가득 채웠다.

서울의 한 날, 수백 개의 시선이 그린 하나의 기억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건 날씨였다. 행사 전날까지 이어지던 잔잔한 빗줄기는 어느새 그치고, 여의도 하늘은 거짓말처럼 맑게 갰다. 푸른 하늘 아래 스케쳐들은 저마다 자리를 찾아 도시를 그려나갔다.

한강변 잔디밭에 앉아 피크닉하듯 여유롭게 스케치하는 이들도 있었고, 고층 빌딩의 반사광을 포착하려 도심 골목을 누비는 이들도 있었다. 스케쳐마다의 시선은 달랐지만, 그 안에 담긴 '오늘의 서울'은 하나였다.
‘Sharing Happy Moments in 서울’
ⓒ 박수정
현장 곳곳에서는 서울과 지역, 혼자 온 참가자와 그룹 스케쳐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적힌 스티커를 명함처럼 나누고, 스케치북을 펼쳐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며 "와, 이 장면을 이렇게 그릴 수 있구나!" 감탄이 오갔다. 낯선 이들과도 붓끝 하나로 연결되는 진풍경이었다.

본부석에서는 기념품으로 제공된 스케치 도구를 받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고, 초행인 이들은 긴장감 속에서도 팀 깃발을 따라 자리를 배정받고 나면 금세 도시 풍경과 하나가 되었다. 행사는 3부제로 운영되어 혼선을 줄였고, 무엇보다 큰 사고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되었다는 점에서 주최 측의 세심함이 돋보였다.

행사 후반, 참여자들이 제출한 작품 300여 점은 전시를 위해 현대백화점 측에 잘 정리되어 전달되었다. 작품들은 오는 10월 말 또는 11월 초, 더현대 서울의 전시 공간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 전시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닌, 하루 동안 수백 명이 그린 '서울의 기억'이자 '도시의 기록'이 될 것이다.

한참을 걷고 그리고 나서 바닥에 펼쳐진 스케치들 앞에 앉았다. 어디서 왔는지, 언제부터 그렸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 많은 사람들이, 단지 그림 하나 그리고 싶다는 이유로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명함 대신 스티커를, 경쟁 대신 감탄을, 그림 대신 마음을 나눈 시간. 행사 제목처럼, 정말 행복한 순간을 나눈 하루였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