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직이었던 걸그룹 활동 중단하고 배우로... "첫 주연으로 부산 찾아 기뻐"
[이선필 기자]
4년차에 일본 열도를 뒤흔든 스타가 된 걸그룹 <해피 팡파레>는 큰 무대를 앞두고 위기에 빠진다. 팀의 핵심 멤버 중 하나가 팬과 교제한다는 사실이 온라인에서 크게 확산됐기 때문. 당사자가 빠르게 이별을 택하면서 사안은 무마되다시피 하지만, 또다른 멤버 마이(사이토 쿄코)에겐 파장을 남긴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영화 <연애재판>은 일본영화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감독 후카다 코지 감독의 신작이다. 실제 일본 사회를 들썩이게 한 재판 사례를 접한 뒤 극화한 것으로 스타 양산 시스템과 아이돌 팬덤 문화의 이면을 짚는다. 극중 마이 역의 사이토 쿄코는 실제로 히나타자카46 멤버로 활동했다. 지난해 4월 아이돌 활동에 마침표를 찍고 이제 막 배우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를 18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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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출신으로 올해 영화 <연애재판> 주연을 맡은 배우 사이토 쿄코. |
| ⓒ 부산영화제 제공 |
영화에서 마야가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마음을 저버리고 아이돌 활동을 택한 동료와 달리 사랑의 감정을 제대로 응시하면서 시스템에 맞설 결심을 하기 때문이다. 계약서상 연애금지 조항을 들며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속사는 남자친구와 헤어지면 모든 걸 무마하고 다시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지만, 끝내 마이는 법정 공방을 택한다. 이 대목에서 사이토 쿄코는 마치 현실인 것처럼 몰입했다고 전했다.
"영화에서 남자친구는 합의하겠다고 선언하잖나. 서로의 사랑을 지킨다는 목표로 달려온 사람이 갑자기 돌변하는데 연기임에도 전 아주 몰입했다. 연애금지 조항이라는 게 잘못된 것임을 확실하게 짚고 재판을 진행하는 마이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조용한 성격이지만 한번 결정하면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좋았다. 제 실제 성격과도 비슷하다.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그룹의 성장과 팬들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던 모습은 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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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연애재판>의 한 장면. |
|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사이토 쿄코는 자신의 경험을 십분 살려 대본 각색 작업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기숙사 생활이나 팬과 소통하고, 연습하는 장면 등은 모두 그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물이었다. 프로듀서의 능력이 절대적이고 완성된 결과물을 팬들에게 보이도록 하는 한국과 달리, 미숙한 모습에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공유하는 일본의 아이돌 양산 시스템은 그렇게 현실감을 가질 수 있었다.
"일본에선 미숙한 멤버들을 같이 키워간다는 의식이 있다. 팬이 얼마 없다가 사인회의 줄이 길어지고,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걸 지켜보는 보람이 있다. 아이돌 스타는 팬들을 행복하게 해야 할 임무가 있다. 실시간으로 팬분들의 감정이 어떤지 보게 되니까 더욱 노력하게 된다. 제가 활동했을 때는 그룹 멤버들이 워낙 많았기에 토론을 길게 한 기억들이 있다. 소속사 사람들을 밖으로 나가게 하고 연습실에 멤버들만 모여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등을 얘기하기도 했고, 숙소 로비에 노트를 놓고 각자의 목표를 적은 걸 보면서 토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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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연애재판> 후카타 코지 감독과 배우 사이토 쿄코가 지난 18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관객들 앞에 무대인사 시간을 가졌다. |
|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올해 들어 영화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 등 세 작품 이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후자는 SBS에서 방영된 작품의 리메이크다. 배우 남지현이 연기한 은봉희 역을 사이토 쿄코가 연기했고, 꽤 호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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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연애재판>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후카다 코지 감독과 배우 사이토 쿄코. |
| ⓒ 부산국제영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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