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퇴치하려 노래 대회 열었다…대박난 멕시코의 '눈눈이이' 실험

“우리는 깨어있고 당신의 마약 이야기에 지쳤다”
멕시코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음악 경연프로그램 ‘멕시코 칸타(México canta·멕시코 노래하다)’에서 등장한 노랫말이다. 참가자들은 작은 스튜디오에서 심사위원단 앞에 서 직접 만든 노래를 부른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프로그램 같지만, 여기엔 특별한 점이 있다. 이곳의 노래는 모두 마약과 싸우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 경연대회는 멕시코 정부가 기획했다. 지난 8월 17일부터 멕시코 공영방송에서 주말 저녁 황금 시간대에 방영하고 있다. 높은 관심 속에 지원자 약 1만5000명이 모였다. 이 중 48명이 준결승에 진출했고, 결선 진출자 7명이 오는 10월 5일 대결한다.
마약같이 퍼진 음악 ‘나르코코리도스’

최근 수년간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오른 나르코코리도스엔 마약과 돈, 사치, 여성에 대한 가사가 많다. 대놓고 코카인이나 특정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넣기도 한다. 총기나 살해와 같은 폭력을 암시하는 가사도 흔하다.
음악은 마약 범죄를 미화할 뿐만 아니라 범죄와 직접 엮이기도 한다. 지난 8월 미국 정부는 멕시코 래퍼 엘 마카벨리코의 공연이 마약 카르텔의 자금 세탁에 이용됐다며 제재를 가했다. 에콰도르 범죄조직 로스초네로스 카르텔의 수장 마돌프 마시아스는 나르코코리도스의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멕시코 정부는 나르코코리도스의 방송과 공연을 금지했지만, 인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검열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른다는 비판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후안 카를로스 라미레스-피미엔타 미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는 “검열은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사람들은 하지 말라는 것을 더 찾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멕시코 유명 가수이자 인플루언서인 페소 플루마는 당국으로부터 공연 금지 처분을 받고 인기가 더 높아졌다.
‘눈눈이이’ 전법 통할까…“근본 해법 아냐” 비판도

일부 참가자들은 마약과 관련된 아픔을 노래하며 멕시코 전역에 감동을 주고 있다. 마약 밀매업자였던 삼촌들이 카르텔에 살해됐다는 수지 오르투뇨(28)는 "우리 가까이서 이런 위협이 도사리는 걸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참가자 알렉스 모레노(30)는 노래를 마친 후 “이게 진정한 멕시코 음악”이라고 외쳐 환호성을 받았다.
프로그램이 이제 중간까지 왔지만 아직 의심 어린 시선도 있다. 루이스 아스토르가 멕시코국립자치대 교수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는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WP에 말했다. 그는 “현실에서 마약 폭력이 실재한다면 그것을 이야기하고 듣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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