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된 독재…'은하영웅전설'이 경고한 민주주의의 위기 [데스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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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를 담보하는 가장 제도화된 장치가 선거다.
선거는 국민이 권력을 위임하고, 잘못된 권력을 교체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선출된 권력이 민주주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언론을 제약하고, 정책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며, 삼권분립 같은 제도를 사익에 맞게 비틀 때 그것은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리고 선출 권력을 감시하는 눈이 약해질수록, '합법적 독재'는 더 견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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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나를 선택했다'는 오만과 전횡이 합법적 독재의 출발
소설 속 멸망한 자유행성동맹…오늘 우리의 대중영합 정치와도 닮아

▲민주주의의 본령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그리고 이를 담보하는 가장 제도화된 장치가 선거다. 선거는 국민이 권력을 위임하고, 잘못된 권력을 교체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거라는 의식만 충실히 치른다고 해서 반드시 민주적 정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독재는 총칼이 아닌, 때로는 투표함을 타고 다수의 박수를 업고 탄생하기 때문이다.
▲일본 작가 다나카 요시키의 장편 소설 '은하영웅전설'은 이 모순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작품 속 자유행성동맹은 전형적인 민주주의 국가다. 의회가 있고 선거가 있으며 대통령이 존재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고, 단기적 표심에만 매달린다. 국민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무모한 전쟁을 벌이고, 합리적 판단은 '민주적 정당성'이라는 명분에 묻혀버린다. 그렇게 자유행성동맹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병들어간다.
▲오늘 우리의 정치 역시 다르지 않다. 선출된 권력이 민주주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언론을 제약하고, 정책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며, 삼권분립 같은 제도를 사익에 맞게 비틀 때 그것은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니다. '국민이 나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오만과 전횡을 합리화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는다. 그것은 국민의 선택을 방패 삼은 새로운 형태의 독재다. 실제 한국 사회는 점점 권력 비판에 둔감해지고, 정치의 책임이 진영 논리에 가려지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 단기적 인기만 노린 포퓰리즘 정책은 자유행성동맹의 대중영합 정치와 겹쳐 보인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은 어쩌면 군부 쿠데타가 아니라, 바로 그 제도를 내세우며 내부를 잠식하는 권력일 수 있다. 다수의 의지가 언제나 정의는 아니다. 그리고 선출 권력을 감시하는 눈이 약해질수록, '합법적 독재'는 더 견고해진다. 자유행성동맹의 영웅 양 웬리는 '민주주의가 언제나 옳은 결정을 내리지는 않지만, 민주주의만이 스스로를 고칠 수 있는 기회를 품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에겐 그 '기회'가 있을까. 공상과학소설 속 미래가 이미 너무 가까이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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