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만 떨어뜨릴 수 있으면 누구든 OK [US Report]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은 뉴욕시장 선거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전하면서다. 극단적 진보 성향의 조란 맘다니 민주당 시장 후보의 독주가 발단이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9월 2~6일(이하 현지 시간) 뉴욕시 유권자 1284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란 맘다니 후보는 지지율 46%로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24%)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공화당 커티스 슬리워 후보는 15%, 무소속으로 재선을 노리는 에릭 애덤스 현 뉴욕시장은 9% 지지율로 뒤를 이었다.
당초 지난 7월 민주당 예비 후보 경선에서 맘다니 후보가 승리하면서 차기 뉴욕시장은 이미 결정된 것으로 여겨졌다. 뉴욕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공화당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집권 이후 2013년부터 빌 디블라지오와 에릭 애덤스가 이어가며 20여년간 민주당이 장악했다.
싱거울 것 같던 선거가 요동친 것은 1위를 달리는 맘다니 후보의 극단적인 진보 성향 때문이다. 게다가 인도계 무슬림 출신이다. 공화당이 공산주의자로 공격하는 자칭 ‘민주사회주의자’ 맘다니 후보의 파란에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마저 동요했다.
‘진보’ 맘다니, 지지율 46% 독주 속
월가, 트럼프마저 맘다니 낙선 언급
맘다니 후보는 서민층을 위해선 임대료 동결, 최저임금 대폭 인상, 무상 대중교통·보육 등을 약속했다. 반면 부유층과 대기업에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대폭 인상하는 극단의 정책을 내걸었다. 시민들도 지지와 반대, 극과 극으로 갈라졌다.
민주당에서도 대놓고 반대하진 못하지만 부담스러운 공약들 때문에 전통적인 민주당 후원 그룹 사이에선 후보 교체론까지 나올 정도다. 특히 월가 거물들은 공개적으로 후보 교체를 입에 올리고 있다.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지난 9월 9일 부동산 재벌 등 월가 억만장자들이 모여 쿠오모를 지지하는 반(反)맘다니 비밀회의를 열었을 정도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마저 맘다니 낙선 운동에 뛰어들었다. 특히 민주당 출신인 애덤스 시장을 주저앉히고 자신이 속한 공화당 후보마저 포기시켜 선거를 맘다니-쿠오모 양자 대결로 끌고 가겠다는 포석이다. 실제로 NYT 여론조사에 따르면, 2위와 큰 격차를 벌린 맘다니 후보가 쿠오모 전 지사와 1대1 대결 시에는 48% 대 44%로 박빙이다. 다만 커티스 슬리워 후보와 애덤스 시장은 완주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 후보를 향해서는 “100% 공산주의자, 미치광이”라며 “우리나라에 정말 끔찍한 일이다. 뉴욕에 정말 안 좋은 일이다”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점찍은 ‘차선’은 쿠오모 전 지사다.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지지에 부담이 적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공산주의자를 상대로 후보로 뛰고 있다. 그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세계의 수도로 불리는 뉴욕시장 선거(11월 4일)까지 두 달여 남았다. NYT는 “이번 선거는 수십 년 만에 가장 소란스러운 뉴욕시장 선거”라고 평가했다.
[뉴욕 = 임성현 특파원 lim.su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7호 (2025.09.17~09.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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