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전망 쏟아지는 삼성전기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5. 9. 1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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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CC 매직’…외국인·개미 홀렸다

삼성전기를 두고 증권가에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해당 종목을 커버 중인 대부분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높이는 분위기다. 한 달 만에 목표주가를 재차 올린 증권사도 있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은 지난 7~8월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상향했는데, 9월 들어 각각 21만원·20만원으로 한 차례 더 높였다. 주가 흐름도 상승세다.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외국인 수급까지 몰리며 18만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기 주가가 18만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22년 1월 24일(18만2500원)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장밋빛 전망 근거는 업황 회복이다. 빅테크 등 전방 고객사의 인공지능(AI) 서버 투자가 계속 늘면서 공급 부족 상황이 연출되는 모양새다. 증권가는 2026년을 기점으로 MLCC는 부품사인 삼성전기 등 공급자 우위 시장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테슬라·애플 등과 빅딜을 체결하면서 삼성전기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서버, 전장(차량용 전기·전자 장비) 등 소위 ‘더블에이(AA)’ 시장을 겨냥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AI 서버용 MLCC 수요 급증

공급 부족 → 가격 인상 이어지나

증권가가 삼성전기를 주목하는 이유는 대표 사업인 MLCC 업황과 관련 있다. MLCC는 전자기기 혹은 서버 내에서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를 수 있게 돕는다. MLCC가 없다면 부품 간 신호 간섭으로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전자기기 내 신호등 역할이다.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배경이다. 당초 MLCC는 스마트폰 등 IT용과 전장용 정도로 구분됐다. 그런데 최근 한 가지가 추가됐다. AI 서버용 MLCC다. 빅테크가 앞다퉈 투자를 늘리고 있는 데이터센터에는 각종 전원 공급 장치나 AI 가속기가 탑재된다. 이들 제품에 꼭 필요한 게 MLCC다. 이 때문에 AI 서버에 필요한 MLCC 수는 일번 서버와 비교해 10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테크는 올해도 설비투자(CAPEX) 확대를 외치고 있다. 가이던스도 상향했다. 메타는 올해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연간 설비투자 가이던스 하단을 기존 640억달러에서 660억달러로 높였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알파벳은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연간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750억달러에서 850억달러로 조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다. 7~9월 설비투자 가이던스로 300억달러를 제시했다. 시장 컨센서스(237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최근 빅테크 CAPEX 대부분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확대를 위한 용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AI 서버용 MLCC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민경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AI 서버는 전력 소모량이 일반 서버 대비 10배 이상 높다”며 “전력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더 많은 고용량·고전압 AI 서버용 MLCC 탑재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급증하는 수요와 달리 공급 확대 움직임은 없다. 삼성전기 입장에서는 호재다. 현재 AI 서버용 MLCC는 사실상 일본 무라타와 삼성전기가 양분 중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대 점유율을 자랑한다. 증권가는 당분간 양강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AI 서버용 MLCC는 일반 MLCC와 달리 워낙 고용량·고전압 형태인 만큼 진입 장벽도 높아서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용량 MLCC는 적층 수가 높아 생산능력 손실(Capa Loss)이 상당하다”며 “기존 제품과 비교했을 때 생산 난이도가 높아 과점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능력 손실은 설계한 대로 용량이 안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현재까지는 무라타나 삼성전기를 빼면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수요는 늘고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 증권가는 2026년을 기점으로 AI 서버용 MLCC 시장이 ‘공급자 우위’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 내다본다. 김민경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 등 주요 MLCC 업체의 하반기 가동률은 90% 수준”이라며 “MLCC 수급은 2026년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로라면 공급자 우위 시장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는 납품 가격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다. 양승수 애널리스트는 “공급 부족의 결말은 결국 가격 인상”이라고 말했다. 이창민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르면 올해 말 가격 인상을 내다봤다. 이창민 애널리스트는 “연말 혹은 연초 MLCC 가격 인상도 기대해볼 만하다”며 “현실화될 경우 향후 삼성전기 실적 개선폭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AI 타고 패키지 기판도 ‘훨훨’

삼성전자 빅딜로 수혜 가능성도

또 다른 주력 사업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전망도 긍정적이다. FC-BGA는 반도체칩과 기판을 돌기처럼 동그란 형태 범프로 연결한 인쇄회로기판(PCB)의 한 종류다. 차세대 기판으로 정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초정밀 반도체 칩’을 안정적으로 꽂을 수 있다. 용도에 따라 대형 기판으로 만들 수도 있다. 지금까지 FC-BGA는 이비덴 등 일본 업체가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삼성전기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부터 아마존웹서비스(AWS)에 AI 가속기용 FC-BGA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AWS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개발 중인 자체 AI 칩 ‘트레이니움’ 등에 삼성전기 FC-BGA를 채택했다.

증권가는 주문형반도체(ASIC) 시장 확대로 삼성전기 FC-BGA가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한다. 기존 FC-BGA 업체는 엔비디아 컴퓨터그래픽카드(GPU)에 대응하고 있어 ASIC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양승수 애널리스트는 “2026년부터 본격화될 ASIC 시장 개화는 삼성전기 FC-BGA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 선두 업체는 엔비디아향 GPU 패키지 기판 수요 대응에 집중하고 있어, ASIC향 대응 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기는 브로드컴과 협력해 자체 칩을 개발 중인 애플과 구글, 메타에도 FC-BGA를 공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FC-BGA에서 AI 가속기향 공급이 늘며 전사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얘기한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해 기판 매출의 40% 중반이던 FC-BGA 매출 비중은 올해 5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BGA와 FC-BGA의 이익률이 각각 한 자릿수 초반, 한 자릿수 후반임을 고려할 때, FC-BGA 비중 확대는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요소”라고 분석했다.

삼성전기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향 FC-BGA 공급도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테슬라가 AI6 칩 관련 23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김소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는 T사(테슬라)용 FC-BGA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왔다”며 “삼성전자와 테슬라 AI6 칩 공급 계약 관련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기는 테슬라 AI4용 FC-BGA를 독점 공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고의영 iM증권 애널리스트는 “AI6 크기를 AI4 대비 50% 커진 400㎟로 가정하면 칩 출하량은 2배로 늘어난다. 삼성전기가 메인 벤더 지위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삼성전기의 테슬라향 부품 매출도 2배 이상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FC-BGA뿐 아니라 카메라모듈과 MLCC도 납품 중인 만큼 메인 벤더 지위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025년 테슬라향 부품 매출(FC-BGA·MLCC·카메라모듈 등)은 6080억원으로 추정하고 이는 2034년 2조원대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7호 (2025.09.17~09.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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