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광우의 혁신창업의 길] ‘원스톱 플랫폼’으로 AI반도체 스타트업 돕는다
[연중 기획 혁신창업의 길] R&D 패러독스 극복하자 〈89〉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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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팹리스 시간·비용·인력 줄여줘
맞춤형 반도체 제작 과정 지원
매출 1000억, 투자 유치 2400억
AI 유니콘 성장하면 동반 성장
」

반도체 유니콘 기업 성장의 조력자
Q : 세미파이브는 반도체 개발 과정에서 무슨 역할을 하나.
A : “맞춤형 반도체(ASIC)를 만드는 전 과정을 돕는다. 팹리스 기업(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들이 직접 모든 과정을 수행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우리 플랫폼을 이용하면 비용과 개발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고객사들은 평균적으로 68% 비용을 절감하고, 개발 기간은 48%가량 단축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Q : ASIC은 요즘 왜 주목받나.
A : “최근 기업들은 자신들의 AI 모델과 서비스에 딱 맞는 반도체를 원한다. 구글이 브로드컴과 직접 맞춤형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생각해보자. 자율주행 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만든다고 하면 원하는 카메라 기능 등 필요한 기능만 탑재되면 된다. 굳이 비싸고 기능이 많은 범용 반도체를 쓸 필요가 없다. 범용 반도체가 기성복이라면 ASIC는 맞춤복인 셈이다. 둘 다 장단점이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 몸에 딱 맞는 맞춤복을 살 것인지, 비싸더라도 당장 쓸 수 있는 기성복을 살지는 고객의 필요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Q : 얼핏 TSMC와 역할이 비슷해 보인다.
A : “TSMC는 반도체 설계 도면을 받아 전문적으로 생산 분야를 책임지는 반도체 제조 플랫폼(파운드리)이다. 세미파이브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반도체 설계 분야의 TSMC’라고 콕 집어 이야기하진 않는다. 직접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반도체 제조를 맡기는 지원 역할을 하지만, 직접 생산하는 건 아니다.”
천문학적 가치의 핵심 질문
Q : 왜 창업을 생각했나.
A : “BCG에서 반도체 리드로 일하면서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의 프로젝트를 맡았던 게 계기가 됐다. 그들은 자율주행 반도체를 개발할 때 리스크를 판단해 달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반도체 수요는 점차 다변화되는데, 세계 최고 기업도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많은 비효율과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이 문제를 푼다면 엄청난 가치(밸류)가 창출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명백한 ‘트릴리언 달러 퀘스천(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핵심 질문)’이었다. 컨설팅하듯 창업 여부를 고민해보니 창업을 안 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Q : 시드(초기) 투자를 90억원 넘게 받았다.
A :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기업에서 똑같은 반도체만 만드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낀 엔지니어들이 회사 설립 때 합류했다. 투자자들도 공감했다. 시드 투자를 받기 위해 피칭(사업설명)할 때 ‘TSMC가 반도체 산업을 바꾼 것처럼 우리도 반도체 설계 분야를 혁신해 밸류 체인을 뒤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때 투자해준 벤처캐피털 대표가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가 아닌 산업 구조를 바꾸려고 도전하는 이런 회사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 걸 아직도 기억하며 일한다.”
Q : 첫 고객은 어디였나.
A : “퓨리오사AI였다. 천생연분이었다. 과거 실리콘(반도체) 스타트업들은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테스트 칩을 만들어도 그 칩의 성능을 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었다. 스타트업들이 선뜻 도전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퓨리오사AI와의 협업 성과가 알려지면서 리벨리온 등 다른 AI 반도체 기업들과도 인연을 맺게 됐다. 우리가 없었더라도 AI 반도체 스타트업은 나왔겠지만, 그 성과는 지금과 달랐을 거다. 불과 5년 만에 양산에 성공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한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
레고처럼 조립하는 반도체
Q : 반도체 산업은 어떻게 달라질까.
A : “AI 시대에는 범용 반도체만으로 빠르게 변하는 시장 요구를 따라가기 어렵다. 10차로의 넓은 고속도로를 까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은 자기가 가고 싶은 목적지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이 있는 국도도 원한다. 실제로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반도체 필요성이 커지면서 고객층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본다. 최근에도 데이터 센터, 고성능 컴퓨팅(HPC), 지능형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ASIC을 원하고 있다.”
Q : 이 분야 유망 기술은.
A : “‘칩렛’과 ‘3D 집적회로(IC) 메모리’ 기술이 차세대 ASIC 시장의 핵심 기술이 될 거다. 칩렛은 하나의 반도체에 모든 기능을 통합하지 않고 기능 별로 쪼개진 칩들을 만들어 레고 블록처럼 필요한 기능만 연결하는 방식이다. 비용과 설계 유연성, 성능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삼성 파운드리 첨단 공정을 기반으로 고성능 칩렛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D IC 메모리 기술은 여러 개 반도체 칩을 수평으로 배열하지 않고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기술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대표적이다. 올해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이 기술 기반의 AI 칩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Q : 앞으로는.
A :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내년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관련 매출도 본격화된다. 개발에서 양산까지 이뤄지는 사이클이 완성되면 흑자 전환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과 성공을 기반으로 올해부터 글로벌 고객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중국·인도 AI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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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승 삼성전자 고문

세미파이브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함께 반도체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다. 독창적인 ASIC 설계 플랫폼과 포괄적인 AI 반도체 설계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미 미국·중국·일본·인도 등 글로벌 고객사와 AI 반도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앞으로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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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

세미파이브는 AI 시대를 선도할 맞춤형 반도체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의 질서를 새롭게 쓰고 있다. ASIC 플랫폼 기술과 칩렛 기술 등 다양한 지식재산권(IP)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핵심적인 설계 파트너로서 대한민국이 시스템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
◆‘혁신창업의 길’에서 소개하는 스타트업은 ‘혁신창업 대한민국(SNK) 포럼’의 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정합니다. SNK포럼은 중앙일보ㆍ서울대ㆍKAIST를 중심으로, 혁신 딥테크(deep-tech) 창업 생태계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입니다. 대한민국이 ‘R&D 패러독스’를 극복하고, 퍼스트 무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에 기반한 기술사업화(창업 또는 기술 이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강광우 IT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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