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로봇' 체험에 눈 반짝인 초등생... 희망을 보았다
[오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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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 기반 AI 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정책 토론회 기념 촬영 국회에서 열린 로봇 기반 AI 교육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 학계 전문가, 교육 현장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미래 세대 교육의 중요성을 함께 인식하고, 혁신적인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협력의 순간이다. |
| ⓒ 오성훈 |
이날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모든 국민이 인공지능 소양과 역량을 기르고, 안전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교육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인공지능교육진흥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사전 행사로 에듀테크 기업 유비온이 자율주행 로봇 '딥코봇'을 선보였다. "학생이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훈련하며 AI 원리를 체험적으로 깨닫게 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하는 연구원 옆에서 딥코봇을 직접 체험했던 한 초등학생(4학년)의 눈빛이 빛났다.
기존 이론 중심의 AI 교육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접근이었다. 로봇을 움직이며 눈을 반짝이던 그 아이의 모습은, 과연 '모든 아이가 빛나는 교실'이라는 소박한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답을 찾으려는 나를 불러 세웠다.
8년 시행착오 거친 코딩교육, 로봇으로 새 전기 마련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며, 아이들은 뛴다. 놀이는 아이들의 본능이자, 배움의 가장 자연스러운 길이다. 요한 하위징아가 <호모 루덴스>에서 "문화는 놀이에서 비롯됐다"고 한 말처럼, 놀이는 인간다움의 근원이다. 그리고 이제, 아이들의 뛰고 노는 그 본능을 로봇과 AI가 새로운 방식으로 일깨워주고 있다.
8년 전 코딩 교육이 의무화되었을 때, 학교는 혼란에 빠졌다. 교사들은 낯선 기술에 당황했고, 학부모들은 불안해했다. 그 사이 사교육 시장은 급속히 성장했다. 지디넷코리아(2023년 6월)의 추정에 따르면, 코딩과 AI 교육이 포함된 미래교육 시장은 이미 1조 5천억 원 규모에 달한다. 또 다른 사교육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추상적인 코딩을 눈앞에서 움직이는 로봇으로 구현하자 아이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블록을 조립하고, 코딩으로 로봇을 움직이며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오류가 생기면 고치고, 다시 시도하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서울시교육청의 2025년 연구는 이를 뒷받침한다. 로봇 활용 교육을 받은 학생의 72.1%가 "인공지능 기본 이해가 향상됐다"고 응답했고, 교사들의 77.7%는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기존 이론 중심 교육과는 확연한 차이다.
서울사대부중 오상희 교사는 "로봇을 직접 제어하는 교육이 학생들의 사고력과 몰입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교육부 남윤철 수업혁신융합교육과 서기관 역시 "AI가 편리해질수록 오히려 귀찮고 복잡한 로봇 기반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답을 찾는 교육이 아니라 답을 만들어가는 교육,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협업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이었다.
'기술적 실업'을 넘어 삶의 주체로 키우는 교육이 답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노동력을 불필요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늘날 유발 하라리는 '잉여인간'을 이야기한다. 이 우려를 현실로 만들지 않기 위해 교육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익산 가온초 장재혁 교사의 "아이들이 AI를 두려움의 대상이나 단순한 심부름꾼으로 인식하면 안 된다"는 지적은 그래서 더 묵직하게 다가왔다. AI의 원리를 이해하고 직접 제어하며 삶의 주체로 성장하는 'AI 로봇 슈퍼바이저' 교육이 필요하다는 그의 주장은, 기술의 시대에 인간이 어디에 서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나침반 같았다.
하지만 현실적 과제는 산적해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교사들의 61.9%가 AI 기반 맞춤형 교육 서비스 활용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은 여전하며, 지역 간 격차 또한 심각하다.
