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의 김승섭, 선두 전북 상대로 '차력 쇼' 선보였다

곽성호 2025. 9. 2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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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김천, 전북 원정서 1-2 승리... 2위 자리 굳건히

[곽성호 기자]

 선제골을 터뜨린 김천상무 FW 김승섭
ⓒ 한국프로축구연맹
분대장의 클래스를 확실하게 보여준 김승섭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김천 상무는 20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0라운드서 거스 포옛 감독의 전북 현대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김천은 14승 7무 9패 승점 49점 2위에, 전북은 20승 6무 4패 승점 66점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또 김천은 승리를 통해 전북에 올해 2번의 패배를 갚는 데 성공했다.

경기는 치고받는 흐름이었다. 김천은 정교하게 놓인 압박 체계를 통해 전북 후방 빌드업을 방해하는 장면이 나왔고, 전북은 이에 휘둘리는 모습이었다. 결국 김천은 전반 38분에는 김승섭이, 전반 47분에는 박상혁이 연속 골을 터뜨리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전북도 후반 17분 김진규가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가르며 추격했으나 추가 골을 만들지 못하며 패배했다.

말년 휴가 반납을 실력으로 증명

전북은 홈에서 패배하면서 리그 조기 우승 일자는 미루게 됐다. 당초 이번 맞대결서 김천을 꺾는다면 승점 차가 23점까지 벌어질 수 있었다. 따라서 대전·포항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다가오는 31라운드 FC서울 원정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가져오는 그림이 나왔다. 그러나 2위 김천이 발목을 잡으면서 상암에서의 조기 퍼레이드는 물거품이 됐다.

이처럼 전주성에 고춧가루를 뿌린 김천은 분대장의 클새를 확실하게 선보인 김승섭의 활약이 있기에 가능했다. 1996년생인 김승섭은 2018시즌 대전에 입단하며 프로 데뷔에 성공했고, 이후 꾸준하게 활약하며 2022년에는 팀의 승격을 이뤄냈다. 2023시즌을 앞두고 대전을 떠나 제주로 이적한 그는 생애 첫 1부 무대에서 2골 1도움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다.

이듬해 군대 문제를 해결하고자 김천 상무로 넘어간 김승섭은 20경기에 나서 2골 1도움으로 비슷한 활약을 선보였다. 1부 입성 후 그저 그런 공격수로 자리하고 있었던 그였지만, 이번 시즌은 180도 달라졌다. 개막전부터 정정용 감독의 신뢰 아래 좌측면 공격수 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안양-대구-제주를 상대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를 도왔다.

이어 15라운드 울산과의 맞대결에서는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오며, 분대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부여받기도 했다. 분대장이 된 김승섭은 후반기 들어서 본인의 기량을 완벽하게 끌어올렸다. 26라운드 서울과의 맞대결에서 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한 그는 수원FC(1골 1도움)-대전(1골)에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내며 압도적인 클래스를 선보였다.
 경합을 펼치고 있는 김천상무 FW 김승섭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렇게 완벽한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상황 속 우승이 코앞으로 다가온 전북 그리고 최소 실점 1위 팀을 상대로 그야말로 한 수 위의 실력을 뽐냈다. 좌측에 배치된 김승섭은 특유의 드리블과 연계로 전북 수비진을 농락했다. 전반 25분 김태환을 제치고 슈팅을 날리며 시작을 알렸고, 이어 전반 31분에도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송범근 선방에 막혔다.

슈팅 감각을 올린 김승섭은 사고를 쳤다. 전반 38분에는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팀의 선제골을 완성했다. 날린 슈팅은 골문 사각지대 그대로 꽂혔고, 일부 전북 팬들은 박수를 보내는 장면이 나왔다. 후반에도 엔진은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연계와 침투를 선보이며 전북 수비진을 괴롭혔고, 후반 21분에는 이동경과의 호흡을 통해 헤딩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승섭은 총 86분간 경기장을 누비며 패스 성공률 93%, 공격 진영 패스 성공률 100%, 공중 경합 성공률 100%, 태클 성공 2회, 볼 획득 6회를 기록, 팀의 승리 1등 공신 역할을 자처했다. 이처럼 선제골을 기록하며 1위 전북을 격파했다는 기쁨도 컸지만, 이날은 본인의 K리그1, 2 합산 200번째 경기였기에 행복은 배가 됐다. 이런 활약은 김천 그리고 원소속팀인 제주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오는 10월 28일 군인 신분에서 민간인으로 전역을 앞두고 있다.

본래라면 말년 휴가를 받아 휴가 기간 제주에 복귀해 팀 훈련에 참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의 선택은 달랐다. 끝까지 김천에서 경기를 뛰면서 경기 감각을 키우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는 상위권 싸움을 하는 김천에도 큰 보탬이 되고, 이어 강등권에 처져있은 제주에도 실전 감각을 꾸준하게 익힌 자원이 그대로 들어오기에 전력 업그레이드가 된다.

이와 같이 말년 휴가를 반납하고 꾸준하게 성실한 모습으로 팀에 도움이 되는 김승섭은 경기 종료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우선 전북이라는 팀이 압도하고 있는데, 틀을 깰 수 있고, 팀원으로 뭉치면서 이겨서 기쁘다"라며 "훈련 종료 후 개인 슈팅을 연습·연구하고 있는데, 실전에서 그 결과가 나와서 신기하고 대견스럽다"라고 답했다.

이어 "정말 소속감을 통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기에, 전역이 한 달이 남았는데 승점 잘 쌓고 싶다. 2위를 사수하는 게 목표인데 끝까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끝맺음을 지었다.

이처럼 훌륭한 프로 의식 그리고 책임감까지 더해진 김승섭의 활약 덕분에 김천은 전북이라는 거함을 격파할 수 있었다.

한편, 김천은 오는 27일 홈에서 4위 포항과의 리그 31라운드 일전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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