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변한 말미잘에 '니모'가 사라진다…바다 공생 붕괴, 무슨일

영화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의 주인공 니모로 알려진 흰동가리(clownfish)가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 위기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극심한 고수온이 흰동가리와 말미잘의 공생 관계를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미국 보스턴대 등 국제연구팀이 12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npj Biodiversit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인근에 있는 홍해 중부에서 해양열파(Marine Heatwaves)가 발생하면서 흰동가리와 말미잘의 개체 수가 급감했다. 연구팀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산호초 3곳을 조사한 결과, 흰동가리의 94~100%가 사라졌으며 말미잘의 66~94%는 백화현상(Bleaching)을 거쳐 사멸했다.
말미잘 백화로 피난처 역할 못 해

연구팀은 2023년에 나타난 해양열파가 이 둘의 공생 관계를 붕괴시켜 개체 수 급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바다의 폭염으로 불리는 해양열파는 평년의 상위 10%에 달하는 고수온이 5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극심한 고수온의 여파로 말미잘에게 백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더는 흰동가리의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말미잘이 백화 현상을 겪으면 색이 하얗게 변하면서 흰동가리가 포식자에게 더 잘 노출되며, 촉수의 독성까지 약해진다.
실제로 관찰 과정에서 말미잘에 백화 현상이 나타나자 흰동가리들이 말미잘 밖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또한, 말미잘 안에서도 흰동가리 사이에 갈등이 발생해 작은 개체들이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은 “일부 지역에서는 해양에 가해지는 기후 스트레스 수준이 이미 공생 관계와 개체군 붕괴를 초래할 만큼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폭염 때 살아남으려 몸집 줄여”

2023년 해양열파가 발생했을 당시 흰동가리 암수 67쌍(134마리)의 몸길이를 분석해 보니 암컷은 48마리(71.6%), 수컷은 53마리(79.1%)가 적어도 한차례 이상 몸길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렇게 몸길이를 줄이는 것이 폭염 속에서 생존할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번식 파트너와 함께 몸을 줄일 때 생존 가능성은 더 커졌다고 밝혔다.
루에거 교수는 “폭염의 영향으로 몸을 줄이는 현상이 다른 어종에서도 광범위하게 일어난다면 어류 감소 현상을 설명하는 설득력 있는 가설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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