한겨레 기사(2022.08.24.)는 코딩 학원비가 한 달 4회 수업에 40만 원 수준이라고 보도하며, 학부모들이 "아이가 뒤처질까 불안하다"고 느끼는 심리를 보여준다. 뉴스더에이아이(2025.04.22.) 칼럼은 가계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가 3배에 이른다고 지적한다. 사교육업계에 따르면 AI 관련 사교육비는 월평균 30만~80만 원 수준. 이는 코딩교육 초기와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현실이다. 이미 AI 교육도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강경숙 의원은 개회사에서 "AI 교육의 급속한 도입보다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교육환경 조성, 그리고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교육의 대응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정책적 대안: 미래를 위한 구체적 실행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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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 기반 AI 교육, 열띤 논의의 현장 미래 교육을 위한 '로봇 기반 AI 교육 정책 토론회'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열정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경청하는 참석자들로 좌석이 가득 찬 모습에서 주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 |
| ⓒ 오성훈 |
그러나 지역별 교육 인프라 격차, 인력 양성의 시간 요구, 그리고 민간 업체와의 협업 문제 등 현실적 제약이 있어, 현장과 정책 사이의 간극 해소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광주광역시 최승복 부교육감은 AI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이 지닌 '악마화'와 '만능화'라는 양면성을 언급하며, 이 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로봇 기반 AI 교육 등을 통해 실제로 기술을 접하고 체험하며 스스로 효능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기술과 친화력,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관련 교육 분야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이병욱 교수는 AI 교육 강화를 위해 새로운 특목고를 만들기보다는 마이스터고와 같은 기존 직업교육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통령이 요청한 AI 인재 양성을 이루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독일이 빅테크 분야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들며 "한국은 AI, 로봇, 빅데이터 등 미래 산업을 교육적으로 잘 융합하여 국가 발전의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기대와 우려의 미래 교실
2025학년도부터는 영어, 수학, 정보 등의 일부 과목에 비록 교과서 지위를 잃긴 했지만 AI 디지털교과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이 디지털교과서는 단순한 전자 교과서가 아니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진도와 이해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학습 패턴에 맞춘 맞춤형 피드백 기능을 탑재해 '지능형 튜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특정 개념에서 어려움을 겪으면, AI가 이를 감지해 보충 학습 자료를 자동으로 추천한다. 교사는 이를 바탕으로 더욱 효과적인 개별 지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혁신과 함께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현장 교사의 AI 교육 역량 격차도 심각한 문제다. 2023년 조사에서 교사의 60% 이상이 AI 기반 교육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분한 연수와 지원이 필수적이다. 또한 일부 과목에서는 도입 일정이 늦춰지는 등의 현실적 과제도 남아 있다.
윤리와 공정성, 모두를 위한 따뜻한 AI 교육으로
AI·로봇 교육의 긍정적 효과는 일부 학교와 학생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나, 디지털 인프라와 교사 역량, 지역별 지원 격차 등 복합적 과제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 더불어 데이터 편향 문제로 인해 AI가 특정 학생 그룹에게 불리한 학습 평가를 내릴 위험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학생 개인의 학습 정보가 축적되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안전 관리 문제, AI 알고리즘의 투명성 확보가 중요한 윤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정책 입안자, 현장 교사, 학부모 그리고 기술 개발자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절실하다.
기술은 차갑다. 밀어내기도 하고, 품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따뜻한 손길이 함께하면 AI는 아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나는 이미 토론회 체험 부스에서 딥코봇을 조종하며 눈을 반짝이던 학생의 눈빛을 보았다. 강남 로봇 AI 경진대회에서 그림 그리는 로봇을 보며 눈을 반짝이던 아이들을 보았다. 오류를 고치며 "이번엔 될 것 같다"고 속삭이던 아이, 로봇 춤을 따라 하며 "나도 만들고 싶다"고 외치던 아이—그들의 눈빛은 달랐지만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AI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소수의 특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강남과 농어촌, 사교육을 받는 아이와 받지 못하는 아이 사이의 격차. 이 간극이 벌어지는 것을 우리는 그저 지켜볼 수만은 없다.
기술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그 반짝임을 모든 교실로 퍼뜨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기술 격차를 넘어 '앎의 격차'를 해소하고,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길이 될 것이다. 설시내 장학사의 발표자료 마지막에 담긴 "AI로 더하는 가능성, 모두가 빛나는 교실"이 단순한 슬로건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지금부터 따뜻한 손을 맞잡아야 한다.
33년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해온 한 교사로서, 이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아이들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우리 어른들이 그 가능성을 어떻게 키워줄 것인가, 그것이 이 시대가 우리에게 던진 가장 소중한 숙제다. 그리고 이를 위한 공교육의 역할과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교육 혁명의 첫걸음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채택 후 개인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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