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폰 금지, 한국 브라보”

김민상 2025. 9. 2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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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을 만난 렘키 교수. 그는 한 한국인 지인 가족과 수십 년째 교류 중이라고 했다. [사진 애나 렘키]

“한국은 시대를 앞서고 있다. 멋지다!”

애나 렘키(58)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초·중·고 수업 중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한국의 ‘휴대전화 금지법’을 이렇게 평가했다. “한창 뇌가 형성·성장하는 청소년에겐 스마트폰 제한이 일종의 ‘안전장치’가 된다”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수업뿐 아니라 쉬는 시간을 포함한 학교생활 전반에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렘키 교수는 스탠퍼드대 중독의학 진단클리닉에서 진통제·술·소셜미디어서비스(SNS) 등 다양한 중독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진료해왔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중독 현상을 뇌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그의 저서 『도파민네이션』(2021년 출간·사진)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렘키 교수에게 청소년기 스마트폰 중독 해결 방법을 이메일로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한국 학교에선 내년 3월부터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이 금지된다.
A : “15년 넘게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한국은 시대를 앞서고 있다. 멋지다(Bravo)! 미국 50개 주 가운데 26개 주의 초중등 공립학교에서 비슷한 조치를 하곤 있지만, 전국적인 대응은 부족한 편이다.”

Q : 등교 때부터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A :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등교부터 하교까지 완전히 금지하는 거다. 그래야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스마트폰 대신 얼굴을 보고 소통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전면 금지한 미국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다시 들리고 있다.”

Q : 디지털 기기 이용 중단이 청소년에게 왜 중요한가.
A : “청소년기는 뇌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시기다. 어른이 된 후에도 작동하는 신경학적 틀을 형성한다. 어린 시절 약물·술에 노출된 아이는 성인 때 중독 가능성이 더 높다. 때문에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Q : 책에서 4주간 ‘도파민 단식’을 강조했다. 좀 더 현실적인 대응책이 있다면.
A : “가정에서 식사 시간에 스마트폰을 금지하거나 알림 기능을 끄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비행기 모드’와 유사하게 가족이 모두 일정 시간 동안 알림을 받을 수 없게 하는 기능을 넣었으면 좋겠다.”

Q : 한국에선 스마트폰을 플라스틱 통에 넣고 잠그는 장치도 유행한다.
A : “스마트폰에 제한 없이 접근하고, 이를 통해 값싼 보상을 받는 세상에서 욕망을 제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온 가족이 하루 동안 스마트기기를 쓰지 않는 ‘디지털 안식일’을 추천한다.”

Q : 한국에서 10대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A : “학계에선 SNS 중독이 자해와 자살 생각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가정으로부터 정서적 지지나 친구들과의 유대 관계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이버 공간에서 따돌림·성범죄를 당한다면 아이들은 더욱 수치심에 빠질 수 있다.”

Q : 『도파민네이션』은 한국에서 20만부 이상 팔렸다.
A : “한국인 가족과 수십년간 교류하고 있다. 남편은 1991~92년 부산에서 영어 강사를 했다. 그 무렵 나는 중국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남편과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사를 얘기하다 친해졌다. 2000~2010년 남편의 실리콘밸리 회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한인 가족과 2013년 한국에서 다시 만나 여러 곳을 돌면서 전통 음식을 맛본 적도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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