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클릭 한 번이 불러온 재앙, 정치와 경찰의 오판 그리고 폭발한 광란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에선 개봉하지 못했으나 2012년에 북미에서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1억 달러가 넘는 흥행 대박(제작비는 10만 달러 전후)을 이룩한 영화가 있다. 제목만으로는 도통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 프로젝트 X >가 그 작품인데, 어느 고등학생이 부모님 출타를 틈 타 집에서 생일 파티를 하려다가 족히 1000명 되는 인원이 몰려 쑥대밭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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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현실판 프로젝트 X> 포스터. |
| ⓒ 넷플릭스 |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컬렉션 시리즈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중 < 현실판 프로젝트 X >가 당시로 우리를 데려간다. 네덜란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생일 파티, 16살 여자아이의 생일 파티 페이스북 초대장으로부터 시작된 대형 사건, 네덜란드를 발칵 뒤집어 놓은 초대형 이슈. 심각했겠으나 들여다보는 건 재밌을 것 같다.
작은 마을에 몰려든 35만 명의 10대들
2012년 당시 네덜란드 하런의 16살 여자아이 메르터는 애초에 소소한 생일파티를 바라고 초대장을 발송한다. 하지만 '퍼블릭'에 클릭하고 만다. 만인이 볼 수 있다는 뜻. 당시 그녀는 인근 도시 흐로닝언의 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녀의 집은 파티하기에 적합할 만큼 크고 좋은 집이라고 정평이 나 있었다. 곧 학교 아이들이 벌떼 같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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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현실판 프로젝트 X>의 한 장면. |
| ⓒ 넷플릭스 |
이 위기를, 반드시 오고야 말 이 위기를 타개할 방법이 있었을까. 있다면 어떤 방법이었을까. 파티 자체는 반드시 있어야 했다. 누군가가 약속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이 오도록 되어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꼭 하런의 메르터 집이어야 하는 이유는 더 이상 없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그들은 '파티'가 중요했으니 말이다.
누구의 책임인가, 소녀의 생일 파티가 남긴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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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현실판 프로젝트 X>의 한 장면. |
| ⓒ 넷플릭스 |
파티는 저녁 늦게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점심부터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한다. 언론인, 의회 관계자, 경찰도 몰려든다. 대기 경찰이 수백 명이었으니 제대로 통제되고 있는 것 같았지만 하런으로 들어오려는 행렬은 끝이 없었다. 수적으로 열세였고 곧 통제 불능의 광란 파티가 시작될 터였다. 과연 메르터의 집은, 하런은 괜찮았을까? 별 탈이 없을 순 없겠으나 큰 탈은 없었을까? 상상보다 더한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만 알려드린다.
끝이 좋지 않았던 16살 여자아이의 생일 파티는 큰 후폭풍에 시달린다. 사태의 진상을 명명백백 규명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몰려든 10대들에게 모든 잘못을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10대라면 으레 자유롭고 싶고 개성을 드러내고 싶고 사람들 많은 데 가고 싶고 파티에 참가하고 싶어 하지 않는가. 적어도 이 소요 사태의 책임은 많은 이가 나눠 갖는 게 맞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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